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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지리산1(성삼재~중산리)

산행일 : 2010년 5월 21일~22일

산행지 : 지리산 1915m

산행코스 : 성삼재-반야봉-세석-장터목-천왕봉-중산리

산행이야기:드디어 그 날이다.올들어 처음으로 지리에 드는 날이다.두달전쯤부터 꿈의 종주를 계획하고,환상의 팀웍을 이뤄 지리의 품안으로 들어간다.성삼재에 도착하자,두근반세근반하는 지리산울렁증이 또 시작되고,한발을 딛는순간부터 가슴저미는듯한 감동이 인다..

 

 노고단대피소에서 아침먹으며 시간을 끈것이 적중해,여명이 밝아오는 절묘한시간에 노고단에 도착한다.

지리의 부드러운능선을 감싸며 떠오르는 일출을보며,아름다운 아침을 연다.

진달래도 발갛게 물들고,종주길나선 우리들마음까지 아름답게 물든다. 

아,오늘 첫끗발부터 완전 땡잡았다..

 

 

 

 

 

 

 

 

감동의 노고단일출로 한껏 마음이 부푼 가운데,노루목으로 향한다.

아침공기는 말할것도없고,온갖새들의 지저귐에 기분업된다.

근데,아까부터 배낭이 문제다.

45L배낭을 장만하고 집에서 거실을 왔다리 갔다리할때까지만해도 전문산악인같이 무진장 멋졌었는데,

실전에 돌입하니 이거 장난이 아니다.

멋져보이기는커녕 똥자루만한키가 그 무게에 짓눌려 팍 짜부러진다.  

 

 

 

 

 중간지점에 배낭벗어놓고 가볍게 반야봉을 오른다.하늘색이 끝내준다.

날이 화창하다못해,한여름날씨다.푹푹 찐다..

발걸음은 무거워지지만,지리의 아름다운 능선들과 맑은공기가 마음을 위로해준다..

지리의 품안에 있다는거,얼마나 큰 축복인가...

 

 

 

 반야봉

 

 

 

 

 화개재

 

 

 

 연하천 대피소

 

아까부터 소울님 컨디션이 심상찮다.다른때는 펄펄나시더니,오늘은 자꾸만 뒤처지신다.

다리에 쥐도나고,몸살기운이 있단다.찬물에 발담그고 한참을 쉬지만 여전하다.

나두 힘들다.고구마자루같은 배낭은 여전히 버겁고,아웃풋이 원활치못한 관계로 뒤가 묵직하니,

아랫배는 벙벙해지고,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한다.

초반의 의욕이 조금 사그러지는 가운데,벽소령으로 향한다.

 

 

 

 

 벽소령대피소

 

 

벽소령에 다 왔다.날씨탓에 물만 들이켰더니,밥생각도 똑 떨어진다.

자칭 머슴이기를 자처한 피터팬님이 물길러다가 밥하고 김치찌게 끓이실동안 꼼짝도 않는다.

음식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똥파리들 쫓느라,밥이 코로넘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이쯤에서,우린..이산가족이 된다.

컨디션이 점점 안좋은 소울님을 피터팬님이 챙기시며 천천히 오기로하고,

가을향기님과 내가 먼저 세석산장으로 향한다.

 

 

 

 

 배낭무게가 점점 무거워진다.한번 내렸다 짊어질때마다 끙끙 소리가 절로난다..

집에 가만히 붙어있지 왠 생고생인가싶다.이러다 내가 제명에 못살거 같다..

든든한 피터팬님도 안계시니,기운도 쭉 빠진다..

근데..선비샘지나자마자 한 남자를 만난다.꿩대신 닭이라 했던가..피터팬님보다 훨씬 더 젊고 팔팔하다..

배낭멘 폼새나 뒷태도 우리우리해서 왠지 익숙하다.

여인네둘이 불쌍하게 보였던지,앞장서서 이끌어주고,사진도 찍어주고,말벗이 되어주니,걷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마의 구간을 지나,5시가 좀 넘어서야 세석에 도착한다.

바글거리는 산님들만큼이나,다양한 음식냄새들이 산장가득 풍긴다.힘들고 배고프고 춥고..

피터팬님이 오실때까지 마냥 기다려야한다.

가을향기님과 둘이 구석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여인들이 된다.하마터면 울뻔했다..

그리고 6시쯤 드디어 우리들의 구세주님이 도착하시고,후닥후닥 준비해,삼겹살파티가 시작된다.

 

 

 

산장안은 난민소용소나 다름없다.

비박은 물론이거니와,신발장옆까지 빈틈없이 꽉 찼다.

산장예약이 된 우리는 편안하게 두다리 쭉 뻗고 행운의 밤을 보낸다.. 

그리고..세석에서의 하룻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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