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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중국 황산

산행일 : 2011년 7월 30일~31일

산행지 : 중국 황산

산행코스 : 옥병루-연화봉-해심정-보선교-광명정-비래석-배운정-서해대협곡-배운정-서해호텔

산행이야기:케이블카가 붐비는 시간을 피해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먹고 자광각으로 이동한다. 

 

옥병케이블카를 타기위해 전쟁아닌 전쟁을 치룬다.

`인산인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가이드분이 고생좀 해야할꺼라고 누누히 말은 했지만,설마 이 정도인지는 상상도 못했다.

끝도 없이 이어진 줄은 왠만해선 줄어들지를 않고,쏼라쏼라 귀따갑게 떠들어대는 소음과 온갖 사람들냄새속에서 꼬박 2시간을 버티느라 죽을상을 하고 있는데,희한하게도 중국인들은 기다림에 익숙한듯 다들 느긋한 표정들이다.갓난아이도 칭얼대지않고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찬찬히 담소를 나누며 순서를 기다린다.

중국인의 `만만디정신`이 생각나게하는 모습들이다. 

어쨌거나,`빨리빨리`에 익숙한 난,산행도 하기전에 진이 다 빠져버린다.

간신히 케이블카를 타고나니,그제서야 어마어마한 황산의 위용이 눈으로 들어온다.

어제 본 삼청산과는 그 규모 자체부터가 다른 웅장함이다.      

 

 

 

 

 

황산 제1봉 연화봉(1864m)까지의 길이 무진장 가파르다.

거의 네발로 기어올라야 보폭이 맞는다.

줄지어 오르느라 진행도 수월치않다.

`황산을 보지 않았으면 산을 보았다고 말하지말라`고 했던가?

이왕에 늦게가는거,찬찬히 걸으면서 차분히 둘러보기로 맘먹는다.

 

연화봉에 들렀다가 바로아래서 쉬어간다.

가이드분이 정성스레 준비하신 도시락이 얼마나 맛나던지 어제 먹었던 개구리뒷다리보다 열배는 더 맛나다.

`건두부`라는 납작한 피(皮)에 파올리고 강된장 올리고 김치한점 올려 먹는 맛이란?

서울가면 가끔 이 맛이 그리울거 같다..

어제는 카메라가 말썽이라 열받아하시더니,

오늘은 과음에 냉방병까지 겹쳐 아까까지만해도 눈이 때꽁하시던 솔맨님도 다행히 식욕을 되찾으셨다. 

하여간에 물건너와서 고생이 참 많으시다..    

 

 

 

 

서해협곡을 조망하기위해 `보선교`로 내려가는데,이제서야 산행하는 맛이 제대로 난다.

지금까지는 바글바글 줄지어 걷느라 모든 바윗덩어리가 그게 그걸로 보여 음미할 새도 없었는데,

새소리 바람소리가 서서히 들리기 시작하고,희한하게 생긴 야생화도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입이 떡 벌어질 만한 입체적인 바위들이 깊고깊은 계곡아래로 끝없이 이어진다.  

 

 

보선교

 

선녀들이 내려와 밟고 다녔다는 보선교에서 다시 30여분을 올라친다.

엄청 힘들게 오르고나서 17위안짜리 이온음료를 한병 벌컥벌컥 마셔댄다. 

 

 

비래석

 

황산 제2봉 광명정지나 얼마안가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 잠깐 사이,억수로 쏟아지는 비와함께 사방이 안개로 뒤덮혀 하늘을 나는듯한 `비래석`을 못보는가 했는데,

바로 코앞에 다다르자 거짓말처럼 해가 빤짝 나온다.

그렇게해서 바라본 구름위로 솟은 비래석이 멋들어진다. 

 

 

 

오늘산행의 하일라이트,서해대협곡으로 들어선다.

원래일정은 `보선교`까지만 가보는 것이었는데,산행욕심이 많은걸 눈치챈 가이드분이 배려를 해주셨다.

산이 좋아 황산을 떠나지 못하신다는 분이라,우리들마음을 읽어주셔서 참으로 감사하다..

 

천하절경이라더니,사방으로 비경이 이어진다.

