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째날 (2012년 1월7일~8일)
(세석대피소-장터목-천왕봉-장터목-백무동)
밤새 추위에 떨다가 간신히 새벽녘에 잠들었는데,왕왕거리는소리에 깨어나니 5시..
슬슬 준비하고 나설 준비를 한다.
어제에이어 오늘도 일출의 순간을 볼 수 있을거같은 좋은 예감이다.
취사장으로 가면서 올려다 본 하늘엔 별이 총총하다.
누룽지미역국을 끓여먹고 난 후,여유있게 촛대봉을 오른다.
여명이 튼다.
산정에서 맞이하는 아침이라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다.
어쩌면..이 특별한 느낌이 주는 중독성때문에,집에가면 또다시 배낭을 싸고
또 힘든여정을 시작하는지도 모르겠다.
연하선경길을 통과한다.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는 아침빛은 여전히 아름답고,날씨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포근하다.
지리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반야의 궁댕이는 육감적으로 솟아있고,
저멀리 덕유산까지 조망되는 환상의 날씨지만,혹독하게 몰아치던 지리의 겨울바람이 좀 그립긴하다.
눈내리고 칼바람부는 어느날..또한번 걸어봐야지...
장터목대피소
정겨운 장터목대피소..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묵은곳이 아닌가싶다.그만큼 잊지못할 추억도 많이 서려있고..
마당한켠에 배낭 모아놓고 천왕봉을 오른다.
제석봉
걷기좋은길..
고사목이 운치있게 서있고,그 너머로는 산그리메가 겹겹이 쌓여있다.
어느날 불현듯 이 길이 생각나곤했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눈꽃과 어우러진 운해를 본 적이 있다.
또 언젠가는 구절초 흐드러진 하얀 꽃길을 걸었다.
그리고 또 언젠가는 한치앞도 안보이는 안개속을 산책했다.
이 길은..늘 떨치지 못하는 유혹이라 지금 또 이 길위에 있다..
천왕봉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온다,
오늘점심메뉴는 매콤한 사천짜장에 뜨끈한 어묵국..
산에서 먹으면 뭔들 안 맛있을까마는..이 짜장면은 정말 맛있다.
이제..하산이다..
백무동도착...
세 분은 4시버스타고 동서울로 포항으로 각각 떠나시고,
뒷끝이 아쉬운 나머지 사람들은 식당으로 이동한다.
그리고..옆테이블에서 만난 어느 산님의 기막힌 하소연...
그 하소연속의 웬수같은 주인공이 바로 우리일행중 한명임을 알고는 다들 배꼽을 잡고...
어젯밤 세석대피소 2호실 2층에서 발생한 사건(?)하나가 식당안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또하나의 즐거운 에피소드를 만들며 1박2일의 지리종주길을 마무리한다....
돌아서도 지리산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