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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선자령(강원강릉)

산행일 : 2011년 8월 21일

산행지 : 선자령

산행코스 : 대관령휴게소-양떼목장-국사성황당-선자령-국사성황당

산행이야기:선자령의 여름꽃을 만나러간다.이맘때면 꽃잎이 제비꽁지처럼 생긴 귀하신 제비동자꽃과 작은애기부처님 애기앉은부채를 만날 수 있으리라..시기가 한참 이르긴 하지만,덤으로 한미모하는 물매화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나선다..      

 

우리는 대관령휴게소에 내리고,꽃산행이 내키지않은 두 남자는 괘방산으로 향한다.

초입부터 갖가지 꽃들이 발길을 붙잡고,

파란하늘과 풀내음풍기는 향긋한 바람속에서 꽃과의 설레는 만남이 시작된다.

습지에 푹푹빠지며 스릴있게 제비동자꽃을 만나고,

애기앉은부채와 함께 누워 뒹굴다가,

금꿩의다리도 찐하게 만져보기도 하며 숲속의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며 시간가는줄 모른다.

 

언제봐도 투명한 수채화를 떠올리는곳,양떼목장이 철창너머로 들어온다.

평화로운 풍경속에 들어있는 하늘과 초원과 사람들에게 한동안 눈을떼지 못하다가

한참이나 앞서가신 두 분을 만나기위해 서두른다.     

 

 

 

 

 

접선장소인 전망대를 한참이나 지나쳤다.

혼자 떨어져 냅다 달리다보니,정상 800m를 남겨둔 지점이다. 

안개속에 갇혀버렸다.하필 햇살까지 쑥 들어가버리고 안개는 야수처럼 몰려와 공포스런분위기를 만든다.

나의 심각한 길치와 방향치는 이미 만천하에 뽀록났지만,

예리한 눈썰미를 가진 펭귄님도 지나쳤던 `산외`와,

오매불망 그리던 `금꿩의다리`를 찾아내 주가가 올라간 상태에서 사고(?)를 친터라,

쥐구멍을 찾고 싶을정도로 완전망신살일세요...  

이선수님과 연락하며 다시 내려와 블님들과 접선하게된다.

 

 

 

올여름내내 풍미했던 레테님의 묵밥을 올해 마지막으로 먹고나서,정상으로 향한다.

 작년에 봤다던 그 지점에서 시기도 아닌 물매화를 찾아보겠다고

왔다리갔다리하다가 운동만 실컷하고 드디어 드넓은 초원앞에 선다.

레테님은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라 하시고,

펭귄님은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자연과 하나가되어 아예 드러눕고,

나는 망아지처럼 풀밭을 휘젓고 다니고...

윙~윙~소리를 내며 돌고도는 팔랑개비 아래서,

미친듯 넘나드는 안개의 움직임을 보며 다들 도대체 갈 생각을 안한다.  

 

 

 

 

 

선자령

 

 

속새와 계곡물을 단서로 5인의 수색대가되어 눈빠지게 물매화를 찾아보지만,

결국 물매화발명(?)은 수포로 돌아가고,

모든건 때가 있고,그 때가 될때까지 서두르지말고 기다려야한다는것을 값진 교훈으로 남긴다.. 

숲으로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을 감상하며 무리지어 피어있는 꽃길따라 국사성황당으로 내려온다.

괘방산행에 해수욕까지 즐기며 하루종일 찐한 데이트를 하고 오신 솔맨님과 몽몽님과 합류해

오삼불고기먹고나서 서울로 온다..

 

갈수록 중독성있는 여름선자령이다.

드넓은 초원은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고,

거기서 불어오는 바람은 온몸을 톡톡쏘며 사이다맛이 난다.

우거진 숲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아가피부처럼 부드럽다.

다시 또 내년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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