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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오대산종주

 

산행일 : 2013년 10월 9일

산행지 : 오대산

산행코스 : 진고개-동대산-두로봉-상왕봉-비로봉-상원사

산행이야기:주중에 생긴 보너스 휴일,한글날..난데없이 태풍 `다나스`가 나타나 갈까?말까?고민되게 만들지만,운전수 대동하고 멀리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그냥 넘어갈 수 없지..왜냐? 이런날은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니니까..비가 오든말든 일단 집을 나선다.  

 

진고개휴게소

 

태풍이 지나간 아침하늘이 기기묘묘하다. 

가는내내 주변산군들을 다 읽어낼 수 있을만큼 조망도 좋고,하늘색은 시시각각 변하며 절로 탄성이 터지게 만든다. 

창밖으로 보여지는 풍광에 취해 와아~와아~하다가,잠깐 눈붙이고나니 진고개휴게소다.

아직 발목상태가 션찮은 몽몽님은 주문진에 가서 미쓰김이랑 놀다가 시장도 보고 천천히 올라갈테니

 비로봉에서 만나자하고,

솔맨형과 둘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낙엽뒹구는 촉촉한 길..

단풍은 채 들기도 전에 땅에 떨어졌고,바람을 이겨낸 잎들은 물기를 잔뜩 머금었다.

촉촉한 산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운 단풍길이다.

작년이맘때도 똑같이 이 길을 걸으며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그 느낌을 잊을 수 없었다.가을이 되면 꼭 다시와야겠다 했었다.  

 

 

 

 

가을길이 자꾸만 쉬었다가라 붙잡는다.

마침 안개가 걷히면서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몇걸음 못가 멈추고 또 멈추고를 반복하며 걷다보니,겨우 500m 올랐다. 

 

 

 

 

동대산

 

이제 완전히 안개가 걷혔다.

햇살이 한여름 더위같이 뜨겁다.

 

 

조망의 즐거움이 없는 길이란걸 이미 알고 기대는 안했지만,

오늘같이 날 맑은날은 좀 아쉽다.

나무에 가려 좀처럼 시야확보하기 힘들다. 

 

겨우 전망처 한곳을 찾아내고..

가을빛으로 물든 풍경앞에 선다.  

 

 

(참회나무열매)

 

 

오대산의 가을은 벌써 막바지에 이른듯하다.

동대산 이후로는 스산한 느낌이 든다.

짧기에 더 아쉬운 계절이 이렇게 훌쩍 지나가고 있다...

 

 

 

 

신선목이

 

 

조금만 탄력받아 걸을라치면 또다시 오색의 단풍이 눈과 발을 사로잡고..

연신 카메라 눌러대다보면 솔맨형은 저멀리 달아나버린다.

겨울가면 또 봄여름이 오고 다시 또 올 계절인데..

지나가면 두번 다신 안올 것처럼 눈에 넣고 가슴에 채운다.

 

 

 

두로봉

 

두로봉아래 그늘에 앉아 점심상을 펼친다.

일단은 장수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이단은 닭강정으로 속을 채우고..

삼단은 전투식량인데,밥알이 굴러다니는통에 반도 못먹고 기권..

말그대로 전투식량..그야말로 비상간편식이니 맛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으랴..

솔맨형은 싹싹 긁어드시고는 나더러 아프리카의 굶어죽는 사람들 생각해서 억지로라도 다 먹으라신다.

 

 

두로령

 

차라리 안봤어야했다.몽몽님이 보내온 사진한장을..

미쓰김이랑 주문진 바닷가에 갔다가 무더기로 피어있는 해국을 발견한 모양이다.

마침 요며칠전부터 해국타령을 했던 참이었다.

소담하게 피어있는 꽃사진에 눈이 휙 돌아가서리,그거 볼 욕심에 두로봉 이후부터 내달리기 시작한다.

 

 

상왕봉

 

두로령에서 상왕봉으로의 오름길이 이렇게 짧았던가 하며 눈깜짝할새 상왕봉에 올라붙는다.

온통 머릿속엔 해국뿐이라 단풍이 눈에 들어올리 만무하기에 재빠르게 걸음을 옮긴 덕분이다.

솔맨형이 뒤따라오시는걸 확인하고는 또 내달린다.비로봉으로..   

 

 

 

비로봉

 

뚝~딱 비로봉 도착..

몽몽님은 두시간을 기다리다 먼저 하산하는 중이라고...

 짧은휴식만 취하고 상원사로 내려선다.  

 

 

 

중대사자암

 

 

산행시작한지 7시간 반이 흐른시간..

초반엔 탱자탱자 놀고..막판엔 그놈의 꽃이뭔지 똥줄나게 내려오고..ㅎ

아무리 급해도 바짓가랑이에 묻은 흙은 털고 가야겠다싶어 중간에 차세우고 계곡으로 들어간다.

난 발만 살짝 담갔는데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추운데,

솔맨형은 계곡물에 풍덩~하며 화끈하게 입수하신다.대단해요~~

 

자..이제 주문진으로 출발~~

 

물보라를 일으키며 엄청난 파도가 친다.

너울성 파도가 도로까지 넘어와 구경하다말고 줄행랑친다.

 

해국을 만났지만 이미 해는 저물어간다.

 

 

 

 

 

이리저리 갯바위를 오르내리다보니 점점 어두워진다.더이상 셔터속도확보가 불가능하다.

어쨌든..실컷 걷고,단풍도 보고,해국까지 보면서 목적달성했으니 이걸로 됐다..

 

이제 식욕을 충족시키는일만 남았다..

바닷가에 왔으니 회를 먹어줘야 예의..

꼬들꼬들한 회에 이슬이 한잔,두잔,세잔...그리고 한병 추가..

파도소리가 운치있게 들려오고 바닷내는 짭쪼름하게 풍겨오고..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만 여기서 하룻밤 묵고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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