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동에서 10시에 시작한 산행..
주어진 시간 딱 9시간..
당일진행이라 예상은 했지만,너무 빠듯하다.
두루 살필새도 없이 3시간만에 마등령에 올라선다.
초반부터 무더위에 지쳐 대부분의 산님들은 백담사로 방향을 틀고,
몇 안되는 지독한 사람들만 공룡의 등줄기에 올라탄다.
오늘이 올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랬지..
땀은 주체할 수 없이 흐르고..얼굴엔 소금기가 서걱서걱하다.
물도 쉴새없이 마셔댄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자리에 피어난 산솜다리...그리고 난쟁이붓꽃...
1년만의 만남인데 갈길이 멀어 오래 눈맞춤할 수 없는 아쉬움이란...
정선배님이 버스안에서 산솜다리 군락지를 아신다고 혹하게 만들지만 않았어도 고생은 덜했을텐데..
언제나 그넘의 욕심이 문제니...
능선을 벗어나 40여분동안 샛길로 들어가 산솜다리 군락지를 만나 환호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정규등로와 만나는 길이 희미하다.
바위를 타고 밧줄을 잡으며 다시 공룡능선과 합류한 후에야 안심한다.
짧지않은 천불동계곡길..
점점 산그림자가 짙게 내려앉고,앞서가는 대장님은 발걸음을 재촉한다.
천불나게 걸어 설악동에 당도하니,어느덧 소나무위로 달님이 나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