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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20년~)

수락산

산행일 : 2021년 3월 2일

산행지 : 수락산

산행코스 : 수락산역-귀임봉-도솔봉-정상-치마바위-수락산역

산행이야기:간밤에 눈이 제법 내렸다.계곡으로 가서 설중화를 볼까,산으로 갈까 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새하얀 산봉우리에 혹해 결국은 7호선을 탄다.  

 

귀임봉을 가기 위해 돌다리를 건너는데,계곡물이 콸콸 넘친다.

물소리 또한 얼마나 장쾌한지, 수락산 다닌 이래 이렇게 넘치는 계곡물은 처음이다.

그간 봄가뭄이 심했는데,이번 폭설을 계기로 어느 정도 가뭄은 해소됐을거 같다.

 

 

 

우와~~

초반부터 완전 겨울왕국이다.

얼마나 많은 눈을 지고 있는지,나뭇가지들이 축축 늘어져 있다.

다행인건 습설이라 아이젠 없이도 걷기 무난하다.

 

 

 

서울둘레길을 조금 따르다 귀임봉으로 향하는데,새하얀 눈 위엔 발자국 하나 없다.

오늘은 내가 수락산 첫손님인가보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얼마만인지..

 

 

 

마들역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며 안부에 올라서니, 그제야 드문드문 산객이 보이기 시작한다.

 

 

 

눈꽃 핀 나뭇가지 너머로 도봉산이 멋드러지게 보이는데,눈앞의 설경이 정녕 그동안 내가 수없이 봐왔던 그 풍경인가 싶다.

너무나 생경하여 어리둥절할 정도다.

 

 

 

소나무길은 훨씬 더 운치를 더한다.

등산화에 눈이 들러붙어 성가시지만 이런 설경속을 걷는다면야 얼마든지 감수할만하다.

 

 

 

얼마안가 시야 탁 트인 널찍한 바위에 올라서고,상계동 일대를 발아래 둔다.

북한산에서 도봉 사패로 이어지는 새하얀 산줄기는 그림이 따로없다.

 

 

 

이곳에서 바라본 도봉산이 이토록 우람할 줄이야~~

바라보고 있자니 뭉클한 감동이 인다.

회색빛 도시가 이렇게 이뻐도 되는거냐구??

 

 

 

귀임봉 전망대에 이르니,다른 각도의 뷰가 펼쳐지는데,

앞으로는 도솔봉이,왼편으로는 불암산이,그리고 발아래로는 불암산터널이 환상적이다.

 

 

 

당고개역 일대..

 

 

 

눈앞의 풍경은 겨울인데,날씨는 춘삼월이다.

너무 포근하여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티셔츠는 등짝이 흥건하게 젖었다.

 

 

 

매월정에서 수리바위 지나 철모바위에 이르는 능선은 완전 밀가루를 뒤집어 쓴듯 새하얗다.

꽤 가파른 바위구간이라 한겨울에는 될 수 있으면 피하는게 상책이다.

 

 

 

몸은 수락산에 있지만,시선은 계속하여 도봉산 봉우리에 머문다.

아무리 봐도 판타스틱하다.

몇걸음 가서 쳐다보고,또 몇걸음 가서 또 쳐다보기를 반복한다.

눈녹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시간이 갈수록 풍경도 눈에 띄게 바뀐다.

 

 

 

주렁주렁 매달린 고드름도 참 오랜만에 보는구나~

 

 

 

철모바위 일대의 설경을 올려다보며 걸음을 재촉한다.

안개속에서 햇살까지 쏟아지니 정말이지 혼자보기 아깝다.

 

 

 

도솔봉 갈림길에 올라서며 아이젠을 꺼내 신는다.

눈아래가 빙판이라 괜히 호기부리다간 벌렁 나가 자빠지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좁은 바위틈을 지나 치마바위에 올라선다.

다른때같음 소나무 아래 자리깔고 앉아 쉴텐데..

오늘은 눈이 너무 많이 쌓여있어 소나무까지 접근하기에도 쉽지 않아보인다.

 

 

 

하강바위 아래 자리잡은 저 소나무,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으니 더 기품있다.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며 가스가 차오르기 시작하고,

일순간에 도봉산일대는 구름으로 뒤덮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늘은 유난히 바위에 매달린 소나무에 눈이 간다.

수락산에 이렇게 멋진 소나무가 많았었나 싶다.

 

 

 

안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니 풍경은 더욱 그럴싸하다.

 

 

 

배낭바위와 철모바위도 보였다 안보였다를 반복한다.

하강바위 꼭대기에 앉아 있는 코끼리를 보기 위해 바위지대로 접근해보지만 실패~

 

 

 

하강바위

어머나,이건 또 뭐야?

상고대까지 볼 줄이야~~

이것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이 무슨 횡재인지..

 

 

 

반짝반짝 햇살받은 모습이 너무 예뻐 눈을 뗄 수가 없다.

때마침 하늘까지 새파래졌다.

 

 

 

양쪽으로 상고대 피어있는 길따라 기분좋게 걷는다.

 

 

 

춘삼월에 보는 크리스마스 트리라니..

솜사탕이 예쁘게도 올려져 있다.

 

 

 

한폭의 그림이 따로 없구나~~

 

 

 

옥순씨와의 접선장소가 바로 저 하강바위 아래 은밀하게 숨어있다.

오늘같은 날 함께 왔음 수락산이 떠나갈듯 둘이 환호성을 지를텐데..

우리 옥순씨는 요즘 너무나도 공사다망 하시다.

 

 

 

수리바위에서 오른 발자국이 보인다.어느분인지 오르느라 애 좀 먹었겠다.

조금 내려가보지만,너무 미끄러워 얼른 뒤돌아선다.

 

 

 

정상이 코앞이지만,최대한 만끽하며 느릿느릿 거북이걸음한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며 마침내 정상 도착..

평소라면 1시간 반정도 걸리는데,오늘은 1시간이 더 걸렸다.

 

 

 

정상에 자리한 명품송..

 

 

 

하강바위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했던 산객 한 분이 내려가고,나 혼자 남았다.

배낭안에 간식꺼리가 있지만,물만 한모금 들이키고 만다.

안먹어도 배부른 날이다.

 

 

 

계단을 내려와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을 헤치고 정상 뒤켠으로 내려가본다.

그리고나서 수락산 봉우리를 한눈에 넣을 수 있는 바위 위에 어기적 어기적 올라간다.

눈깊이를 알 수 없으니 스틱을 이용해 깊이를 확인한 후 걸음을 옮기는게 요령이다.

 

 

 

어제,늦잠 자길 참 잘했다.하늘의 뜻이었나보다.

영동지방 눈소식에 울산바위를 갈까,선자령을 갈까 했었던 참이었는데,그만 늦잠을 자버렸다.

만약 갔었더라면 꼼짝없이 도로에 갇힐뻔 했으니..

 

 

 

아무리봐도 질리지 않는 색의 조화다.

또한 겨울산행에서 기대하는 가장 멋진 선물이기도 하다.

 

 

 

철모바위

철모바위에 위태롭게 매달려있는 소나무..

하필 자리잡은 곳이...

 

 

 

이른 시간 서둘러 오길 참 잘했다.

그 새 눈꽃은 흔적도 없이 져버렸고,주변이 풍경은 올라갈때와는 생판 다르게 변해있다.

뚝뚝 떨어지는 눈비를 맞으며 질퍽해진 길따라 터벅터벅 걸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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