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1월 14일
산행지 : 삿가북계삼산행코스 : 춘천댐-삿갓봉-가덕산-북배산-계관산-삼악산-의암댐
산행이야기:두해전 몽덕산에서 계관산까지 잇는 산행을 한 후,거기서부터 10여킬로를 더 가야하는 삼악산은 늘 풀지못한 숙제였는데,드디어 그 숙제를 풀 기회가 왔다.엄두를 못내시는 이선수님을 끌어들이기위해 일단은 계관산까지만 간다고는 했지만,내가 삼악산까지 무조건 이을꺼라는건 삼척동자도 눈치챘을꺼다.
춘천댐 매운탕골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늘 처음 30분이 힘들지만,오늘은 유난히 몸이 더 무거워 삿갓봉오름길부터 맨뒤에서 헤매며 올라간다.
아침먹으면서 반주로 곁들인 막걸리가 자꾸 꺽꺽대며 올라오고,그 막걸리가 땀이되어 뚝뚝 떨어진다.
겨울날씨답지않게 엄청 포근한날씨..내의는 왜 입고와서 더 뒤뚱거리게 만드는지..
약한모습보여봤자 먹혀들지도 않을터..리듬을 찾을때까지 찬찬히 오른다.
정작 오늘의 복병일줄 알았던 이선수님은 첫끗발이 상쾌하시다.
삿갓봉
삿갓봉도착..
이 부근산에 정통하신 산고파님이 멀리보이는 산군들을 설명하신다.
`해산`에대한 웃지못할 에피소드와함께...
두번째..가덕산은 쉽게 접수한다.
정상석이 자빠져있어 어떻게든 세워보려고 애를 써보지만,
변강쇠가 와도 못세울꺼라고 이내 포기를 하는 세남자...
저멀리 하얗게 뒤덮힌 화악산과 응봉을 뒤로하고 북배산으로 가기전,
족발에 고들빼기김치곁들인 막걸리타임을 갖고나서 북배산으로 향한다.
북배산 867m
방화선따라 쭉 이어져있는 길은 언제봐도 이색적이다.
가야할길과 걸어온길이 하얀가르마를 가른듯 그려져있다.
날씨가 미쳤나?
겨울날씨가 뭐이래..땀이 골을타고 줄줄 흐르고,목도 무진장 마르다.
점심먹기엔 좀 이른시간..과일로 목만 축이고 계관산까지 가보기로한다.
매인지? 독수리인지?
북배산 조금지나 너른공터위로 새한마리가 빙빙돈다.
삼악산까지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듯하다.
싸리재
싸리재에서 계관산으로 오르는길..
완만해보이는 오름길이 너무 힘들다.
먼저 산등성에 올라 나를 내려다보는 두 사람이 무지 얄밉고,애써 외면하며 힘들게 계관산오르막을 기어오른다.
계관산
1시20분..
오우..이렇게 빨리 여기까지 오다니...
이렇게되면..이제 삼악산까지 가는건 기정사실화되는셈...
만의 하나라도 이선수님이 개곡리나 명월리로 내려가신다고 할까 조바심이나서,
일부러 오버해서 궁댕이 토닥거려주며 `잘했다 잘했다`를 반복하며 바람잡이가되어 분위기를 몰아가고..
작은촛대봉부터 삼악산구간은 나중에 함께가자시며 꼭 남겨두고 오라고 아리언니가 당부하셨는데...
이건뭐..앞장서서 바람잡고 있으니...ㅎ
아예 삼악산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작은촛대봉아래 점심자리를 잡아버렸다.
1시간도넘게 푹~~쉬며 먹고 마시고..
갈길이 먼터라 든든하게 먹고 또 먹어둔다.
삼악산 용화봉까지 8킬로..호반의 도시 춘천시내가 손에 잡힐듯 보인다.
의암호도 보이고,봉의산도 보이고...
추억속 봄내(春川)의 곳곳이 다 머릿속에 그려진다.
강대후문` 저문강에삽을씻고`에서부터 공지천 숙자네집 포장마차까지..
석파령
오후의 늦은햇살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이제 용화봉까지는 2.8킬로밖에 안남았는데,이미 와보셨던 산고파님은 한숨쉬며 징글징글하게 쳐다보신다.
지금부터가 최대의 고비가 될듯..
뭐..어떻게든 오늘안으로는 가게 되겠지...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만..올라도 올라도 용화봉은 못오를거 같다.
청운봉 지나자 해가 넘어간다.
붕어섬이 보이는걸보니 이제 거의 다 온거 같은데 바로 코앞에 보이는 용화봉은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랜턴을 켜고 힘겹게 오른다.
불수사도북,삼관우청광 그리고 삿가북계삼..어찌하여 다섯글자 채우는일에 불이 붙어서리..이 고생을..
고전끝에 세번 악악거리며 도착한 삼악산...
여기서 춘천시내의 야경을 보게 될 줄이야....
솔맨형님이 마지막까지 아껴둔 막걸리를 딸기와함께 한잔씩하고나서,정양사로 내려선다.
산고파님이 앞장서시고 그 뒤로 졸졸졸졸 네개의 불빛이 따라간다.
하산길로 접어들면 좀 수월해지는가했는데,밤길이라 바로발밑에 보이는 의암댐은 쉬이 닿질 않는다.
춘천댐을 출발한지 11시간 30분만에 드디어 도착..
다들 무사히 살아돌아오면서,
산고파님 감독아래 이선수님을 주인공으로 한 한편의 산악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다같이 뜨거운 박수~~~
카니발이 세워져있는 의암댐닭갈비집을 향하는 발걸음이 뿌듯~~하다...
물빛에 아른거리는 가로등불빛도 참 예쁘게 반짝거린다..
산길이 늘 그렇듯...
힘든생각은 또 까맣게 잊고,
눈내린 어느날..또 그길을 걷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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