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천관산(전남장흥)

산행일 : 2012년 9월 22일

산행지 : 천관산 연대봉 723m

산행코스 : 장전교-양근암-천관산 연대봉-환희대-금강굴-장전교

산행이야기:멀고도 먼 남도의 끝자락 장흥 천관산..오가는시간 어림잡아 10시간..길바닥에서 보낼 시간이 아까워 지금쯤 절정일 불갑사 꽃무릇과 이제막 피어나기 시작할 천관산억새를 함께 엮어 하루일정을 잡는다.

 

불갑사에 들렀다 점심먹고 들머리에 도착하니,2시를 넘어선다.

새벽부터 먼길 달려와 이미 한탕뛰었던터라 몸이 노곤노곤하고,산행의욕도 떨어지고... 

배낭없이 카메라만 덜렁 둘러멘다. 

 

1박2일이 전국민의 프로이긴하나보다.

코스이름도 강호동길,이수근길하면서 이름을 달아놓았다.

우린,이쁜승기 이승기길로...가는길에 양근암의 힘찬 기(氣)도 듬뿍 받을겸...

 

관산시내와 저멀리 다도해가 내려다보이는 조망터에 선다.

가을하늘 공활하고,가을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너른 바위에 앉아 여유를 부려본다.

갈길이 아무리 멀어도 다도해의 바람에 취했다 가야지..

 

 

 

능선따라 반짝이는 억새사이를 걸어 올라간다.

따가운 햇살아래 억새는 은빛이되고,기암괴석과 어우러져 더욱 멋드러진다.

억새는 단풍처럼 화려하지 않지만,그 은은함이 늘 가슴을 적신다.

거기에 한들거리는 가을바람이 얹어지면,한없이 센치해지곤한다.  

 

 

천관산 723m

 

억새밭은 한층 더 광활해진다.

환희대까지 이어지는 억새길이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벌써 늦은오후의 붉은색이 감돌기 시작한다.

기왕지사 늦은김에 황금빛 노을까지 보고갈까나??

 

오후의 빛에 한껏 흥분하고계신 레테언니가 자꾸 걸음을 늦추라신다.

산정에서 노을을 보고 싶으시다고...

그 빛에 물든 금빛억새을 보고싶으시다고...

하필 다래끼가 생겨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신 펭귄님이 서두르시건말건 더디게 걷는다.

작년에 민둥산비박하면서 봤던 그 금빛억새가 생각났다... 

 

 

 

 

 

 

 

`저녁바람을 만나는 억새의 황홀을 정말 아니?`

어느 시인이 이렇게 물었다던데..이 시간에 이 길속에 있으니 알것만 같다..

 

 

연대봉을 자꾸 뒤돌아본다.

펭귄님은 오늘 본 풍경중 가장 아름답다신다.

부드러운 곡선위에 서있는 나무가 예쁘다고...  

 

 

 

 

 

 

 

환희대에서 또하나의 공룡을 만나고...

느긋하게 쉬어간다.

 

 

 

 

해가 꼴딱 넘어가서야 하산을 서두르고..

어두운 숲길엔 반딧불이와 동네 멍멍이들이 요란하게 길을 열어준다.

 

멀어도 너무 멀다..

한숨자도 또 한숨 자도 서울도착은 멀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온몸이 뒤틀려 미칠지경인데,운전하는 분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겠구나..늘 감사한 마음.. 

슬리퍼도 비치해 주셨는데,

다음엔 햇빛가리개도 비치해 주시면 더 감사할텐데 말입니다...ㅎ

 

'산행이야기 > 산행(2009~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둥산(강원정선)  (0) 2012.10.02
설악산(오색~백담사)  (0) 2012.09.26
지리산 둘째날  (0) 2012.09.21
지리산 첫째날  (0) 2012.09.21
명성산~각흘산(경기포천/강원철원)  (0) 2012.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