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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오대산


산행일 : 2019년 6월 8일

산행지 : 오대산

산행코스 : 상원사-비로봉-상왕봉-상원사

산행이야기:간만에 오대산으로 행차한다.가본 지 참 오래됐다.


상원사 입장료는 낼때마다 생돈주는 느낌이다.

일인당 3000원에 주차료 5000원,적잖은 금액이다.

쭉쭉 뻗은 전나무길 시원하게 달려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꽤 많은 산객이 북적거리지만,정작 산길로 들어서니 호젓하기만하다.


새벽까지 내린 비는 산길을 촉촉하게 만들어 놓아 걷기 너무 좋다.

푸르른 여름산은 더욱 더 싱그럽고,매발톱꽃은 이슬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다.



산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더우기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중 하나니,기도의 효험도 남다를터..

중대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경리를 위해 소원성취 기와 한장 올린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했거늘,굳이 인증사진 찍어 통영형님께 보내 티를 팍팍 내는 어쩔 수 없는 이 중생..쯧쯧..

성인의 말씀을 실천하는건 이렇게 어렵다.  



짧지만 화끈한 오름길..땀방울이 등골을 타고 내린다.

녹음 가득한 여름숲에선 새들의 노랫소리 가득하여 귀가 즐거운데,뒤따라 오는 산객은 홍자 노래를 귀가 따갑게 틀어놓았다.

오 제발요,아저씨~~~

산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권리를 주삼.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온갖 새들의 노랫소리,거친 숨소리 들으며 힐링하고 싶다고요~~




홍괴불나무꽃


마지막 힘을 쥐어 짜며 비로봉에 올라선다.

탁 트인 전망앞에 서니,언제나처럼 올라온 보람이 가슴 뿌듯하게 다가온다.

힘든 순간은 언제나 잠깐이다.넘기고나니 또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게 되었고,시간이 해결해주었다.

`El tiempo lo cura todo.` 


비로봉


사방이 뻥 뚫린 비로봉에 섰지만,여전히 산이름 불러주는건 젬병이다.

설악산이 어디게~~하고 묻지만,엉뚱한 곳을 가리키는 이 몹쓸 넘의 길치라니...

게다가 황병산을 향로봉이라 우기질 않나..

몽몽님이 그렇게 힌트를 주는데도 도통 산길을 읽어내는건 어렵고도 어렵다.


비로봉을 내려서자 매발톱나무 샛노랗게 피어 시선을 끈다. 



쥐오줌풀


눈개승마


우리들의 간식은 절대 간식수준이 아니다.

간단히 먹자 해놓고는 결국 넘치도록 먹고 무거운 몸으로 부축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러니 암만 땀을 흘리고 운동을 해도 뱃살이 덕지덕지 붙을 수 밖에.. 

5킬로만 덜어내도 산에서 날다람쥐처럼 날라다닐텐데..ㅎ


봄꽃이 지고 여름꽃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금은 꽃들이 소강상태다.

그래도 습관처럼 두리번거리다 금강애기나리를 만났다. 


눈개승마는 지금이 한창이다.


오대산의 묘미는 고목을 보는 재미다.

마치 고목들의 전시장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두껍게 가지를 뻗어올린 나무부터 속이 텅 빈 나무까지 참 다양도하다.

어느해 겨울,새하얀 눈옷을 단단히 입고 세찬 겨울바람에 쩍쩍 내던 그 우렁차고 위협적인 소리를 잊을 수 없다.   




얼마든지 걸을 수 있을것만 같은 착하고 순한 길이 이어진다.

하늘을 다 가릴만큼 우거진 숲으로 들어오는 한줄기 햇살은 따사롭고.

초록은 풍성하고 향기롭다.

흙길은 촉촉하고, 아름드리 나무들은 생동감이 넘쳐흐르는 숲,좋은 에너지를 맘껏 흡수한다.




두번째 헬기장 주변으로는 연분홍 철쭉 가득하고,은방울꽃 한들거린다.




상왕봉



꿩의다리아재비


두로령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꺾어 어느만큼 내려와 임도를 만난다.

상원사까지 5킬로남짓.. 

칙칙폭폭,등칡을 찾아주시와요~~


함박꽃


매발톱꽃


등칡을 찾겠다는 바람은 결국 이루어졌다.

U자 모양의 꽃이 트럼펫 같기도 하고,언니는 식충식물 같다고 하고 참 요상스럽게도 생겼다.




하튼가 언제나 입이 방정이다.

평소 이상하게도 유달리 내눈에만 잘 띄는 뱀이 오늘은 한마리도 못봤다며 떠벌리는 참이었는데,

밤색 뱀한마리가 스르륵 눈앞에서 지나간다.엄마야~~ 

 


 온몸이 오싹할 정도로 차가운 계곡물에 발 담그는걸 마지막으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오늘은 뭐먹지?

바닷바람 쐬며 회 한사라 합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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