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춘삼월에 눈이 내렸다.
창문 너머엔 지난겨울내내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하얀고깔쓴 도봉산이 유혹한다.
가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어쩌랴~~
아직도 이넘의 다리가 말을 듣지 않으니...여전히 그림의 떡..
축령산으로 향했다.
혹시라도 눈속에서 올라온 복수초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야물딱진 꿈을 안고....
와~~~백봉산이 하얗다..
천마산도 하얗다..철마산도 주금산도..
천마지맥이 영락없는 히말라야의 어느 고봉처럼 신비스럽게 우뚝 서있다..
생각할수록 이넘의 다리가 웬수다..
오늘같은날은 꽃이고뭐고 저 산들을 걸어야하는데...흑흑흑...어쩌다 내처지가 이렇게 됐는지..
몽몽님이랑 기동이 아저씨는 날버리고 축령산을 오르신다.
서리산까지 인심 팍팍 써서 4시간 30분을 드리면서,적어도 4시까지는 주차장으로 오시라하고,
혼자서 처량하게 축령산과 서리산을 가로지르는 절고개를 임도따라 걷는다.
꽃?
미치지않고서는 이 깊은눈을 뚫고 나올리가 있나..
한무더기의 진사님들이 소득없이 내려오는걸 보고는 진작에 포기하고 그냥 걷는다..
눈속에 핀 꽃대신 춘삼월의 눈꽃을 만끽하며...
마냥 올라갔다가는 내려갈길 답이 안나올거같다.
앉은부채만 만난 후,얼마못가 터벅터벅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아직 1시도 안되었는데...4시까지 뭐하지??
마땅히 눈바람을 피할곳도 없는데...
얼굴에 철판깔고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쉬어갈곳을 청하니..
뜨끈뜨끈한 온돌방이 있는 사무실로 안내하고...
거기서 도시락까먹고 커피한잔 얻어마시고나니 잠이 솔솔~~
내얼굴이 무기인데,설마 누가 업어가지는 않겠지싶어 아예 드러누워 몽몽님이 하산할때까지 팔자좋게
꿈나라로 빠진다~~~
집으로 오는길..
그 많던 눈이 어디로 갔을까 싶을정도로,3월에 내린눈은 그야말로 `봄눈녹듯`사르르 사라져버렸다...
산길을 마구 쏘다닐 나의 봄은 언제쯤 올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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