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1월 17일
산행지 : 한라산 1950m
산행코스 : 성판악-진달래대피소-동능정상-관음사
산행이야기:겨울한라산이 끝내준다던데...구름위를 걸어다니고,수백 수천그루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서있고,마치 만화에나오는 스머프마을과 비슷하다던데...백록담은 그 어느계절보다도 더 신비로워서 애국가가 절로 나온다던데...어디한번 가보자..
12시이전에 진달래대피소까지 도착하기 위해 부지런히 걷는다.
물마시고싶어도 꾹꾹참고,배고파도 꾹꾹참고,오줌마려운것도 꾹꾹참고..
산길이 고속도로라 걷기도좋고,혼잡하지않아 좋기는한데,
시간에 쫓기다보니 마음이 안절부절하며 조바심이 난다.
진달래대피소
출발한지 딱 2시간만에 도착한다.다행히 40분의 여유가있다.
이제서야 한시름놓고,사발면두그릇을 세팅해놓고 두 분을 기다리는데,
얼마지나지않아 금새 도착하신다.오우~언니의 놀라운 산행력...
과도하게 걱정하는 몇몇분의 블벗들께 뽄대를 보여줘야한다고 하시더니만,
과연..그 걱정과 우려는 괜한노파심이었음을 증명하신다.
지금부터 펼쳐질 한라산의 하일라이트구간을 기대하며,사발면을 잽싸게 먹어치우고나서 또 서둘러 오르는데..
어째 하늘이 심상치않다.
점점 회색빛으로 바뀌고,가는눈발까지 흩날린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살짝살짝 보여지는 파란하늘을 보며 곧 짱짱하게 하늘이 열릴꺼라는 희망을 갖는다.
하늘이 열리기는커녕 점점더 구름속에 갇혀버린다.
앞은 보이질않고,뒤도 보이질않고,눈꽃은 눈씻고봐도 찾아볼래야 볼 수도없고...
이건 아니잖아~~이건 아니잖아~~
한라산 동능정상
울고싶어라~~울고싶어라,이 마음...
구름위에서 신선놀음할꺼라는 꿈은 한낱 꿈이었을뿐..
그나저나 백록담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분명 이 나무울타리너머에 있을텐데...아무것도 아무것도 안보인다..
이 상황에서 눈치없게 실시간으로 메세지 날리시는 이선수님...
실시간 cctv화면으로보니 안개가 자욱하다는둥,삼각봉까지 계속 안개로 차있다는둥,가슴이 찢어진다는 둥둥...
그래도 혹시나 걷힐까싶어 기다려보지만..참 변함없는 야속한날씨..
추운데 그냥 내려가자..흑흑...
한라산이 이렇게 나를 거부하는구나~
백록담을 뒤로하고 북능으로 내려서면서..
`이런날씨도있고 저런날씨도있지 뭐..`하다가,`오늘 날씨 참 운치있고 우아하네`하면서 애써 위로해보다가,
서로 얼굴보고 실실거리고...깔깔거리고...우리셋다 완전 실성해버린다..ㅎ
그리고..잠깐 열린 풍광에 오버하고 마구 열광하며 연신 카메라를 눌러댄다.
요만큼 보여준것만해도 하느님 부처님 감사합니다하면서....
오늘 처음으로 탄성이 나오는 멋진풍광과 마주한다.
멀리서 비행기타고 온 중생들이 하도 불쌍해서 이렇게라도 보여주는가 보다.
과일한쪽씩 먹으며 잠시 머문다.
삼각봉대피소
아래로 내려올수록 안개는 한술더떠 아름다운 탐라계곡도 싹 가려버리고,
관음사로 다 내려올때까지 안개는 걷히지 않는다.
다 내려오니,아까전까지 비가 왔었단다.
또 한번 위로한다.비안맞고 산행한것만도 천만다행이라고...
아쉬운 산행을 마치고나서,펭귄님이 안내하시는 도새기샤브샤브집으로 이동한다.
돼지고기를 샤브샤브해먹는다고?? 무슨맛일까?
거~~하게 한상 차려진다.
참치에 육회에 산삼배양근에,전복에 버섯에...도대체 가짓수가 몇개야??
배부르게 먹고 또 먹고나니,그제서야 오늘산행으로 헛헛했던 마음이 꽉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글쎄..이 모든 음식을 펭귄님이 쏘신다...땡큐,펭귄씨~~
오늘 산행복은 지지리 없었어도 먹을복은 있구나~~
이선수님이 우리를 위로하신다며 휴대폰으로 보내주신 쿠폰으로 핫쵸코한잔씩을 참 떨떠름하게 마시고나서,
9시 05분비행기로 서울로 날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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