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2월 16일
산행지 : 비학산 454m
산행코스 : 승잠원-암산-은굴-비학산-장군봉-매바위-초계리
산행이야기:오늘은 언니랑 광덕계곡으로 봄마중가기로 한 날..
연일 계속되는 포근한 날씨에 어여쁜 봄꽃이 고개를 내미고 있을것만같다..
때마침 불어온 한파...집을 나서긴 했지만,암만 생각해도 정신나간 짓인거같다.
절기를 거스를 수 없다고는하나,이 추위에 꽃이 나올리가 만무하다.
혹시라도 우리처럼 정신나간 꽃이 있으면 모를까..
천만의 콩떡 만만의 콩떡같은 깜찍한 발상은 언니를 만나자마자 딱 접고,
이왕 나온김에 산행이나 하자싶어 파주에 있는 비학산으로 방향을 튼다.
초계탕뒷뜰에 있는 등로로 접어들자마자 얼마안가 정자가 세워져있는 암산에 도착한다.
한동안 줄기차게 눈길만 걸었더니,폭신한 흙길이 참 걷기좋다.먼지 풀풀나는것만 빼고..
삼봉산 1봉
은굴
소풍온듯 찬찬히..이바구 나누며 느릿느릿 발을 내딛는다.
그렇다고 쉬운길만 있는것도 아니다.
땀이 흐를만큼의 은근한 경사도 오르내리고 자갈거리는 돌길도 걷는다.
낭랑한 새소리가 들리는걸 보면 봄이 코앞에 오긴한거 같은데,바람이 제법 차다...
비학산 454m
장군봉삼거리에서 비학산으로 내려서고 나무데크에 도착하자 저 아래 직천저수지가 보인다.
날바위로 조금 진행하다가 되돌아 다시 장군봉삼거리에서 장군봉으로 진행한다.
장군봉 400m
오늘 걸었던 길 중에 가장 조망이 좋은 전망대를 들렀다가 매바위로 향하는데..
순간 사면에서 나타난 짐승..멧돼지가 틀림없다.
후둑후둑거리며 나를향해 돌진하고..
걸음아 날살려라 줄행랑을 치며 뒤에계신 언니한테 안겨 자세를 낮추라 소리치고..
혼자 멧돼지밥이 될까 두려워 죽을힘을 다해 언니 팔목을 부여잡는다..일명 `물귀신작전`..
얼마 후,그 짐승이 멧돼지가 아니고 개였다는 걸 알아내고..
그 잠깐동안 보여줬던 나의 황당한 행동이 하도 우스워서 둘이서 배꼽을 잡는다..
자고로..사람은 위급한상황에서 본성이 나타난다더니만..
침착하게 상황을 주시하는 언니와는 달리,온 산이 떠나가라 소리치며 호들갑을 떨었으니..
그것도 혼자는 못죽겠다고 멀쩡한사람 옷자락을 부여잡고 설쳤으니 원..
매바위
매바위에 올라 오늘 걸었던 길을 쭉 살펴보고,하산길로 접어든다.
근린공원 2.3킬로..초리골 0.4킬로..
요리갈까 조리갈까 하다가,들머리였던 초계탕집과 연상되는 단어 초리골로 내려간다.
마을에 당도하니,있어야 할 초계탕집은 안보이고 시골농가들만 있어 방향을 종잡을 수 없다.
한번 와보셨던 큰S님께 도움을 구하니,과도하게 설명을 하시며 얼마나 뿌듯해하시는지..
전화기너머의 그 흐뭇하신 얼굴은 안봐도 비디오고..
일부러 길모르는척하고 기(氣)한번 세워주라던 엔젤리님의 부탁을 본의아니게 들어준 셈이 되었다..
회룡역에서의 뒷풀이..
쌈박한 산행으로 기분이 좋아서였을까? 술이 자꾸 술을 먹기 시작한다.
딱 기분좋게 1차에서 끝내면 좋은데,술자리가 어디 그런가..
또 한사람을 불러내 2차 3차로 이어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노래방 조명이 뱅글뱅글 돌고..하늘도 뱅글뱅글 돌고..
전철은 중간에 가다가 멈추고...
벤치가 우리집 안방인줄 착각하고 대자로 뻗어 별을 헤고 있다..
`떡은 사람이 될 수 없어도 사람은 떡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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