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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중국 삼청산

산행일 : 2011년 28일~31일

산행지 : 삼청산

산행코스 : 삼청산 트래킹(약 6시간)

산행이야기:물폭탄이 떨어져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서울을 떠나 휴가길에 오른다.

항주에 도착하니,꽁지머리한 몸짱 가이드분이 기다리고 계신다.버스로 6시간넘게 이동해 천룡산호텔에서 하룻밤 묵고나서,드디어 신(神)들의 산이라는 `삼청산`으로 이동한다. 

 

아침일찍 서두른덕에 기다리지않고 한갓지게 케이블카에 오른다.

10여분을 타고 공중에 매달려있는동안 스릴과 짜릿함을 느끼고, 사방으로 펼쳐진 삼청산의 아름다운 풍광에 초반부터 압도당한다.

솔맨님이 카메라를 제물로 바치신 덕일까,오늘날씨한번 끝내준다.

일년에 200여일은 비가오거나 흐린날씨라는데,정말 복받은 날씨다.

간간이 구름이 넘나들기도하고,바람도 살랑살랑 불고,하늘도 눈부시도록 파랗다.

드디어 케이블카에서 내리고,두근반세근반 흥분되는 트래킹을 시작한다.  

  

 

 

수직암벽에 선반처럼 놓여진 허공다리 `고공잔도`를 걷는다.

인력으로 만들었다는데 정말이지 믿기지않을만큼 놀라움이다.

걸을때는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 전혀 없는데,

걸어온길을 뒤돌아보면 순간 아찔한 기분이 드는 기상천외한 길이다.

잔도를 걷는동안 눈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모를 만큼 뛰어난 절경이 계속 이어진다. 

 

 

 

사진에 많이 등장하는 거대한 아나콘다가 산을 나온다는 `거망출산`이 눈을 사로잡는다.

화강암바윗덩어리가 하늘을 향해 쭉 뻗어 보는방향에 따라 낙타와 코부라 형상으로 보인다.

 

 

 

거의 수직으로 된 계단을 내려가니 두갈래길이 나온다.

왼쪽길을 통과하면 `복(福)`을 가져다주고,오른쪽길을 통과하면 `장수`한단다.

 

 

 

 

산행하는동안 인부들을 자주 만난다.이 좁은 길을 요령있게 다니는 인력거 가마꾼들도 자주 눈에 띄는데, 

아무리 인건비가 싸고 남아도는게 인력이라지만 일일이 다 저렇게 운반하는 모습에 그저 기가막힐 따름이다.

돈많은 여행객들은 가마위에 앉아 팔자좋게 사진찍고 풍광을 감상하고...

나같이 활동량 부족한 사람은 두발로 걷고..

이색적인 그림에 걷는내내 `대단하다~`를 연신 중얼거린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생각..

지금 내가 걷고있는 이 `잔도`를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목숨을 앗아갔을까?

 

 

 

기기묘묘한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신들이 신었다던 신발모양에서부터,여우가 닭을 잡아먹으려는 모양,

세마리용이 하늘로 솟구쳐오르는 모양,손가락모양,여인네 젖가슴모양등등..

걷는내내 신선이 사는듯 신비로운 느낌이 들게 만든다. 

 

 

 

 

 

 

 

삼청각

 

삼청산은 도교의 발원지란다.곳곳에 그 흔적을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다.

노련한 가이드분이 감사하게도 일정에는 없었던 `삼청각`코스를 끼워넣으신다.

딱 아홉명만 단출하게 움직이니,이런 행운도 있다.

 

이번 여행멤버들은 가히 환상적이다.

나이도 비슷비슷한데다,산행력들도 비슷비슷해서 일사불란하게 착착 움직인다.

식성도 비슷한거같고,술 좋아하는것도 비슷한거같고,하물며 이동하는동안 배변시간까지 비슷비슷하니,

허비하는 시간이 하나도 없이 알뜰살뜰하게 잘 쪼개쓰게 된다. 

여행길에서 이또한 최고의 행운이다..

  

 

 

 

 

 

크게 한바퀴 삥~돌아 다시 코부라바위에 도착한다.

케이블카타고 내려오는동안까지도 산위의 풍광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삼청산의 선경에 취해,밥먹는시간 물마실시간도 아까워 그냥 건너뛰고,꽉 채워 꼬박 6시간을 걸었다.

그제서야 먹게되는 점심밥은 다 꿀맛이다.

한식으로 나오긴 했지만,중국음식 특유의 향과 느끼함을 전혀 느끼지 못할만큼 입에 착착 붙는다.

거기에 식사하면서 곁들인 100년역사를 자랑하는 칭다오맥주는 뭐라 표현할 수 없을만큼 죽음이다..

 

 

삼청산의 비경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황산시로 이동한다.

예상시간보다 2시간정도 남아 황산시 명청 옛거리구경에 나서고,자유시간도 주어진다.

입구에서 뜀박질도 해보고,길거리음식도 사먹고,리어커에서 파는 망고도사고,내일 황산에서 먹을 사과도사고..

과일값이 얼마나 싼지 열개가 넘는 망고가 만원밖에 안된다.

한자리에서 세개나 뚝딱 해치운다..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남들 따라서 덩달아 전신맛사지를 받는데,

운좋게(?) 무진장 다부지게 생긴 젊은 마사지사가 나한테 걸린다.

2시간가까이 얼마나 야물딱지게 주무르고 비비꼬고 눌러대는지,

십년묵은 체증까지 다 내려갈 정도로 온몸이 날아갈 듯 개운해진다.

 

오늘저녁은 특별식을 먹어보기로 의견을 모은다.

산해진미가 순서대로 나오기 시작하고,테이블 돌려가며 정체모를 음식들맛을 음미하는데,

다 먹고나니,엄청 맛나게 먹었던 음식이 개구리 뒷다리란다.ㅎ 

 

신바람나게 보낸 황금같았던 하루가 저문다. 

오늘밤은 신들이 신었다던 그 신발을 신고,코부라바위에 올라앉아 하늘로 솟구쳐오르는 세마리용을 감상하며

신선이 되는 꿈을 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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