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20년 6월 7일
산행지 : 태백산
산행코스 : 유일사 탐방센타-장군봉-정상-문수봉-장군봉-유일사 탐방센타
산행이야기:이번주는 참기생꽃을 보러 태백산으로 뜬다.철쭉이 어느만큼 피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른시간 여름숲에 들면 정말 좋다.
온갖 새들 노래하지,새벽바람 부드럽지,숲향기 진하게 풍겨오지..
땀깨나 쏟아낸 후에야 사길령 갈림길에 올라서니,골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땀을 씻어준다.
한달전에 왔을땐 한계령풀이며 얼레지가 피어 천상의 화원이더니,이젠 풀만 무성하여 어딜봐도 초록초록하다.
태백산에서 참기생꽃을 만나는건 처음이다.
그동안 참기생꽃은 설악 서북능선에서만 봐왔다.
과연 찾을 수 있을까? 하며 두리번거리며 걷다 유일사쉼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 딱! 하고 눈앞에 나타났다.
꽃상태도 최상이다.때맞춰 참 잘왔다.
참기생꽃 앞에서 무려 한시간이나 놀다가,쉬엄쉬엄 장군봉을 향해 오르는데,큰앵초가 숲속 가득 피어 또 발목을 잡는다.
태백산 명물인 주목군락지에 이르고..
조금씩 철쭉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기억해보니 언젠가 철 지난 철쭉을 한번 본거 빼고는 제대로 된 태백의 철쭉을 본 적이 없다.
이른 봄에 야생화 보러오고,한겨울에 눈꽃만 보러 왔을 뿐이었는데,
오늘에서야 태백 철쭉의 진가를 보는듯하다.
산사면으로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하며 연둣빛과 분홍빛 물결이 환상적으로 흘러내린다
장군봉이 코앞인데 곱디고운 산색에 반해 도무지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서성인다.
철쭉과 털진달래가 한데 어우러져 이색적이다.
충분히 기다려줬다~생각했는지 장군봉을 뒤로하고 몽몽님이 먼저 정상으로 향한다.
군말없이 뒤따르지만,얼마못가 걸음을 멈추고 또 멈추기를 반복한다.
그야말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하는 자태로 피어있는 철쭉...
청송 선생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꽃이라 그러셨는데...
문득 코끝으로 훅~! 사과향이 느껴진다.철쭉에서 사과향이 나는듯..
6월의 진달래라~~
저만치서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몽몽님..
꽃만 보면 정신 못차린다는걸 알기에 이젠 그러려니~한다.
한번도 어여 가자~며 채근한 적이 없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 산친구다.
천제단 주변으로도 철쭉꽃 만발했다.
안개속에 숨었던 백두대간 산줄기도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문수봉까지 왕복하기로 했다.가본지 꽤 오래다.
눈속에 파묻혔던 그 겨울,천신만고 끝에 저 길을 걸어 당골로 하산했었다.
하마터면 조난당할 뻔 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는데,다행히 태백 산신령이 도우셨다.
비틀어지고 꺾어지고 속까지 텅텅 비어버린 살아천년,죽어천년의 주목 한그루가 처연하게 서있다.
숲속 시원한곳에 밥자리를 잡고..
계란후라이 하나 올린 밤밥에 소박한 반찬 몇가지 꺼내놓고 꿀맛같은 점심을 먹는다.
커다란 참나무 틈으로는 양지꽃 한송이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신통도 하지..
막판 오르막을 낑낑대며 올라서야 드디어 문수봉에 도착한다.
하늘 참 높고 푸르다.바람 참 시원하게 달다.
저만치 망경사가 한눈에 들아오고,부쇠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도 시원스럽다.
다시 천제단으로 되돌아가는 길은 죽을맛이다.
왼쪽으로 길을 살짝 비껴가 부쇠봉에 올라서니 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천제단..
당골로 내려가 택시타고 차량회수하면 될것을 굳이 유일사로 되돌아 가는 이 뻗치는 기운이라니..
어느 산객이 자랑하며 보여준 사진이 화근이었다.
바로 `복주머니난`이었는데,보는 순간 깜빡하고 놓친걸 후회했고,무조건 다시 유일사로 돌아가자고 고집부렸다.
아침에 봤던 풍경이지만,오후가 되어 바라보는 풍경은 또 다른 맛!
오후가 되며 하늘이 파래지면서 꽃도 풍경도 더 화사해졌다.
결국은 이렇게 복주머니난을 만나고야 말았다.
얼마나 예쁜지 긴 계단 오르내리는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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