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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울릉도 둘째날

 울릉도 둘째날

 

(행남산책로-성인봉등반)

 

성인봉 등반에 앞서 새벽시간을 이용해 행남산책로를 다녀오기로 한다.

 

촛대바위 일출을 보기위해 여섯명이 택시한대에 꾸겨타고 저동항으로 이동한다.

이순이 할머니댁 뜰에서 일출을 기다리고..곧 촛대바위너머로 해가 솟는다.. 

 

 

아침의 상쾌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길..

울릉도 특유의 태고적환경과 깎아지른듯한 갯바위풍경이 절경이다.

여기에 검푸른 물빛과 아침햇살이 더해져 어딜 둘러봐도 그림이다. 

 

 

강한 풍랑과 침식작용으로 깎여나간 바위와 굴들은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아름다운 신비의 섬 울릉도`라고 말하는 이유를 굳이 설명안해도 알거같다.

 

 

행남등대를 그냥 놓칠 수는 없지..

도동항으로 가는 길을 약간 틀어 우거진 숲길을 오른다.  

 

저동항과 우리가 걸어온 해안절벽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길을 보니..자연의 힘도 대단하지만,인간의 힘도 대단하다는걸 새삼 느낀다.  

 

 

 

 

 

트래킹의 종착지 도동항에 도착하니 7시가 넘었다.

아침시간을 참 알뜰살뜰하게 보내고 난 후의 아침밥은 꿀맛이고..성인봉산행을 앞둔터라 든든히 먹어둔다.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성인봉등반을 시작한다.

KBS중계소를 들머리로해서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코스..

울릉도에서만 자생한다는 야생화도 찾아볼겸해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다.

아직 다리상태가 안좋은 몽몽님은 울릉도 돌다방 미쓰김과 놀다가 나리분지에서 만나기로한다.

 

산행초입부터 윤판나물아재비와 선갈퀴가 군락을 이룬다.

어찌 그냥 갈소냐..엎드리고 또 엎드리고..돼도않는 꽃사진찍느라 괜히 힘만 뺀다.

 

 

 

(주름제비난)

 

이번 성인봉산행은 100대명산의 마지막등반이라는 의미도 있지만,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을 보는데도 의미를 두었다.

매의 눈을 가진 펭귄님께 보고 싶은 꽃을 나열했는데,등로를 약간 벗어난 곳에서 신기하게도 주름제비난을 딱 찾아내신다.

 

초록의 숲아래 숨어있는 꽃찾느라 발걸음은 더디기만하다.

 

 

(큰연령초)

 

두번째로 보고싶었던 큰연령초를 만난다.

샷님의 전화를 받고 앞서가던 걸음을 다시 되돌렸다.

`큰`이 붙었는데,일반 연령초보다 왜소하고,꽃술이 까만게 특징이다.

 

꽃사진을 찍기위한 필사의 노력..

가파른 경사로에 있는 큰연령초를 보고 난 후,사장님이 손수 슬링까지 동원해 끌어주신다.

사장님 멋져요~~!

 

 

(섬노루귀)

 

산행초반 등로엔 이파리만 무성하고 꽃은 씨방이 맺혀 시기가 좀 늦어 오늘은 못보겠다 하며 상심했는데..

정상부로 오를수록 지천인 섬노루귀...

잎과 꽃이 함께 나오고,특히 겨울을 넘긴 큰잎을 옆에두고 새로운 작은잎이 나온다.

 

이로서 야생화 미션을 완수하고..이제부턴 산행에 집중할 차례..

몽몽님이 울릉도 미쓰김과 별재미가 없었는지,벌써 나리분지에 와있다는 전갈이 온다. 

 

(섬제비꽃)

 

 

끝없이 펼쳐진 큰두루미풀의 군락지...

하얗게 꽃이피면 마치 두루미들이 앉아있는듯 장관일거같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수목들은 다양해진다.우린 원시림속에 있다.

꽃찾느라 땅으로만 갔던 시선이 자연스레 하늘로 치켜들게 된다. 

 

 

 

 

 

 

드디어 100번째..성인봉이다...감격의 순간...하마터면 눈물이 날뻔..

솔맨형이 준비하신 플랭카드 들고 한장 박고..

그동안 100대 명산의 대부분을 함께 걸어주신 고마운 산동무들과 한장 박고...

월매캔 막걸리로 축하건배도 하고..

아..가장 공로가 큰 몽몽님이 이 자리에 없음이 한스럽구나~~ 

 

 

 

물맛좋은 성인수옆엔 겨우내 쌓였던 눈이 아직도 있다.

데크위에 자리잡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부지런히 나리분지로 내려간다.

 

 

바람없는 곳에서 다시한번 플랭카드들고 제대로한번 박아주시고...ㅎ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섬피나무..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

이곳으로 진행했다면 고생깨나 했겠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만큼 숲속길만 걷다가 처음으로 조망이 터지는 전망대..

화산이 폭발한 뒤,또 한번의 폭발로 생긴 알봉... 

 

(개종용)

 

나리분지가 가까울즈음..극적으로 개종용을 발견한다.

볼일보려고 등로를 좀 벗어났는데 여기에 개종용이 있을줄이야..이게 바로 소뒷걸음치다 쥐잡는격이라고 하나?? ㅎ

개종용은..너도밤나무의 뿌리에 기생하며 잎이없어 광합성을 못한다.  

 

 

마지막까지 숲과 호흡하며 숲속에서 세월아네월아 놀다가, 버스시간이 애매하니 서둘러 내려오라는 몽몽님의 호출을 받고나서야 숲을 벗어난다.

 

 

버스시간이 안맞아 노심초사하던중,

버스기사님의 배려로 3시 20분에 천부에서 출발하는 사동행버스에 옮겨타게되고..

다행히 배시간에 넉넉하게 사동항에 도착한다.    

그리고..1박2일의 추억을 안고..씨플라워호를 타고 섬을 떠난다..

 

놀때는 좋았는데,집까지 갈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배타고 3시간 30분..또 버스타고 3시간..또 자가용으로 1시간..

배멀미의 고통과 좁은 버스의 답답함을 이겨내며 집에 도착하니,

현관문앞에 조간신문이 놓여져있다..

 

이로서 100대명산 탐방은 끝이 났다.

목표를 정해놓고 다닌건 아니었는데,

다니다보니 셈을 하게되었고 하나하나 채우다보니 채우는 재미에 결국은 100이라는 숫자까지 왔다.

몽몽님을 비롯해 함께한 산동무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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