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5월 28일
산행지 :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코스 : 설악동-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신선대-희운각-천불동계곡-비선대-설악동
산행이야기:일편단심 산으로 향한 마음은 어제의 피로마저 다 잊게하고,새로운 에너지를 저절로 만들어내는가보다.몇시간 안잤는데도 새벽에 일어나니 가뿐하다.안개비내리는 설악동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몽몽님이 마누라 등살에 꾸역꾸역 내려오시긴 했지만,오늘산행이 영 내키지 않으신가보다.
날씨가 어떻네 배가 아프네 하시며 자꾸만 피해나갈 궁리만 하고
비선대까지도 저만치 뒤처지며 세월아네월아 반보씩 시위하며 걸어오신다.
결국은 가니마니 하다가 산행을 접으시고..이웃 잘못만난 죄로 솔맨형님만 오늘도 끌려오신다.
안개비는 추적추적 내리고..마음은 심란하고..등로는 미끄럽고..
땀과 빗물이 뒤섞여 등골을 타고 흐른다.
산길을 오를수록 숲속의 싱그러움에 젖어들고,
안개내린 숲길의 분위기에 빠져들어 마등령까지 수월하게 도착한다.
몽몽님이 공수해오신 장수막걸리에 어제 한시간도 넘게 줄서서 기다렸다가 사온 속초 중앙시장 닭강정...
완!전!꿀!맛!
마등령지나 공룡능선으로 접어들어도 비는 그쳤지만 안개는 걷히지않는다.
하루종일 안개속을 헤매다 내려가겠구나 하고 조망일랑은 일찌감치 마음접고,
오늘의 목적인 솜다리 찾는일에만 열중하고,
작년에 봤던 지점에 이르니 어김없이 바위틈에 예쁘게 피어있다.
솔맨형이 제발 꽃만보고 무턱대고 바위위로 올라가지좀 말라고 얼마나 귀에 못이박히게 주의를 주시는지..
하기사 작년일을 떠올리면 그러실만도하지..
저만치에 있는 꽃을보기위해 무작정 바윗길을 올랐다가 오도가도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바위에 달라붙어 달달달 오토바이탔던 안좋은기억이 있다.
바위틈에 핀 솜다리와 금강봄맞이,난장이붓꽃을 담으며 한참을 시간을 보내다보니,
슬슬 햇살이 번지면서 안개가 걷힌다.
에델바이스(솜다리)
(금강봄맞이)
(난장이붓꽃)
봉우리를 넘지못하고 한쪽으로 안개걸친 모습이 멋드러진다.
꽃봐야지 풍경봐야지 바쁘다 바뻐~~~
바위에 달라붙어 솜다리 찍느라 시간을 꽤 많이 보내고,
1275봉을 향해 올라치는데..완전죽음이다.
아마도 이 구간이 가장 고된구간이 아닌가싶다.
땀범벅이되어 헥헥거리며 오르니 형님은 벌써 바위위에 올라 왠 찍사아저씨랑 대포를 겨누고 계시고..
대청봉이 섬이되어 둥둥 떠있다며 어서오라 소리치지만 발은 안떨어지고.. 에구 죽겠다~~
과연..대청봉이 사알짝 구름위로 솟아있고,
그 아래 무슨무슨 봉우리들도 섬이되어 안개속에서 보였다말다를 반복한다.
금강산도식후경이라..몽몽님이 야물딱지게 준비해주신 점심을 먹으며 쉬어간다.
기왕에 보여주는거 화끈하게 싹벗고 다 보여주기를 바래보지만,
안개를 이불삼아 고개만 내밀뿐 마음만 감질나게 만든다.
점심을 다 먹어도 걷힐기미가 안보여 더이상 지체할 수 없어 1275봉을 내려선다.
대청봉아래 안개바다가 흘러내리는 풍경과 마주한다.
골따라 안개가 폭포처럼 흘러내리고 바람은 또다른 안개를 몰고와 아예 대청봉을 삼키기도 한다.
그 누가 이런 그림을 연출할 수 있을까..
설악의 위용을 다시한번 실감케한다.
신선대
마지막조망처가 될 신선대에 올라서니 하얀세상이고..
우리가 지나왔던 1275봉만 동동 떠있다.
골짜기에 흐르던 구름층도 여전히 두껍고..
이쯤되면 누구나 가져보는 생각 하나..저 구름위로 사뿐히 내려앉고싶은 생각..
황홀한풍경이 펼쳐지는 신선대에서 신선이되는 꿈을 꾼다..
몽몽님이 딱 10시간 주시며 3시까지 내려오라 하셨는데,그 시간맞추기는 이미 글렀다.
되지도않는 꽃찍는답시고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
나 기다리느라 형님이 속꽤나 터지셨을듯..
신선대를 내려서며 시계를보니 1시 30분..
이왕 늦은거 좀 더 기다렸다가 속초앞바다까지 보고가자하니,형님은 들은척도 안하신다.
희운각삼거리엔 비가 내리고있다.
등로가 젖어있는걸보니,숲길은 하루종일 이런날씨였던거같다.
또다시 새벽과 마찬가지로 안개를 헤치며 걸어내려간다.
빠른걸음으로 천불동계곡을 내려오니,비선대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아랫녘은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는걸보니,
아마도 우리가 구름위에서 놀다 왔나보다.
연이은 이틀간의 산행으로 몸이 꿉꿉하고 꼬락서니도 하도 꾀죄죄해서 어여빨리 집으로가고 싶은데,
남의속도모르고 몽몽님은 뭐하나 보여주겠다며 속초 아바이마을로 끌고가신다.
갯배타고 들어가 아바이순대먹고 아바이마을 한바퀴 돌고나서야 서울로 출발한다.
타자마자 완전 곯아떨어졌다..
설악속에 파묻혔던 이틀간의 여정..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고,또다시 그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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