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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도봉산


산행일 : 2018년 3월 1일

산행지 : 도봉산

산행코스 : 보문능선-도봉주능선-칼바위-신선대-포대능선 우회-다락능선

이야기:모처럼 카메라 들고 도봉산으로~~


한동안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보문능선을 즐겼다.

오봉까지 갔다가 다시 보문능선으로 되돌아 오곤 했는데,어느날은 송추남능선까지 걷고 싶어 여성봉까지 가기도 했었다.

도심에 비가 내렸으니,산위엔 눈이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가는 겨울 아쉬우니 눈이라도 실컷 밟아 봐야지...


먼지 풀풀 날리던 보문능선은 모처럼 땅이 촉촉해 찬찬히 걷기에 딱 좋은데,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새하얀 도봉의 봉우리들이 자꾸만 걸음을 재촉한다.

눈이 제법 내렸다.생각했던거보다 훨씬 많이 쌓였다.


도봉주능선에 이르니,발자국은 끊기고..

군데군데 눈무게를 이기지 못한 소나무들이 등로를 가로막고 있다.

조금씩 하늘이 열리며 햇살이 번지기 시작하자 숲은 새하얀 눈꽃들로 반짝반짝 빛난다.


새파랗게 열린 하늘은 눈꽃을 더 돋보이게 만들고..

혼자 즐기는 도봉산은 더없이 황홀하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파티같다.


오봉으로 몇걸음 옮기다 다시 되돌아 나와 도봉주능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눈이 무릎까지 푹푹 들어가니 엄두가 안난다.

스패츠와 아이젠을 단단히 착용하고 주능선으로 오르는데,여기 또한 눈깊이가 장난이 아니다.

살살 길을 내어가며 조심조심 한발짝씩 옮긴다.


언제봐도 멋진 도봉산..


꽃피는 춘삼월에 만나는 겨울왕국..

두려움을 느낄만큼 거의 폭탄 수준으로 쌓여있다.



새하얀 가루 뒤집어 쓴 오봉의 다섯형제들..



가끔 짐승 발자국이 나를 안내하기도 한다.



칼바위와 물개바위..



바람은 불어대지,손가락은 시리지..

눈높이를 알 수 없어 스틱으로 먼저 짚어보고나서야 발을 디디고,

행여나 눈밭으로 뒹굴까 밧줄을 있는 힘껏 부여잡아야한다.

이 와중에도 한그루 소나무의 자태에 감탄하며..



칼바위쯤 도착해서야 먼저 지나간 발자국 하나를 만난다.

마당바위에서 올라왔나보다.

계단 사이사이에 발이 빠질까 긴장하며 먼저 간 발자국만 따라 계단을 오른다.




계단은 아예 에스컬레이터로 바뀌었다.

한발짝만 내려 디뎌도 저절로 쭉쭉 미끄러진다.



마주오는 산객이 다행히 길을 잘 터놓았다.



주봉과 신선대,그리고 에덴동산..



눈이 녹다 그대로 얼어붙어 얼음꽃이 되었고,바람이 불때마다 우수수 얼음덩어리가 떨어져내린다.



제대로 즐기는 3월의 심설산행..

그것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으니 정말 행운이다.





파란하늘 아래 쏟아지는 눈꽃들이 이뻐 자꾸만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럴때마다 황홀할만치 아름다운 꽃들이 파란 도화지 위에 그려져 있고,

파란 물감은 금방이라도 내게로 쏟아져 내릴것만 같다.

날은 어쩜 이리도 화창한지..하늘은 또 왜이리도 새파란지..



유독 소나무가 많은 신선대..

눈을 잔뜩 이고 있는 모습은 언제봐도 명불허전이다.








신선대 주변을 한동안 어슬렁거린다.

찬바람이 불어도 눈가루를 맞아도 그저 좋다.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 또한 놓칠 수 없다.

신선대며 뜀바위,그리고 저멀리 우이암까지 한눈에 다 넣을 수 있다.



 오늘같은 날에도 Y계곡을 넘는 사람이 간혹 보인다.

보기만해도 가슴이 콩닥콩닥거리는구만..




포대능선을 우회하여 포대정상에 도착했다.

중간쯤 나 있는 등로를 택해 곧바로 바짝 올랐더니 힘은 조금 들어도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근데..마주오는 산객이 언지를 안줬으면 하마터면 사고현장을 지나갈뻔 했다.

전망대 부근에서 사고가 있다 그런다.

하필..이렇게 아름다운 날에 가시다니...

얼마안있어 119헬기가 굉음을 내며 머리위를 맴돈다.





망월사가 보이는 전망바위에 이르니 눈길은 흙길로 바뀌고..

그제야 스패츠와 아이젠을 벗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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