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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달마산(전남 해남)

산행일 : 2013년 3월 9일

산행지 : 달마산 480m

산행코스 : 미황사-달마산(불썬봉)-문바위재-도솔봉-도솔암-미황사천년역사길-미황사

산행이야기:남도에서 불어오는 꽃향기와 따스한 봄바람이 그리운 날..달마산과 상황봉을 엮어 1박2일 산행길에 나선다. 

 

서울에서 땅끝까지 천리길..멀기도 참 멀다.

도로는 안개까지 휩싸여 한치앞을 가늠할 수 없어 지체를 반복한다.

이런날엔 고속버스뒤만 따르면 장땡이라며 버스뒤를 졸졸 따르지만,속도는 나질않고...

정안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나니,햇살이 번지면서 안개가 걷히는가 싶더니 또 안개속이다.

안개를 뚫으며 남녘으로 다가가고...무채색의 풍경은 남녘에 다가갈수록 푸른빛의 풍경으로 바뀐다. 

 

달마산이 품은 아름다운 절집,미황사에 닿으니 10시 30분..

도로상태가 안좋아 12시를 훌쩍 넘겠다 싶었는데,생각보다 이른시간에 도착했다.

봄날이라고는 믿기지않는 날씨..이건뭐 완전 한여름날씨다.배낭안에 들어있는 아이젠의 존재가 민망하다.

물을 넉넉히 챙겨오길 잘했다..

    

 

 

미황사를 내려다보며 초록의 숲길을 지나 울퉁불퉁한 돌길을 올라서니 이내 달마산정상..

시야가 좋은날이 드문 이 봄날에,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알 수 없는 광활한 남해의 모습을 보겠다는건 야무진 욕심이었다.연무가 심해 아랫세상이 뿌옇다.그래도 바다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은 달콤하니,이걸로 됐다..

 

북적거리는 정상을 얼른 벗어나 기암기석 펼쳐진 바위능선을 탄다.   

 

 

바위타는 재미에 바위에 올라 바닷바람맞는 재미가 더해진다.

땀이 얼마나 줄줄 흐르는지 얼굴에 소금이 서걱서걱하다.

 

 

제법 난이도있는 구간..

공룡의 등짝처럼 울퉁불퉁한 암봉을 오르내리며 낑낑댄다.

조금만 힘쓰는 구간만 나타나도 곡소리를 내니,

누구를 멘토로 삼더니 어쩜 곡소리내는것도 그 분을 닮아간다며 놀림당하고.. 

 

 

 

키작은 금강산이라 했던가..

명불허전...멋있다.

마치 설악의 공룡능선 어드메쯤 와 있는거같다.

저 바위틈 사이사이 울긋불긋 진달래 피어나면 정말 환상적이겠다.

그러나..그 때쯤이면 진달래향보다 온갖사람들 냄새가 더 가득할터...  

 

 

 

암봉을 하나 내려서면 또다른 암봉이 우뚝서있고..거친 바윗길의 연속이다.

거미처럼 암벽에 붙어 유격훈련 제대로 한다.

 

 

 들쭉날쭉한 바위능선을 엉금엉금 기어다니기도하고..

 

바윗길이 지루해질즈음..

산죽길이 나오고 평탄한 흙길이 나오자 꽃박사 펭귄님의 눈이 심상치 않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감각적으로 꽃의 냄새를 맡으셨는지 지금부터 두 눈 부릅뜨고 꽃을 찾아보라는 특명이 떨어진다.

샷님말씀을 빌리자면,몸은 펭귄인데 눈은 매의 눈처럼 번뜩인다고..ㅎ

그나저나 노루귀 담아오라는 피터팬님이 내주신 숙제를 해가야할텐데..

 

 

점심은 김밥으로 간단하게 때우고 후덥지근한 날씨속에 이어가는 산행길...

저멀리 희미하게 통신탑 서있는곳이 도솔봉인데..아직도 멀었다... 

 

 

 

 

아,드디어 한껀 하신 펭박사님...

한참이나 앞장서가는 우리를 불러세워 달려가보니..생각지도 못했던 산자고다.

이파리를 보고 그 부근을 살피다 발견하셨다고..

하여간에 펭박사님은 우리보다는 열수 위..

등로에서 벗어나 수풀사이에 숨어있는 걸 어찌 찾아 냈을까하고 혀를 내두르며`펭귄님은 사람이 아니무니다`로 단정짓는다.

 

이리하야 가장 먼저 꽃찾는 사람한테 천원 몰아주자는 천원빵내기는 펭귄님의 승으로 끝이나고..

펭귄님은 기분이라며 쿨하게 안받는다고..역시 부자펭귄님이셔...나같으면 기를쓰고 받아낼텐데..ㅎ     

 

산자고에 이어 노루귀도 계속 나타나 피터팬님이 주신 첫번째 미션을 가볍게 성공..

 

 

 

지천으로 깔려있는 산자고와 노루귀를 만나느라 땅바닥에 엎드려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그러다 계획한 산행거리만큼은 걸어야겠다싶어 속도를 내어 도솔암이 보이는 갈림길까지 온다.

아직 갈길이 멀었는데 벌써 4시를 넘어서고..

그래도 도솔봉을 포기할 수 없어 왕복 30여분 걸리는 도솔봉으로 향한다.

 

산행욕심도 채워야겠고..꽃욕심도 채워야겠고..

오늘도 몸이 고달픈 인생길...ㅎㅎ

 

 

군부대시설 가까이서 도솔봉 정상석을 찾아보지만 결국은 실패..

(나중에 알아보니,임도 우측의 산길에 숨어있다더라~)

어쨌든..마지막 봉우리까지 깔끔하게 찍고 도솔봉을 내려선다.  

 

 

드라마 `추노`의 촬영지였던 도솔암..

 한사람 누울공간이 없을정도로 작다고한다.

 

 

너덜너덜하게 경사심한 지대를 내려와 `미황사천년역사길`이란 이정표를 보고 우측으로 난 길을 따른다.

지금껏 걸었던 능선을 숲길을 통해 다시 미황사까지 되돌아가는길..

   

 

그야말로 명품길...

울창한 숲에 쭉쭉뻗은 침엽수림을 지난다.

두번의 너덜길에 거리도 제법 되지만,

마봉리로 떨어지는 임도길을 버리고 이 길을 선택한건 정말이지 탁월했다.

좋다~좋다~를 연발한다.

 

 

 

 

미황사

 

미황사의 빛바랜 단청위로 저녁빛이 스며들고,그 너머로 우리가 걸어왔던 달마산의 주능선도 붉은빛에 젖는다..

 

해뜨기전부터 해질녘까지 부지런히 움직였던 하루...

오늘은 유난히 하루가 길다..

 

이 곳 해남에 닭요리가 일품이라네..

30킬로까지 움직였다가 다시 숙소로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우리가 누구??

먹는거라면 어디에 내놔도 절대 빠지지않는 네사람..그럼 가보자구..

닭발에 닭똥집을 생으로 먹은다음 주물럭을 철판에 구워먹고 마지막엔 닭백숙에 녹두죽으로 마무리한 코스..

깍두기인심만 넉넉했어도 백점이었는데...

 

시장이 반찬이었던 차에 정신없이 먹고난 후,땅끝마을로 이동해 숙소에 든다..

너무 졸려서 애니팡 도전토끼를 미처 다 쓰지도 못하고 꿈나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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