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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금오도 비렁길 비박


산행일 : 2017년 2월 11일~12일

산행지 : 금오도 비렁길

산행코스 : 함구미-1코스-2코스-3코스-매봉전망대(비박)-4코스-심포마을

산행이야기:여수 금오도로 떠나는 봄마중길~~



신기항에서 7시 45분에 출발한 배는 30분이 채 안되어 여천항에 도착하고,막바로 함구미행 버스에 올라탄다.

함구미마을에 도착하니,바닷바람이 제법 매서워 몸이 휘청거린다.

그나마 오늘은 기상상태가 많이 좋아진 편이라 그랬다.

이틀간 배가 운항을 못할만큼 강풍이 불었고,오늘아침에야 운항을 시작했다고..


1코스로 들어서기 전,일단 화장실에서 들렀는데..

들어갈땐 멀쩡하던 문이 암만 용을써도 열리지 않는다.이런 낭패가 있나~~

`언니~ 문 좀 열어줘~~나 갇혔어`

한참을 실랑이해도 문은 열리지 않고,결국 몽몽님을 불러서야 겨우 화장실에서 탈출~~ㅎ



쨍한 하늘에 새파란 바다..그리고 멋드러진 해송들이 걷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비렁길..

바람은 불어대도 봄을 목전에 둔 바람결이라 때론 따스함이 실려오기도 한다. 


미역널방에 도착해 망원경으로 나로도항을 바라본다.



뒤돌아보니 해안절벽위에 위치한 미역널방이 그럴싸하다...


수달피령 전망대..

팽나무 한그루가 여전히 멋진 자태로 반긴다. 

딱 두해전,지금 이 시기에 걸었던 길이라 풍경이며 길이 눈에 익숙해 마치 어제 걸은듯 기억이 선명하다.


바다를 조망하며 걷다가,대나무 숲길을 걷다가...

바닷바람과 숲바람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길은 지루할 틈없이 무척 흥미롭다.



햇살은 영락없는 봄볕이다.

그 봄볕에 논두렁마다 봄까치꽃 흐드러졌고,광대나물이며 제비꽃도 예쁘게 피어있다.

특히나,방풍나물 심어져 있는 새파란 밭은 바라만봐도 싱그럽다.  



신선대에 이르니.바다는 더 진한 빛을 띄고 하늘빛 또한 더 예뻐졌다.

하지만,바람은 잦아들지 않는다.

절벽위에 서니,몸이 휘청거리고 모자가 날아갈만큼 바람이 거세다.



두포마을이 빤히 보이기 시작하면서 1코스의 종점에 다다랐음을 알린다.



2코스는 두포마을에서 직포마을에 이르는 3.5km의 길이다.

개도막걸리맛을 보고싶어 동네 슈퍼를 뒤져보지만,죄다 문이 닫혔다. 





시멘트길이 끝나는 지점 한켠에 바람을 피해 자리를 잡고...떡볶이 한사발씩..

처음엔 이 많은걸 누가 다 먹어? 했지만,금새 바닥을 드러내고,

그것도 모자라 떡볶이 국물에 잡채를 한봉지 넣고 후룩후룩..



돌담길 따라 걷는 길이 참 정겹다.

바다를 이웃하고 있는 집들은 바닷바람에 기왓장이 날아가는걸 막기 위해 줄을 엮어 돌을 매달아 놓았고,

담벼락에 걸어놓은 농기구들을 보니,예전 외갓집 생각이 난다.


봄까치꽃


산자고


날이 추워 산자고가 피어있으려나~반신반의 했는데..극적으로 한송이 찾아낸 몽몽님~~


촛대바위 전망대


2코스의 끝지점인 직포마을이 발아래로 보이기 시작한다.


멋드러진 소나무 즐비한 직포마을..

다른곳과 마찬가지로 사람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참 조용한 마을이다.



슈퍼에 들러 금오도 막걸이 두병을 사고는 하룻밤 사용할 식수물을 채워 넣는다.

혹시나 싶어 방풍나물을 살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역시나 지금은 때가 아니란다.  


 전체 코스중 가장 아름답다는 3코스답게 연이어 환상적인 동백터널이 이어진다.

