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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춘천 삼악산


산행일 : 2019년 6월 16일

: 삼악산

산행코스 : 상원사-정상-흥국사-등선폭포

산행이야기: 새벽까지 U-20월드컵을 보고 한숨 자고 일어나니 한나절이 다 되었다. 가을하늘처럼 높고 맑은 하늘을 보니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어 춘천으로 나선다.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의암호 조망이 일품인곳,삼악산은 언제와도 정겹다.

그 때 그 시절의 추억들이 방울방울 샘솟는다.    


봄이면 벚꽃 흐드러지는 길,더 널찍하고 편한 길이 있는데도 몽몽님은 언제나 에둘러 가는 길을 택해 춘천으로 진입하곤 했다.

그 해 4월은 유난히도 벚꽃이 흐드러졌었다.

강바람에 꽃송이가 흩날렸는데,새하얀 눈과 같았다. 


세월 참 빠르다.

요즘들어 그 속도를 더욱 실감한다.

봄나들이 할때가 엊그제 같은데,어느새 나리꽃 피는 계절이 왔다.

무더운 여름이 왔다는 증거다.



상원사 물은 꼭 마셔줘야한다.

조롱박 가득 담아 벌컥벌컥 들이키고,비워진 물통을 가득 채운다.



몸은 힘들어 죽겠고..남자 쫀심이고뭐고 배낭마저 나한테 넘기고..

그럴듯한 핑계꺼리를 대긴 해야겠고..

월드컵 우승을 했더라면 몸이 가벼웠을텐데..이러고 있다.

하긴..새벽잠 물리고 한경기도 빼놓지 않고 봐왔던 경기였다.마지막 한경기에서 아쉽게 우승컵을 놓치고 말았으니 상심도 크겠지.. 

 



참 보기 드문 날이다.

사방으로 펼쳐진 시야가 정말 기똥차다.

가리산,화악산 그리고 용문산까지 거침이 없다.

호반의 도시,춘천은 말할것도 없다.

봉의산 아래 엘리트아파트도 콕 짚을 수 있을 정도다.

문득,두 어르신이 생각나며 울컥해진다.

306호 안방 창문에 매달려 이제나 저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던 그 모습이 너무나도 선명하다. 

왜 잘못했던 일들만 생각나고 후회되는 일들만 가슴 깊이 박혀있는지 모르겠다.



호반에 떠있는 붕어한마리가 그림같다.

붕어 내장은 반듯반듯한 태양광 발전시설을 품고 있다.

그 뒤로는 중도가 다리로 이어져있다.




한 낮의 열기는 바위마저 뜨겁게 달구어 놓았다.

간간이 소나무 그늘이 있긴 하지만,바윗길이 정말 뜨겁다.

구릿빛 피부를 넘어 광노화되기 딱인 날..

거침없는 조망을 선사받았으니 이걸로도 됐다.      



발아래로 덕두원리가 보인다.





전망대에 닿으며 또한번 뭉게구름 아래 펼쳐진 산군들을 보며 감탄을 쏟아낸다.



두개의 얼굴을 가진 삼악산이다.

오름길은 맨 바윗길의 연속이고,정상을 내려오면 부드러운 육산이다.

333계단을 순식간에 내려선다.

 

그래..박쥐나무꽃 피는 계절이었지.. 

돌돌말린 꽃잎이며 노란 꽃술이 볼수록 참 독특하다.

박쥐의 날개를 닮은 잎사귀 아래 숨어있어 잘 살펴야한다.



흥국사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교통편에 관한한 완전 빠꼼한 몽몽님이 그만 실수를 해버렸다.

의암댐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는게 후평동 시내로 들어가는 5번 버스를 버젓이 타고 만거다.

결국 터미널까지 가서 택시를 탔다. 


은정이 만나러 학교로 가는길,곳곳이 어찌나도 정겹고 추억이 새록새록한지..

강산이 세번이나 바뀌었는데도 그 시절 즐겨찾던 음식점이며 카페가 그대로라 더욱 추억에 사무친다.

변한건..배나오고 쭈글쭈글해진 우리들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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