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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1~2구간 첫째날(성삼재~중산리)

산행일 : 2012년 6월 2일~3일

산행지 : 백두대간 1~2구간

산행코스 : 성삼재-노고단-삼도봉-연하천-벽소령대피소(1박)-세석-장터목-중산리(구간거리:33.36km)

산행이야기:연속 세번을 건너뛰고 오랜만에 백두팀과 합류한다.비박을 염두해두고 미뤄뒀던 백두대간종주의 출발점인 지리산구간..이쯤되면 연례행사처럼 한번쯤 걷고싶은 길이기도하니 때마침 잘되었다.

 

10시 30분..

다른때같으면 적어도 연하천은 가 있어야 할 시간인데,이제사 성삼재에서 출발하고 있으니..

갈길이 멀다.비박장소인 선비샘까지 가려면 빛의 속도로 달리고 달려야 할텐데 걱정이 앞서고..

 

우리조 3조는 열명이 움직인다.

대간팀에서 잘먹고 잘놀기로 소문난 팀답게 준비물또한 어마어마하다.

술은 일인당 주종불문하고 3병씩..삼겹살이 무려 8근..

그러니 다들 등짐들이 만만치 않다. 

 

올때마다 어둠속에서 불빛따라 걷다가 훤한 낮시간에 걸으니 좀 생소하기도한 노고단길을 오른다.

 

노고단대피소

 

 

 

복주머니난

 

하나를 버리면 몸과 마음이 편한데,늘 그 하나를 버리기가 어렵다.

그 넘의 욕심때문에...

오늘도 마찬가지..

노고단 오름길에 있다는 복주머니난을 보기위해 남들보다 훨씬 빠른걸음으로 죽기살기로 올라친다.

갈길이 아무리 멀어도 꼭좀 봐야겠다는 일념으로 삼거리에 배낭 버려두고 두 눈 부릅뜨고 노고단으로 향한다.

하늘도 감탄했는지 몇걸음안가 등로바로옆에서 복주머니난을 찾게 해주고,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갖게한다.

  

 

 

 

꽃길이 너무예뻐 조금만 더 노고단으로 올라가다가 중간쯤에서 다시 삼거리로 내려오니,

의리의 3조팀들이 기다리고 계신다.

이제..본격적으로 주능선에 접어들 시간..근데 이게 왠일..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천둥번개까지 쳐대고 후둑거리며 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별꼴이네그랴..

비에 젖으나 땀에 젖으나 어차피 젖을몸..몸보다 더 소중한(?)카메라랑 배낭만 단도리잘하고 비맞으며 걷는다.  

 

 

 

임걸령

 

벌써 밥시간..아울러 1차 주유시간..

족발에 막걸리한잔씩 마시며 한창 식사중인데,잠시 멈췄던 비가 또 쏟아진다.

날씨 참..개떡같구나~~~

 

 

 

삼도봉

 

45리터짜리 배낭안에 고작 침낭이랑 매트 그리고 옷몇가지뿐인데도 힘들어죽겠다며 업고가라 투덜거리니,

삼도봉만가면 멸종위기1급식물이 있다며 살살 달래주시는 형님들..

삼도봉엔 꽃은 없어도 파란하늘이 기다리고 있다.

저멀리 반야의 궁댕이를 보니,지난겨울의 추억이 되살아난다. 

일출과 운해가 참 장관이었는데..

 

 

 

 

화개재

 

 

까무러치기 일보직전인 상태로 토끼봉 헬기장에 도착한다.

불빛따라 밤길을 미친듯 걸을때는 몰랐는데,대낮에 걸으니 이렇게 힘들다니..

속속 도착한 팀원들도 더이상은 못가겠다며 다 뻗어버린다.

  

 

연하천대피소

 

3시가 넘었다.

햇볕이 내리쬐던 시간도 잠시 또다시 비구름이 몰려오며 우르릉쾅쾅거린다.

오늘의 폭탄 재성이형님이 도착하시면서 3조가 다 모이고..

오래쉴틈도없이 간식만먹고 로보트처럼 또 걷는다. 

 

 

 

 

 

벽소령대피소

 

도저히 가 닿을 수 없을것만 같았던 벽소령대피소에 왔다.

인간의 힘이란..정말 무궁무진함을 느낀다.

 

5시가 넘었으니 이미 통제시간이고..

선비샘근처 야영행위를 집중단속한다는 방송은 흘러나오고..

선비샘까지 간다한들 비때문에 비박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여기서 걸음을 멈춘다.

그렇다면 지리10경중의 하나인 벽소명월을 볼 수 있을까나??

볼 수 있으면 행운이고 아님 말구... 

 

 

 

 

벽소령마당에 진지를 구축하고,

드디어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저녁파티가 시작된다.

어쩌면 이 한끼의 즐거움을 위해 여기까지 죽을똥살똥 그렇게들 싸짊어지고 온 거나 다름없다..

우리팀의 실세 형임언니의 지휘하에 황보형님은 돼지고기수육을 삶고,

몽몽님은 밥짓고,땡칠이는 삼겹살굽고,

변따꺼님은 입으로만 한몫하시고,

나랑 솔맨형님은 홀짝홀짝 술마시고...

 

다행히 비닐깔고 바깥잠 잘 일은 피한다.

기계실옆 통로에 아홉자리를 마련해주시고,

끝까지 비박을 감행하겠다는 야생의 네분만 빼고는 다 잠자리가 확보된다. 

산장요금 7천원을 다 받는걸보고,누구는 기차도 입석요금이 있는데 좀 깎아줘야하는거 아니냐고는 했지만

빗속에서 노숙을 면한것도 감지덕지..

 

날이 저문다.

누울곳있고 먹을거 많으니 그 이상의 행복이 어디 있으랴~~~

또 한바탕 순식간에 비가 쏟아지면서 밥상은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타프아래서 얼굴맞대고 옹기종기 비피하며 있는것도 즐겁기만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어 노래까지 부르다 공단직원한테 한소리들어도,

땀내가 진동하고 코고는소리가 요란해도 흥겹기만한 이 밤..

 

내일의 산행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