흐드러진 동백꽃길은 아니어도 새파란 동백숲이 너무 매력적이다.  


바닷내음 가까이 느끼고 싶어 잠시 등로를 벗어나 갯바위에 올라도 보고..



갈바람통 전망대




동백꽃 뚝뚝 떨어져 뒹구는 길을 즈려밟으며 걷고 싶지만..

그 때쯤이면 수많은 사람들로 그득할터..

어쩌다 피어있는 귀한 동백꽃이라 더욱 애정있게 눈길준다.


쪽빛 바다와 기암절벽,그리고 해송이 어우러진 멋진 조망터에 앉아 마냥 쉬어간다.

이대로 갯바위에 드러누워 한숨 자고만 싶게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쬔다.



어찌 때를 알고 또 이렇게 꽃이 피어나는지...

검불속에서 새하얗게 피어난 개별꽃이 순백의 신부같다.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 매봉전망대 도착..

하지만,전에 없던 24시간 무인감시시스템이 떡~하니 매달려 있고..

움직일때마다 센서가 번쩍번쩍 작동하니,이곳에 텐트를 쳤다가는 망신당할게 뻔하다.

이런 낭패가 있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전망대 옆 숲속에 아늑하게 집 세채 지을 공간이 있다.

폼은 안나도 바람도 피할겸 오히려 잘됐다 싶다..



순전히 농담이었다.

뭐든 곧이곧대로 듣는 순진하신 언니를 놀려먹는 재미에 볼때마다 `갈비찜,잡채`타령을 했었다.

엊그제 밤엔 솔맨님까지 합세해`갈비찜~~`노래를 부르며,백수된 기념으로 꼭 갈비찜을 먹어야겠다 그랬더니만...

세상에나..당면까지 넣은 매운갈비찜을 산위에서 먹을 줄이야~~ 

솜씨좋게 만들어오신 매콤한 갈비찜에 금오도 막걸리 한잔하며,우리셋 이구동성으로 또다시 언니한테 농담을 던진다.

`다음번엔 중식으로 갑시다.팔보채랑 양장피 해오세요~~` ㅎ



하하호호 웃다보니,서산너머로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바다위 절벽위에 지어진 매봉전방대는 저녁햇살이 내려앉았고..하늘엔 붉은 구름이 둥둥 떠다닌다. 




정월대보름의 달은 휘영청 밝고..

밤공기에선 바닷내음이 나고..

좋은 사람들과의 시간은 밤늦게까지 이어진다.


 군인아저씨 그려진 핫팩 두개의 효과는 대단했다.

어젯밤 침낭안에 두었더니,아침까지도 침낭안이 훈훈하다.

주섬주섬 차려입고 전망대로 나갔더니,서쪽하늘엔 대보름달이 아직도 땡그랗게 떠있다.


바다위에서 솟을줄 알았던 햇님은 어이없게도 일출시각을 한참 넘겨서야 산꼭대기서 솟는다.




여유작작 아침먹고 짐꾸리고 나니 이미 10시를 넘어서고..

오늘 5코스까지 가긴 글렀다.

하지만 다들 미련이 없다는거...





출렁다리 전망대


다리 중간에 천길 낭떠러지가 보이는 강화유리가 있어 스릴감을 더해준다.

 

통발의 추억이 깃든 갯바위..




역시나 명품코스다.

해안절벽길 따라 걸으며 바다를 맘껏 품는다. 

화창한 날이라 바다색이 예술이고,동백 또한 꽤 여러송이가 무리지어 피어있다. 





학동마을에서 3코스는 끝이 나고,4코스로 진입한다.



 


사다리통전망대

대부분의 전망대에 감시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는데,이곳은 없다.



살짝 경사진 오르막에서는 땀이 제법 흐르면서 산행하는 맛이 난다.




온금동 전망대



마지막 5코스 한구간을 남겨두고,심포마을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벤치에 쪼르르 앉아 장지마을에서 나오는 버스를 기다린다.

2시 30분에 출발한 배는 20여분만에 다시 신기항에 닿고,

돌산의 어느 횟집에 들어가 회한사라 앞에두고 잎새주 한잔씩 마시며 1박2일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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