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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20년~)

도봉산 오봉

산행일 : 2022년 4월 19일

산행지 : 도봉산

산행코스 : 보문능선-우이암-오봉-오봉능선-도봉주능선-보문능선

산행이야기:이렇게 좋은 계절엔 방콕하면 반칙이다.여차저차 하다 어느절에 속절없이 가고 만다.그래봤자 도봉 수락이지만,그나마 가까운 곳에서 산의 사계를 즐길 수 있는곳치곤 그만한 곳이 없다. 

 

 

얼마전 왔을때보다 확연하게 달라진 봄빛깔이다.

슬슬 산철쭉이 피기 시작했고,진달래빛은 많이 어두워졌고,연둣빛 녹음은 한층 더 짙어졌다.

 

 

 

땀흘리며 얼마간 오르니 우이암이 빼꼼 고개를 내밀며 유혹하길래,

곧장 오봉으로 가려던 걸음을 왼쪽으로 꺾는다. 

 

 

 

연무로 인해 시야가 말끔하진 않다.

주봉,신선대,자운봉,만장봉,도봉의 주 봉우리들이 희끄무레하게 조망된다.

 

 

 

우이암

소의 귀를 닮았다는 우이암.

그 아래로는 원통사가 자리하고 있다.

 

 

 

사시사철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일명 `냉장고길`위엔 진달래가 화사하게 피어있다.

 

 

 

도봉주능선과 갈라지는 지점에서 오봉 방향으로 접어들자 나를 앞서는 사람도 나를 뒤따르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더러는 한두사람씩 마주치기도 하는데,오늘은 오롯이 나 혼자다. 

 

 

 

오봉샘에서 바짝 올라쳐 드디어 오봉을 한 눈에 넣을 수 있는 바위에 올라선다.

진달래 한다발 풍성하게 피어 오봉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잠시 쉬어갈 참이었는데,바람이 어찌나도 불어대는지 하마터면 모자 날라갈뻔.

 

 

 

참 신기한 다섯개의 화강암 덩어리,오봉.

 

 

 

오봉에 올라서야 배낭 내려놓고 한숨 돌린다.

언제나처럼 뭘 줄까싶어 오봉지킴이 고양이들이 모여든다.

 

 

 

여성봉으로 갈까하다가 오봉능선으로 방향을 튼다.

칼바위 갈림길까지 가서 관음암으로 갈지 주능선을 따를지는 일단 가보고나서 결정하기로 하고..

 

 

 

생동감 넘치는 소나무와 진달래의 콜라보에 감탄을 반복하고..

 

 

 

도봉주능선 내려다보니 울긋불긋 진달래 꽃물결이다.

그렇다면 하산길 코스는 주능선으로~

 

 

 

칼바위능선

좁은 바위틈을 낑낑대고 빠져나와 칼바위 옆으로 난 긴 계단을 내려와,

저만치로 멀어진 오봉을 오른편으로 두고 도봉주능선을 따른다.

 

 

 

무릎까지 눈쌓인 어느 겨울 날,이 구간을 천신만고 끝에 통과했었다.

눈이 쌓여 발디딜 곳은 못찾겠지,바람은 불어대지,밧줄은 얼어붙었지,정말이지 혼자 생쑈를 다하며 죽을똥살똥하며 통과했던 곳이 바로 이토록 아름다운 구간이었다.

이곳을 지난적엔 늘 그 때 그 추억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돌이켜보면 도봉의 추억이 참 많다.

산을 처음 접할때부터 참 무던히도 많이도 쏘다녔던 산이 바로 이곳이니,그동안 켜켜히 쌓인 추억이 오죽이나 많을까?

언제나 혼자 걷는 날은 유난히 상념이 많다.

 

 

 

지난주엔 덜 피었더니 오늘은 완전 만개했다.

어쩜 감동이 이토록 많은지..

올해 원없이 본 봄풍경인데도 또 감동하며 와아~와아~하고 있다.

 

 

 

비가 한차례 오긴 와야겠다.

먼지가 풀풀 날려 다 내려오니 등산화며 바짓가랑이가 하얗다.

 

 

 

저녁은 꼬기랑 케잌 사들고 와서 419 결혼기념일 파티~

헐~벌써 24년을 살았다니~

연애한 기간까지 합치면 인생의 절반이상을 함께 살았다.

촛불 켜놓고 소감 한말씀 하라니 쑥쓰러워 암말도 못한다.

앞으로도 잘 살아봅세다!!

 

12년째 가열차게 써왔던 600D가 얼마전부터 전원이 지맘대로 꺼지기 시작하더니 어제부턴 sd카드 리더기마저 고장이 나고 말았다.

좀 더 써볼까하여 종로 서비스센터에 갔더니,이미 단종된 모델이라 부품이 없을뿐더러 설사 있다한들 수리비가 엄청나다 그런다.

그러니까 쓸만큼 써서 고쳐쓰느니 새것으로 사는게 이득이란 뜻이다.

그리하여 `회생불가능`이란 판정을 받고야 만 나의 12년지기 카메라!

주인 잘 만나(?) 미국도 갔고,동유럽도 갔고,일본 북알프스에 설악에 지리에 100대명산에 백두대간까지 여기에 수많은 꽃을 담아냈던 내 친구 600d,이제 그만 아디오스!!

다른 카메라가 내 손에 들어올때까지 당분간 꽃나들이는 못가게 생겼다.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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