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이야기/산행(2020년~)

도봉산의 가을(망월사)

산행일 : 2022년 10월 28일

산행지 : 도봉산 망월사

산행코스 : 망월사역-두꺼비바위-망월사-포대능선-망월사

산행이야기:오늘은 올라언니들 단풍구경 시켜준다고 약속한 날이다.제발 살살 가달라는 엄명을 받았으니 분부 받잡고 무난한 망월사 코스로 안내한다. 

 

산에 와서도 공부하는 아주 심각한 활자중독자들..

두 언니들은 따로 약속을 안해도 동네 숲속도서관에 가면 왠만하면 다 만난다.

오죽하면 노년의 입지조건이 도서관이라고 말할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어느날은 오딧세이를 읽고 있고,또 어느 날은 동물농장을 읽고 있고..

어느 날 가면 이슬람 문화에 심취해 있다가,그리스 로마 이야기에 빠져있다가 그런다.

난 점점 활자를 멀리하는데..

 

때죽나무와 쪽동백나무의 차이점을 읽고,또 얼마안 가 참나무 종류도 꼼꼼히 읽어보신다.

참나무 종류 중,상수리나무 열매를 가지고 도토리묵을 쑨다는걸 오늘 처음 알았다.

 

 

 

가을 숲길 만끽하며 사브작 사브작 걷는다.

햇살이 들락날락 거릴때마다 변신하는 단풍색을 보며 자연 조명의 위대함에 감탄하다가,

마른잎을 밟을 때마다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센치해지다가,

우수수 단풍비가 내리는 순간에는 완전 감동의 도가니다.

 

 

 

망월사까지 올라가는 길에는 3개의 다리가 있다.

중생교,천중교,그리고 극락교.

극락교를 지나면 가을 풍경은 한층 더 깊어진다.

어쩜 이렇게 사람들이 없냐며 신기해하고,조용한 언니들을 위해서 특별히 정리해 놓았다 큰소리 친다.

 

 

 

노랑단풍이 너무 예쁘다는 언니들..

뭘 좀 볼 줄 안다니까..

나두 화려한 빨강단풍보다 수수한 노랑색이 더 좋아요.

 

 

 

배낭 무거운 사람 손드세요?

율맘이 손든다.

그럼 미례씨 배낭 풀어요.ㅎ

맑은 계곡물 옆에 앉아 이것 저것 입에 넣고,다시 출발!

 

 

 

뭐든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제 맛이다.

가을색이 적당하게 버무러진 단풍나무 그늘 아래서 한동안 머문다.

 

 

 

휘경동,전농동,장안동 3인방 아줌마,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가을 나들이하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망월사에 올랐다.

어느 보살님의 천수경 외는 소리가 경내로 가득한데,

한참 후에 왔을때도 여전히 왔다갔다하며 쉼없이 천수경을 외고 있다.

 

 

 

영산전에 올라 시원한 바람 맞으며 주변 풍광 한번 쭉~훑어주시고..

단청의 빛바랜 색과 오랜 세월의 더께가 그대로 드러나있는 창문의 무늬가 맘에 든다는 언니들.

덕분에 나도 세세하게 눈여겨 본다.

 

 

 

망월사의 백미,영산전이 멋드러지게 보이는 곳에 점심 자리를 폈는데,

한 분은 보온병을 놓쳐 보온병이 데굴데굴 굴러가 저 아래 화장실 앞에 나뒹굴고,

다른 한 분은 밥먹을때까지도 멀쩡이 있던 장갑이 없어졌다고 난리다.

아공..산에서 만큼은 손이 참 많이 가는 언니들이다.

 

 

 

살살 꼬드겨 500m거리에 있는 포대능선까지만 다녀온다.

그래도 산은 바위에 올라 내려다보는 맛인데 안가면 섭하지.

 

 

 

과연 멋있다고들 난리다.

살면서 이런데는 난생 처음이라고..

도봉산이 진짜 멋있는 산이라고..

무섭다는 언니들,인생사진 찍어주겠다고 억지로 바위 위에 앉힌다.

 

 

 

다시 망월사로 내려오니 오후의 햇살이 가득해졌다.

 

 

 

이미 산그늘이 진 시간에야 산을 내려오며 길고 길었던 오늘의 산행을 마치고 전철에 올라타니 퇴근길과 맞물려 전철안은 이미 만원이고,

집에 오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각자 딸린 식구들이 있어 부랴부랴 헤어진다.

'산행이야기 > 산행(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방산  (0) 2023.01.09
치악산(황골~비로봉)  (0) 2022.12.04
수락산(내원암~도솔봉)  (0) 2022.10.27
도봉산의 가을(거북바위~다락능선)  (0) 2022.10.26
북한산 의상능선  (0) 2022.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