수직고공계단을 따라 살떨리며 내려가며 끊임없이 감탄을 내쏟는다.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된 곳이라던데,그 감동이 다시 되살아나는듯한 느낌이다.

아바타가 공룡타고 휙휙 날아다닐거만 같다.. 

 

 

 

 

 

 

이쯤에서 일행중 두 분은 체력의 한계로 포기하시고,

독한(?)사람들 일곱명만 공사로 길이막힌 지점까지 내려갔다 오기로한다.

 

 

 

 

난간없는 계단을 지나고 허공다리도 지나고,현기증이나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없을 정도로 거의 수직으로 이어진 계단을 걸어내려간다.

눈으로 보이는만큼의 10분의 1,아니 100분의 1이라도 사진으로 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기암과 기송이 어마어마하게 펼쳐져있고,협곡의 깊이는 눈으로도 가늠이 안될정도다.  

 

내려갔던길을 헥헥대고 땅만보고 한참을 오르다보니,어라? 이 길이 아닌거같다.

가이드분이 배낭 맡아놓고 기다리는 곳을 지나친거 같기도하고,아닌거 같기도 하고..

앞서가던 몽몽님은 종적도 없고,뒤에 오던 솔맨님도 어느순간 사라졌고..

불러도 불러도 돌아오는건 협곡아래서 들리는 메아리뿐이고..

말이 안통하니 누구한테 길을 묻지도 못하고...대략난감할세요...

하여간에 이번에도 앞만보고 내달리는 이놈의 산행습관이 문제를 일으킨셈..

길잃으면 무조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가이드말이 기억나,누군가 찾아와주기를 조급하게 기다리는데,

조금지나니 몽몽님이 찾으러오신다..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었다...  

 

 

산 위에 자리잡은 서해호텔에 도착한다.

 펄펄날아다니는 일행들때문에 다행히 저녁식사시간 7시 예약을 넘기지않았다.

테이블 돌려가며 먹는 느끼한 음식도 적응이 됐는지,접시 바닥이 보이도록 싹싹 잘들 먹는다.

 

하루종일 강행군이었다.

싹 씻고나니,몸이 노곤노곤해지고 잠이 쏟아지는데,솔맨님이 호출하신다.

몽몽님과 함께 로비에 나가니,다섯명이 모였는데,렌턴들고 야간산행을 하자신다.

그렇게해서 결국은 아무도 없는 산길을 걸어 왕복 1시간이 넘는 `비래석`까지 다녀온다.

정말 지독한 사람들..하루를 정말이지 빈틈없이 꽉채웠다.

 

 눕자마자 완전 곯아떨어졌다...

 

 

 

아침일찍 일출조망을 위해 청량대를 오른다.

붉은기운만 있을뿐,뿌연 안개속에서 햇님은 나올 생각을 않는다.

전망이 끝내준다는 시신봉일정이있어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후닥 내려온다.

빵한조각과 계란한개로 초간단 아침식사를 하고나서 서둘러 시신봉으로 향한다.

 

 몽필생화

 

 

아침햇살속에서 붓모양의 꽃이 피어오른다.

저멀리 아스라히 운해가 넘실거리는데,햇살에 반사되어 네모세상안으로는 도저히 들어오질 않는다.

시신봉에 올라 정상석찍고난후,운곡 케이블카로 이동한다.

 

 

 

 

 

 

 

언제 또 올까하는 아쉬움에 자꾸만 뒤돌아보게되고,

케이블카로 이동하면서도 카메라만 연신 눌러댄다.

 

항주에서 3시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 도착하면서 꿈만 같았던 3박4일간의 화려했던 일정을 마친다.

 

한동안 삼청산과 황산의 비경속에서 헤어나지 못할거 같다.

여전히 스릴감을 느끼며 고공잔도를 걷고있고,

서해대협곡의 이 계곡 저 계곡을 넘나들고 있고,

기암기석과 기송들이 만들어낸 산수화를 감상하고 있다..

그리고,매끼마다 두세잔씩 마셨던 칭다오맥주의 후유증으로 생긴 이 뽈록나온 똥배또한 

꽤 여러날 꿋꿋하게 자리잡고  있을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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