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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쫓비산(전남 광양)

산행일 : 2013년 3월 23일

산행지 : 쫓비산 536.5m

산행코스 : 관동마을-갈미봉-쫓비산-매화마을

산행이야기: 사람들 북적거리는 꽃놀이는 멀리해야지 했는데,섬진강변에 내리는 꽃비사진에 혹해 광양으로 떠난다.심야버스를 타고 내려가 백운산부터 쫓비산에 이르는 호남정맥 마지막구간을 이어보자 계획했지만,반더룽산악회에서 쫓비산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에 급하게 신청한다.나이가 든게 확실하다.언제부턴가 몸을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숟가락만 얹고 묻어가는 안일한 편을 선택하게 된다.      

 

관동마을입구부터 매화가 만발하다.

야트막한 산아래 마을길은 꽃터널을 이루고 매화향은 은은하게 풍겨온다.   

 

 

 

마을을 지나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서니 길은 제법 경사가 심해진다.

여러 산객들과 휩쓸려가며 줄지어 걷자니 힘은 두배로 드는거같다.   

 

(흰괭이눈)

 

 

계곡을 빠짝치고 능선에 붙고..

한숨돌리고 쫓비산으로 가는길은 히어리가 한창이다.

뒤따르던 어느 산객이 무슨꽃이냐고 묻자,또다른 산객이 `생강나무꽃입니다!`하고 거침없이 답한다.

헐~~히어리를 생강나무로 둔갑시키다니..

그래도 멸종위기동식물 2급 보호종인데,듣는 히어리 섭섭하겠네...

아는척하고 정정해 드릴수도 없고...

 

쫓비산 536.5m

 

평평한 능선길이 걷기는 좋아도 산객들과 줄줄이사탕으로 밀려가는통에 걷는맛이 하나도 없다.

먼지도 풀풀 날리고...

제철에 산행하자니 혼잡함을 감수해야하고,혼잡함을 피해 철을 벗어나면 그 산의 절정기를 놓치게되고...

아,고민이로세~~~

 

나비처럼 사뿐히 날아 부드럽게 착지하며 품격있게 넘어지면 좋으련만...

갈미봉지나 쫓비산으로 가다가 그만 돌뿌리에 걸려 3단 도움닫기 후 넘어진다.

한마리 나비는 커녕 마치 성질드러운 암탉한마리가 공중에서 파닥거리다 앞으로 꼬꾸라지는 꼴이라니...

그 결과...(뻥을 좀 보태 말하자면) 손등에 피멍이 들고..팔꿈치엔 계란만한 혹이 생기며 피가 철철(?) 흐르고...흑흑..

마침 뒤따르던 대장님이 응급처치를 해주시고..몽몽님은 혀를 끌끌차며 한심스럽게 쳐다보고...

 

엎어진김에 쉬어가자며 바위위에 앉는다.

사고(?)의 후유증으로 김밥이 입에 잘 들어갈리 없을거 같았는데..한줄을 거뜬히 먹는다.

다음은..이선수님이 준비해오신 삶은계란을 먹을차례..

천상의 계란맛을 보여준다며 큰소리 칠때부터 내 알아봤다..

껍질이 안 벗겨져 3분의 1은 껍질과함께 뜯겨져나가고..쪼물락거리며 겨우 벗겼더니,

천상의 계란맛은 어디로가고 천가지 손맛만 나네~~~  

 

 

드디어 매화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지점에 이른다.

마치 눈이 내린듯,마을이 온통 하얗다.

섬진강과 어우러져 완전 그림이다.   

 

 

 

 

 

 

 

 

 

축제첫날이라 인산인해를 이루고..

한바퀴 다 둘러보고도 시간이 남아 매실막걸리 한잔 마시려고 자리잡는데 30분..

화장실한번 가는데 20분...

그리고..산악회 버스찾아 삼만리.. 

 

 

 

 

 

 

축제장에서 쌍계사다리까지 빠져나오는데만 1시간이 걸리고..

다시 쪼그리고 앉아 사당역까지 4시간여..

없어봐야 그 소중함을 안다고..오늘따라 그동안 애용했던 4165,3487 카니발이 정말 그립다...

다리쭉 펼 수 있지..풍악도 울려주시지..음료수랑 슬리퍼도 비치되어있지..

 

절정의 매화마을을 보는건 이렇게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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