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10월 3일
산행지 :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코스 : 백담사-영시암-오세암-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삼거리-천불동계곡-설악동
산행이야기:단풍철이 되자 다시 설악병이 도지기 시작한다.치유하는 방법은 딱 하나..그 품에 안기는 것..그래서 또 배낭을 꾸린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설악산으로 출근하시는 솔맨형님을 원통에서 픽업하고,
용대리에 도착해 7시 첫 셔틀버스를 타고 백담사로 들어간다.
꼭 일주일만에 다시 걷는 구곡담계곡길은 그새 다른풍경으로 바뀌었고..
눈부신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단풍을보니,새벽같이 내려온 보람이 있다.
만경대
두 공수부대출신 어르신들을 따라오느라 완전 똥빠졌다.
빚쟁이들이 쫓아오는것도 아닌데,초장부터 왜이리 달리시는지...
솔맨형님마저 쫓아오느라 힘들어 죽겠다고 하실 정도니...
연세운운하면서 머리숱이 있네없네하며 놀렸더니,일부러 과시하기위해 오버하신거같기도하고...
어쨌든..왕년에 날아다녔다는 말씀..이젠 믿어드릴께요...
영시암과 오세암을 눈깜짝할사이에 휘리릭 지나왔다.
오세암부터 마등령까지의 오르막길..
불과 1.3킬로밖에 안되는 거리가 체감거리로는 두배가 넘는거같다.
점점 오색찬란해지는 단풍색에 발걸음은 더뎌지고..감탄사는 끊이질 않는다.
그 누가 이렇게 예쁘고 고운 색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마등령
웅장한 설악의 봉우리너머로 속초바다까지 보이는 맑은 날씨..
골마다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한다.
이 대목에서 한잔 안하고 가면 섭섭하지..
난아저씨가 이천에서 공수해오신 3년산 포도주에 인제막걸리를 믹스해서 한잔걸치니,얼굴에 발간 단풍이 든다...
아까 마셨던 포도주가 미처 깨기도전에 이어지는 단풍길에 알딸딸하게 취하기 시작한다.
이미 저멀리 달아나신 일행들을 좇느라 걸음을 빨리 옮겨야하는데,이게 잘 안된다.
몇걸음못가 멈춰서고,또 멈춰서고..
어차피..점심꺼리가 나랑 몽몽님배낭에 있으니,1275봉쯤에서 기다리고 계실터..
가을이 곱게 내려앉은 단풍길을 걸으며 가을빛을 가슴에 담는다.
우뚝 솟은 봉우리에서 뿜어내는 설악의 힘찬기운도 흡수하고...
나..암만해도 설악산과 더 깊은사랑에 빠질거만 같다..
열심히 걸어올라 뒤돌아보면,오색단풍이 암봉을 수놓고있다...
1275봉
점심먹고 일어서는데,반대편에서 올라오신 산님 두분이 묻지도 않았는데 막 자랑질을 하신다.
한계령에서 여기까지 5시간밖에 안걸렸다고...헐~~~
오색에서 대청봉까지 2시간 10분씩이나 걸린 솔맨형님..어디가서 명함도 내밀지 마시어요..
속초바다와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위위에서 또한번 머문다.
다른건 몰라도 울산바위는 확실히 알겠다.
1275봉과 범봉이 점점 멀어지고...
단풍구경하느라 기운을 뺐더니,슬슬 힘들어진다.
신선대는 아직 멀었나??
신선대
최남선의 `설악예찬`을 떠올린다.
지리산은 넉넉한 아버지의 품처럼 웅장하고,
금강산은 화장한 객주집 여인같고,
설악산은 웅장하고도 하려하다고...
설악산은 절세미인이 산속에 숨어 사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물속의 고기가 놀다 뛰어 나온다고...
신선대를 내려와 희운각삼거리로...시간이 꽤 흘렀다.
천불동계곡의 단풍은 아직 이르다.
덕분에 발걸음을 좀 빠르게 움직이게 된다.
계곡물은 얼음장같이 차가워졌고..
`얼음찜질도 하는데 뭐~`하면서 미친척하고 풍덩했다가 동태될뻔..
난아저씨가 찐~하게 모실테니 내일하루 제치라고 유혹하셨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 몽몽님은 절대 흔들리지 않으시고..
팔딱팔딱 뛰는 주문진회와 이슬이가 눈앞에 아른거렸지만,눈물을 머금고 7시30분버스를 탄다..
서울까지 딱 2시간 걸리더라..
하루가 지난 지금..아직도 공룡의 단풍속에서 허우적거리고있다.
아무래도 설악병이 더 깊어지는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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