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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인제 기룡산 비박


산행일 : 2017년 4월 29일~30일

산행지 : 인제 기룡산

산행코스 : 인제군청-전망대-활공장(비박)-인제군청

산행이야기:이번주 비박지는 서석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압축이 됐다.곧 어버이날이 다가오니 아부지도 뵐겸 겸사겸사 비박지로 잡은곳이 인제 기룡산 활공장이다.산행거리가 좀 짧다는게 흠이지만,비박터로 이름난곳이 아니라서 조용하게 보낼 수 있다는 말에 오케이사인을 한다.


들머리는 인제군청 되시겠다.

동네뒷산처럼 빤질빤질하게 잘 닦여져 있는 길을 부담없이 오른다.



소나무와 잣나무 사이로 오후빛이 들어오고..

흙길이다보니 발도 폭신하고,그저 산책하듯 소나무향 맡으며 걷는다.  




어쩜 이렇게도 산이 조용한지..오가는 산객하나 없다.

길은 또 왜 이렇게 착한지..거친구석이라고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구슬붕이


몽몽님이 `봉이구슬`찾았다 그래서 한참을 웃는다.




땀이 송글송글 맺힐즈음,전망대에 올라선다.

딱 좋은 비박터이긴 한데..그래도 오늘의 목적지는 활공장이니..


인제시내와 소양강 물줄기..



철쭉 화사하게 피어있는 산길을 어느만큼 오르다보니,시야는 한순간에 탁 트이며 산그리메는 나랑 눈높이가 같아진다.

바로 우리가 점찍은 비박지가 코앞이다.

 

넓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광활한 잔디밭이다.

이렇게나 넓은 집터를 우리가 차지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려보지만 잦아들기는 커녕 더 고약하게 불어댄다.


해지기전에 잠자리는 만들어놔야겠지...

바람이 너무 강해 플라이가 부풀어올라 풍선이 되고..

풍선타고 훨훨 날아다닐 수도 있을 정도다.



지난번 장만한 힐맨텐트는 이너는 빼고 플라이만 가져와 쉘터로 쓰기로 했는데

바람에 폭삭 무너져버려 몽몽님이 단단히 손을 본다. 

타프를 가져올까도 했었는데,플라이로 대체하길 정말 잘했다.

둘이 들어가 앉아 있으니,너무나도 아늑하다.


나물꾼 두분이 지나가며 그런다.

왜 하필 바람많은 위치에 자릴 잡았냐고..

모름지기 집터는 전망 잘 나오는곳에 잡아야 한다는걸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ㅎㅎ



잠자리를 마련해놓고 주변을 둘러보니,곳곳으로 철쭉이 꽤 많이 피어있다.

저너머 양구 봉화산 너머로 해는 기울고 있지만,나뭇가지에 가려 도저히 조망할 수 없어 아쉽다.


산등성으로 일몰빛이 쏟아지면서 연둣빛 산은 더욱 그윽해진다.



밤이 되자 바람은 더 극성을 부린다.

단단히 지은 쉘터안에서 바람소리와 음악소리 들으며 둘이 술잔을 기울인다.

이렇게 집밖으로 나와야 자연스레 깊은대화가 오간다.

이렇게 산으로 올라와야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그려진 별하늘을 볼 수도 있고..


재잘거리는 새소리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홀딱벗고새는 연신 홀딱 벗으라고 노래를 한다.

몽몽님이 자는 동안 정상을 다녀올까 했지만,지척에서 들려오는 멧돼지 울음소리에 관둔다.

활공장 주변을 서성이다 해뜨는 풍경을 바라본다.




몽몽님은 일어나자마자 텐트를 이리저리 살핀다.

지난번 선자령바람에 폴대가 휘어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멀쩡하게 잘 버텨주었다.


하룻밤 편안하게 잘 잤으니,이젠 내려가야 하겠지...

아침은 서석에 가서 먹는걸로 하고...

바닥이고 뭐고 장비들이 죄다 뽀송뽀송하니,말리고 자시고 할것도 없이 그냥 착착 개어 쑤셔넣기만 하면 끝~!



오를때와 마찬가지로 내려가는 길도 산책하듯 편안하게...

아침이라 숲내음은 어제보다 더 짙다.



산을 내려와 서석으로 달린다.

불시에 들이닥친 시누이 부부를 위해 아침상을 차리는 올케언니..

어제 그제 비닐 피복 작업하느라 꽤 고되었다 그런다.

농사일 하랴 아부지 모시랴 아이셋 돌보랴 힘든 올케언니를 보면 언제나 마음이 안쓰럽다.


서석에서 넉넉하게 가져온 두릅으로 장아찌를 담갔다.

다음에 비박갈때 가져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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