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방태산 아침가리골(강원인제)

산행일 : 2011년 8월 20일

산행지 : 아침가리골

산행코스 : 방동약수-조경동계곡-아침가리골-갈터마을

산행이야기:아침가리골은 그 명성하나만으로도 언제든 가보고싶었는데,때마침 기회가왔다.여름다운 여름이 실종된채 한계절을 보내는 막바지에서 즐기는 고별의 계곡트래킹이다..

 

  

약속장소를 복정역으로 바꾸면서 30분의 여유가 생겼다고 꼼지락거리다가,

아침부터 눈썹이 휘날리도록 열불나게 뛰어 간신히 집합장소에 도착한다.

다음부턴 30분 덜 자더라도 동대문에서 타야겠다..

 

방동리에서 트래킹이 시작된다.

내 배낭속짐을 몽몽님배낭에 몰아넣고,카메라메고 몸만 달랑 움직이니,미안하긴하지만,좋긴하다.  

차가 다닐 수 있는 6킬로의 산길을 걸으며 깊고깊은 숲과 계곡이 있는곳으로 다가간다.

세잎쥐손이부터 분홍,노랑,흰색의 물봉선이 끝도 없이 계속 이어지고,숲은 점점 울창해진다.

      

저주받은 나의 튼튼한 다리를 보고는 생판 모르는 사람이`역도선수 아니냐`는 굴육을 당하고는

 의식적으로 뒤태를 신경쓰며 걷다보니,드디어 아침가리골이 시작되는 조경동다리다.

사진에선 다이빙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오늘은 눈에 안띈다. 

바닥까지 훤히 보일만큼 맑고 깨끗한 물,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음에도 자연 그대로의 신비감이 들고..

아침에 밭을 갈정도로 해만 잠깐 비치고 금세 져버린다는 `아침가리`라는 이름 그대로 그늘아래를 걷는다.

맘먹고 온터라 처음부터 풍덩풍덩 빠져서 하류로 내려간다.

  

 

 

 

 

딱히 정해진길이 없이,계곡을 넘나들며 오솔길을 걷다가 물길따라 풍덩거리며 걷는다.

급한 용무도 물속에서 단번에 해결하고,등산화도 자동세척되니,여러모로 즐거운 트래킹이다.

여기 머물러있는 시간..누구랄것도없이 자연스레 동심으로 돌아간다.

깊은 소(沼)를 향해 몸을 던져 다이빙을 해도,폼잡고 배영을해도,

나처럼 헥헥거리며 개헤엄을 쳐도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으니..

다 큰 어른들이 편먹고 물싸움까지 하면서 `하하호호`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풍덩거리는 횟수가 많아지고,숲으로 난길을 마다하고 일부러 물속으로 빠져서간다. 

 

 

 

 

 

솔맨님이 이렇게 물만난 물고기마냥 다이빙하며 놀때까지는 무진장 좋으셨을꺼다.

근데,그 즐거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바위위에 기묘하게 자리잡은 소나무를 찍으시다가,대포카메라와 함께 그만 풍덩~하고 입수하고만다.

속으로는 킬킬거리고,겉으로도 노골적으로 킬킬거리고...

그동안 근근히 연명해온 카메라의 운명이 부디 이번엔 장렬하게 전사하기를 바라고 또 바래본다..ㅎ

 

 

 

 

 

 

 

 

 

 

갈터마을로 들어서는 마지막 강을 건너면서도 아쉬운마음에 또한번 풍덩거리며 놀다가

 `신선골`이라는 음식점으로 향한다.

물장구치고 미친듯이 놀고 난 후라,이것저것 넣어 비벼먹는 비빔밥이 꿀맛이다.

피터팬님빽으로 공짜로 막걸리까지 한사발 마시니,세상 부러울거 없다...

 

계곡트래킹구간이 좀 더 길었음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긴 날이었다...   

 

'산행이야기 > 산행(2009~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서울/경기의정부시)  (0) 2011.08.29
선자령(강원강릉)  (0) 2011.08.22
금정산(부산)  (0) 2011.08.16
설악산(설악골~가야동계곡)  (0) 2011.08.13
중국 황산  (0) 201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