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3년 10월 19일
산행지 : 오봉산 779m
산행코스 : 배후령-정상-구멍바위-청평사
산행이야기:지리산 청학연못 일정이 출발 몇시간을 남겨두고 취소되면서 졸지에 낙동강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렸다.이리저리 전화돌려 `불쌍한 어린양 구제해주소서` 했더니만...운악산 가자셨던 샷님은,배신때리고 지리로 튄다더니 꼴좋~다며 일없으니 다른데가서 알아보라시고..피터팬님은 산악회 자리가 여지껏 남아있겠냐며 비박이나 가라고 성의없게 답하시고..나랑 같이 지리로 토끼려고 했던 솔맨형은 어디든 따라갈테니 알아서 하라며 나몰라라 하시고..몽몽님은 발목 션찮으니 집에서 푹~쉬라고 할땐 언제고 지 아쉬우니까 찾는다며 바쁘니 빨랑 전화끊으라하고..이 와중에 이선수님은 어디서 들었는지 쪼르르 전화걸어 깨소금맛인양 약만 빠짝 올리시고..아,나 인생 잘못 살았나봐..
오랜만에 홍천 가리산이나 가보자며 길을 나선다.
북한강변을 신나게 달리는데,어스름하게 밝아오는 새벽풍경이 아름답다.
때마침 팔당부근을 지나는 중이다.몽몽님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소화묘원 포토존앞에 척 내려준다.
건너편 검단산위로 하늘은 붉게 물들고 두물머리는 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일출명소답게 진사들이 엄청 몰려있다.한 이백명쯤?
빵빵한 장비로 눈에 불을켜고 찍어대는 진사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려니 괜스레 위축이 되고..
아침풍경보다는 사람구경하는게 더 신기하고 재밌다.
물안개 피는 강가를 달린다.
안개가 만들어낸 그림같은 풍경이 나타날때마다 알아서 척척 차를 세우는 몽몽님..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아침풍경에 취하다보니,그만 산행의지가 싹 사라진다.
가리산은 무슨 가리산이냐 그냥 드라이브나 하자 했다가,
그래도 산은 타야하지 않겠느냐 했다가,닭갈비랑 막국수 먹으며 춘천투어나 하자 했다가..
결국은 솔맨형이 한번도 안가봤다는 오봉산으로 낙찰~~
서울에 마약김밥이 있다면 춘천엔 왕짱구 꼬마김밥이 있다..
춘천올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추억의 장소중 한곳,팔호광장 왕짱구집에서 아침을 맛있게 먹고..
소양호입구에 있는 윗샘밭종점에 주차를 하고는 택시로 배후령까지 이동한다.
오봉산은..참 할말이 많은 산이다.
이십여년전 주상이선배따라 핸드백들고 구두신고 쭐래쭐래 왔다가,
바위에 올려놨던 핸드백이 굴러떨어지는 바람에 한달용돈 몽땅다 날렸었는데..
아직도 그 골짜기 어딘가에 있을라나??
아직도 주상이선배는 나를 좋아하고 있을라나??
늦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길..
나무들은 벌써 앙상해졌고,바람도 꽤 쌀쌀하다.
소양호와 화천군 간동면일대를 내려다보며 밧줄구간을 통과한다.
오봉산 779m
벌써 정상..
오랜만에 왔으니 정상인증은 필수..
바글바글거리는 사람들틈에서 겨우 정상석을 차지한다.
구멍바위를 앞에두고 아름다운 소양호를 내려다보며 장수막걸리 한잔씩..
산행시간이 짧아 준비해간 도시락은 아예 개봉도 못하고,도로 집어넣는다.
자,이제 구멍바위 통과합니다..
나처럼 뚱뚱한 사람은 바위에 끼여 오도가도 못할 염려가 있으니 조심 조심..
어느새 청평사로 떨어지는 계곡길이 나온다.
바위 좋아하시는 솔맨형은 직진해서 암릉구간을 택하시고..몽몽님과 둘이서 호젓한 계곡으로 내려선다.
나름 협곡 비스무리한 구간도 나오고..
밧줄구간도 나오고..
단풍또한 울긋불긋 곱게 물들어있다..
해탈문
청평사
춘천살때 여행삼아 여러번 왔던곳..
배터에서 예까지 걸어올라오는것도 완전 고역이었는데...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용됐다..ㅎ
공주탕
배타고 소양댐으로 나오니 바로 샘밭으로가는 버스가 들어온다.
춘천하면 막국수..
오늘은 어머님 계실때 자주 왔던 명가막국수로...
집가까이 부안막국수집이 있었는데도 소양강바람도 쐴겸해서 이곳을 자주 찾았었다.
달걀 좋아하는 며느리를 위해 달걀반쪽은 늘 내몫으로 주곤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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