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5월 20일
산행지 : 연인산~명지산
산행코스 : 백둔리-소망능선-연인산-아재비고개-명지산-익근리
산행이야기:차츰 예전의 컨디션으로 돌아가면서 산에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먼지와 사람들한테 시달릴 각오하고 흐드러진 철쭉찾아 떠나볼까하는 마음도 잠시,꾸준히 산길을 이어걷고싶은 마음에 연인~명지산으로 나선다.
어제마신 술후유증으로 산행의지가 전혀없는 두 분을 보니 오늘산행길이 좀 걱정이 된다.
몽몽님은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 화장실을 들락날락하셨고,
솔맨형은 6시약속시간도 잊고 집앞에가서 깨워서야 후다닥 튀나오셨고...
당연히 조금이라도 짧은 소망능선을 택한다.
(잣나무포자)
5월의 숲길이 참 아름답다.
초록으로 물들기 바로 직전의 때깔도 예쁘고,바람결에 연둣빛 잎사귀들의 하늘거림도 싱그럽다.
잣나무숲길지나 삼거리능선에 닿기직전..여전히 두분의 산행의지는 제로다.
알콜이 육수가 되어 줄줄 흐르고 눈은 때꽁하시고 `힘들다 힘들다`를 입에 달고계시고..
(금강애기나리)
(풀솜대)
샘터에 들러 물한사발씩 들이키면서 참 괜찮은 비박지하나 점찍어둔다.
올들어 처음으로 떠나는 비박지는 어디로 정해야하나?하면서 행복한 고민도 해본다.
(참꽃마리)
연인산 1068m
오늘부터 철쭉제가 열린다더니..도대체 연인산철쭉은 다 어디로 간걸까??
다른곳의 철쭉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싱싱하고 풍성하다더니만,이곳만은 예외인거같다..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길 빌며 후다닥 정상을 내려선다.
행여라도 두 분의 마음이 변하여 하산하자고 할까봐 노심초사하며...
(꿩의다리아재비)
이제..알콜을 뺄만큼 빼셨는지 앞서가는 두분의 발걸음이 좀 가벼워보인다.
아재비고개까지 슬금슬금 걷기만하면 되는길..
숲길을 만끽하며 각자 침묵하며 걷는다.
아재비고개지나니 밥시간이다.
돗자리 두개 널찍하게 펼쳐놓고,이것저것 넣어 양푼비빔밥을 준비한다.
어제 고양산에서 내려오면서 뜯은 미나리도넣고 취나물도 넣고...
오늘은 `술없는 날`..
술담당 형님이 늦잠을 주무신 이유도 있지만,
당분간 술은 꼴보기도 싫다시며 막걸리가게를 쿨하게 패쓰했는데,
더도덜도아닌 딱 막걸리한잔이 아쉽다..
하늘에서 산고파님의 그 술가방이 뚝딱하고 떨어졌음 좋겠는데..
아쉬운대로 맹물을 따르며 건배~~
(당개지치)
밥먹은지 한참지났는데 도무지 갈 생각을 안한다.
코까지 곯며 어찌나 달게 주무시는지 누가업어가도 모를정도다.
봄날같지않은 뜨거운 날씨는 점점 무르익어간다.
지면은 후끈거리고,능선은 그늘하나 없고..
진이 빠진다.
드디어 귀목고개와 이어지는 명지3봉에 도착했다.
명지1봉까지가려면 아직 2킬로정도 더 가야하지만,
그늘이많아 걷기가 좀 수월해진다.
명지3봉
지나온 길을 굽어보니 뿌듯하고,
가야할길을 올려다보니 까마득해보이고...
야호~~도착~~
정상바로아래 돌덩이에 앉아 끝까지 고전하며 올라오시는 두 분을 기다렸다가 함께 정상에 선다.
겨울에 눈속에서 신바람나게 걸었던 화악지맥에서부터 운해가 넘실거렸던 그 가을의운악산,
그리고 계곡전체가 금낭화로 가득했던 칼봉산등등..
밤새 얘기해도 모자랄 얘깃꺼리 많은 추억의 산들을 살펴보고나서 익근리로 내려간다.
장난아니게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니,계곡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그제서야 편안한 산행길로 접어든다.
계곡물에 발담그니,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고..
소금기 덕지덕지붙은 얼굴을 씻어내니,엄청 개운하고..
하루종일 땀에 절어있던 옷벗고 새단장하니,막 날아갈것만같다.
가평으로 나가는 막차를 기다리며 가평잣막걸리 한사발 들이키니,세상 부러울거 하나도 없다..
산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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