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8세인 우리아버지..
자그마한체구에 꾸부정한 몸,손마디마디에 굳은살박히고,머리는 검정색을 한올도 찾아볼 수 없다.
그 아버지가 우리집에 오셨다.또 몸이 고장나셨다.
이번엔 대대적으로 손을봐야할거같다.
평생 손에서 농사일을 놓으신적이 없으시니,이미 예견된 일이긴하다.
등뼈가 어긋나고 물렁뼈가 제 역할을 못하고 관절염에 협착증에..
평생,꾸부리고 짊어지고 쪼그리고앉아 일한 댓가는 혹독했다.
그렇게 작아진 아버지를 앞에두고,자꾸만 고약한 마음이 생긴다.
왜 매번 궂은일은 내 차지인가싶다.
상황이 여의치않은 다른가족들의 나에대한 미안함과,
딸사위눈치보는 아버지의 마음을 넉넉하게 헤아리지 못하는 속알머리다.
그저,당장 삼시세끼 밥지어드려야하고,한동안 병원냄새맡아야하는 생활의 불편함만이 머리속에 가득이다..
난..정말 못된딸이다..
2010년 5월 26일...
바람,구름,하늘..환상적인 조합의 날씨..
이렇게 선명한 날씨는 13년만에 처음이란다.
간만에 수락산으로 발걸음한다.파란하늘속에 먹구름이 몰려오다가 이내 걷히고,다시 뭉게구름이 떠다니고..
산행내내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구름이,지금의 내마음을 말해주는거 같다...
집에오니,아버지가 안계신다.
엘리베이터 타는방법은 잘 알려드렸고,번호키 누르는것도 여러번 반복해서 알려드렸지만,
오실때마다,기계에 대한 두려움에 꼼짝않고 집에만 계시던 분인데,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한참후에야 아버지가 들어오신다.
아버지 한손엔,사위가 좋아하는 곰보빵이랑,내가 좋아하는 피자빵이 들려져있고,
다른 한손엔,노랑참외들어있는 깜장봉지가 들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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