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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20년~)

수락산

산행일 : 2021년 3월 15일

산행지 : 수락산

산행코스 : 수락산역-귀임봉-치마바위-정상-도솔봉-수락산역

산행이야기:하필 복희랑 산에 가기로 한 날이 미세먼지 심각한 `비상저감조치` 내려진 날이다.찜찜해 하며 가네마네 하길래 내키지 않으면 다음으로 미루자하니 그건 또 싫단다.어렵게 택일한 날이라 그냥 밀어붙이기로 하고 수락산역 3번출구에서 10시 반에 만났다.

 

작년 가을 도봉산행땐 레깅스에 운동화 신고 덜렁덜렁 왔더니만,오늘은 제법 산행복장을 제대로 갖춰입고 나왔다.

이만원짜리 등산바지에 시어머님께 물려받은 바람막이도 걸치고,등산화도 마련했다.

여기에 3만원짜리 스틱까지 급하게 장만했는데,제법 쓸만하다.

모자는 내가 써서 보내준 준비물에 없었다며 빼먹고..

 

 

 

겨우내 운동을 안해 저질체력 됐다며 미리 밑밥을 깔더니만,귀임봉까지는 아주 노련하게 잘 간다.

괜히 앓는 소리 했던게 분명하다.

 

흐릿하게 보이는 수락의 능선을 올려다보며 도솔봉,불암산,낙타바위하며 잘난체 좀 하고..

설사 잘못 알려준다한들 알리 없으니 될 수 있으면 자신감 있게 큰소리로 짚어주는게 포인트다.

쩌어~~기까지 갈꺼라 하니 기함을 하는 복희씨..

잔말말고 어여 따라오기나 해~

 

 

 

바위구간도 제법 요령있게 잘 내려온다.

 

 

 

귀임봉을 내려서면 얼마간 걷기좋은 소나무길이 이어지는데 솔향에 너무 좋다.

오랜만에 대면했으니 두 아줌마 수다량이 오죽할까?

하루걸러 한번씩 수십분씩 통화하고 수시로 카톡을 나눴지만,그건 별도다.

끝없이 끝없이 수다가 이어진다. 대부분이 한쪽 귀로 듣고나면 한쪽 귀로 새나가는 그런 가벼운 대화지만,아주 재밌다.

 

 

 

맑고 깨끗한날 택일하여 왔음 좋았을텐데..

내가 즐겨찾는 수락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못보여주는것 같아 아쉽다.

다음에 진달래 필 적에 또 오자.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서니,바로 이런 맛에 산에 다닌다는걸 조금이나마 알겠다고..

힘들다는 말이 어느절에 쏙 들어가고 멋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오늘의 밥터는 낙타바위가 바로 앞에 보이는 널찍한 바위다.

이쯤이면 딱 밥먹을 시간이겠다싶어 미리 계산해 둔 자리였는데,마침 밥시간이 되었다.

무서워서 못내려간다 그러더니 막상 바위에 앉고나서는 엄지를 치켜세운다.

 

배낭도 째깐한데 굳이 뭘 싸오겠다더니 또띠야 샌드위치를 정성스레 준비해 온 복희씨..꼭 나한테 선보이고 싶었단다.

역쉬~박장금 솜씨 굿,엑설런트,판타스틱!! 

기껏 치켜세워줬는데 돌아오는건 삼각김밥에 밥이 좀 부족하네,마요네즈가 덜 들어갔네 하며 지적질을 하는건 또 뭐야?

참 내..까탈스럽긴..내가 만든 삼각김밥 먹고 싶다고 싸오라 그럴땐 언제고... 

 

 

 

따뜻한 커피 한잔 대령해 드리고,낙타바위 앞에서 추억을 남기고나서 본격적으로 바위사냥에 나선다.

 

 

 

연이어 바위지대가 나타나니,무섭다고 난리다.고소공포증이 있네 없네,다리가 후달거리네..

도저히 못가겠다며 꼼짝않고 기다리고 있을테니 나더러 혼자 정상까지 다녀오란다.

그러나 나한텐 통할리가 만무다.

삼각김밥 잔소리만 안했어도 좀 봐주는건데...ㅎㅎ

들은체 만체 하며 앞장서니 꾸역꾸역 따라오긴하여 살살 구슬려가며 거의 다왔다,거의 다왔다 하며 걸음을 이어간다.

 

 

 

조금씩 바위에 적응해가며 징징대지 않고 잘 가는걸보니,

정상까지 가는건 문제없어 보인다.

힘내,세은엄마~~

 

 

 

전망바위에 올라 코끼리도 보여주고,종바위도 보여준다.

완전 꼭대기라며 여기가 정상이냐 묻는다.

 

 

 

이제 정말 다왔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면 끝이다.

 

 

마침내 수락산 주봉 도착! 

아공..신경 쓰며 아씨 모시고 오느라 나도 힘들다.

마스크 끈 끊어졌다며 당황해하는 젊은 청년한테 여분으로 가져간 마스크한장 건네고 그 값으로 사진을 부탁한다.

 

 

 

내원암이 가장 빠른 하산길이긴하나 가팔라서 엉금엉금 기어내려갈게 뻔하고, 

기차바위로 가자니 벌벌떨며 못간다고 주저앉을거 같고,

깔딱고개는 또 로프구간이 있어 위험하고..

이래저래 따져보니,시간은 좀 걸려도 왔던 길 되돌아 가는게 그래도 가장 수월해 보인다.

귀임봉을 거치지 않고 어느정도 가다 디자인거리로 빠져야겠다.

 

 

 

용굴암

시간도 늦은데다 무릎도 아파오기 시작한다면서도 굳이 용굴암에 들러야 한다길래 잠시 샛길로 빠진다.

불자도 아니면서 부처님앞에서 기도하는걸 참 좋아도 한다.

이번엔 특별히 알바사장님이 특별히 챙겨줬다는 세뱃돈도 챙겨왔단다.

 

 

 

부처님앞에 서더니 나한테 묻는다.

`몇 배를 올려야 하는거지?`

`나두 몰러~`

 

 

 

소원의 종 세번 치고,우리집 소원도 빌어준다며 또 세번 쳐준다.

풍경소리 딸랑딸랑 들려오고 이름 모를 새들은 조잘조잘 지저귀고,복희가 치는 소원의 종소리는 묵직하게 여운을 남기며 조용한 산사위로 울려퍼진다.  

 

산객들 다 내려가고 둘만 딸랑 남은 한적한 하산길,천천히 내려오다보니 드디어 끝이 보이며 장장 일곱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무리한다.

그래도 할 이야기가 더 남아있어 곧장 헤어지지 못하고 청량리역까지 함께 타고 와서야 비로소 헤어져 집에오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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