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3년 3월 10일
산행지 : 완도 상황봉
산행코스 : 대구리-심봉-상황봉-백운봉-업진봉-숙승봉-청소년수련원
산행이야기:해남에서의 둘째날..오늘 일정도 만만치않게 꽉 잡혀있다.맴섬일출을 보고나서 상황봉 산행하고 서울가는길에 금둔사 홍매화까지 보고가기로..
펭귄님이 일출시간을 잘못 아셨다.
6시 50분쯤인데 6시 30분인줄 알고 여유있게 6시에 만나기로했는데,날이 어둑어둑하다.
어제 달마산행길에서 보춘화를 찾아낼때까지만해도 펭귄님이 무진장 똘똘하셨는데 말이지..
이 와중에 약속시간이 지나도 기다려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샷님..문을 두드려도 기척이 없으시고..
인생 반백년을 사신 분이라 밤새 안녕하신지 걱정했는데,약속시간을 잘못 아셨다고..
우왕좌왕하며 아침시간이 흐르고..
날씨가 흐려 맴섬에서의 일출은 물건너가고...어제와는 영 딴판으로 바람까지 불고 엄청나게 춥다.
완도로 이동하는 도중에 구름사이를 삐집고 나오는 해를 본다.
땅끝마을에서 조금만 더 머물렀더라면 약하게나마 맴섬일출을 볼 수도 있었는데..
대구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려는데,관광버스 3대가 줄지어 도착하며 우르르 산객들을 한꺼번에 쏟아낸다.
저 군중과 함께 휩쓸리다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을거같아 얼마안가 모조리 다 앞세워 보낸 후,
여유있게 숲길을 걷는다.
사계절 푸른숲을 볼 수 있다는 섬산답게 초입부터 키큰 나무들이 즐비하다..
동백나무 아래서 잠깐 쉬며,피터팬님이 주신 두번째 미션을 완수한다.
떨어진 동백으로 하트를 만들어 오라는....
숲이 너무 우거져서 가시에 찔려가며 여기저기서 몇송이 모아 겨우 하트모양만 낸다.아,숙제하기 힘들다..ㅎ
이제 숙승봉에서 해야할 눈썹님이 내주신 숙제만하면 끝인데...
능선에 올라서니 또다른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나무 사이를 걸으니,나무의 기가 온몸으로 전해온다.
겨우내 어두운색만 보다가 초록숲으로 들어오니 눈도 밝아지는거 같고...마음도 차분해지고...
그야말로 힐링의 숲이다..
보춘화 등장~~~
완전 횡재한 날..때맞춰 참 잘왔다.
오늘역시 펭귄님이 귀신같이 찾아내시고..
쉬어가는 너른 공터에 이르니 섬마을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어제에 비하면 오늘은 시야가 좋은편..
심봉 598m
바위를 타고 암봉에 올라서니 심봉...
산정에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다.막힘이 없다.
이것이 바로 남도 섬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초록숲너머로 완도시와 푸른바다가 펼쳐진다.
몽몽님이 이런다.
저기 보이는 섬이 장보고가 청해진을 구축했던 `장섬`이라고..
이래서 오기전엔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여...
공부하기 싫으면 나처럼 공부 잘하는 사람을 모시고 다니면 될 일이고..ㅎ
그냥 지나칠뻔한 섬을 다시한번 눈길준다.
심봉에서 10여분을 내리 달려 상황봉에 다다른다.
맑은 날이면 한라산까지 조망된다고한다.
다시 백운봉으로 향하는길..
능선을 잠시 벗어나면 양지바른곳에 어김없이 조망이 터지고..
바다너머로 어제 걸었던 달마산에서부터 두륜산 덕룡산 주작산이 쭉~이어진다.
암봉만 내려서면 짙은 숲길의 연속이다.
쭉쭉 뻗은 활엽수림이 빼곡하게 늘어져있다.
산행초반에 여유를 부린탓에 하느재부터는 한껏 속도를 낸다.
산길은 부드럽지만 백운봉까지의 거리가 만만치않다.
백운봉
바다가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바다색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바닷바람도 더 강하게 몰아친다.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 숙승봉이 보인다.
숙승봉아래 불목저수지도 보이고...
점점 숙승봉에 다가가고...
중이 앉아서 명상하고 있는 형국이라하여 숙승봉이라 했다던데,잘 모르겠다..
아무리 급해도 바람난 여인의 요염한 자태는 감상하고..
숙승봉 461m
마지막 급하게 솟구친 철계단을 기어올라 숙승봉에 도착한다.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모자가 막 날라갈라한다.
누구고향인지 참..바람이 꽤 성깔있네...
저 아래가 영풍리??
눈썹님이 내주신 숙제를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네...
발아래마을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너무 예뻐 한참을 머문다...
해신 드라마 세트장이 있는 불목리로 내려오며 오늘산행을 마친다.
산을 내려와서도 숲의 기운이 온몸에 오롯이 남아있는듯하다..
택시타고 대구미로 넘어오니 4시를 넘어선다.
지금 서울로 올라가도 빠듯할 판인데 금둔사 홍매화까지 보고 갈 욕심에 배고픈것도 참고 다시 순천으로 이동한다.
참으로 징한 사람들...
못놀다 죽어 한맺힌 귀신이 우리한테 붙은게 틀림없어...
금둔사 경내에 들어서니 매화향이 그득하다..
홍매화를 마지막으로 남도에서의 1박2일 여정이 끝이나고...
이제는 우리가 서울로 돌아가야 할 시간...
먹는거 겁나 밝히는 우리가 이틀동안 김밥이랑 빵으로 때워가며 돌아칠만큼 실컷 여한없이 잘 놀았는데,
서울에 도착하기도전에 또또또 또다른 봄산행계획을 세우는 우리...
참..세상은 넓고 갈곳도 많고 돈은 없고..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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