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3년 10월 3일
산행지 : 설악산 1708m
산행코스 : 오색-대청봉-희운각-공룡능선-설악동
산행이야기:1년전 오늘..공룡길을 걸었었는데,올해도 우연히 개천절날 공룡길을 걷게됐다.
집결시간 사당역 13번출구 11시 반..
빠르고 정확한 전철로 가면 편한데,됐다고 됐다고 여러번 말하는데도 굳이 데려다주겠다는 몽몽님..
근데 이게 왠일이야..올림픽대로가 완전 주차장이다.
시간은 임박해오고 마음은 조급해지고 차는 움직이질 않고..사당역으로 가기엔 이미 늦은 시간..
12시까지 복정역으로 가기도 빠듯하긴한데..
몽몽님에 대한 원망을 미처 쏟아내지도 못한채 부리나케 근처 전철역에 내린다.
검색해보니..잘하면 12시까지 복정역에 도착할거같다.
눈썹이 휘날리게 달리고 달려 왕십리에서 출발하는 분당선을 간발의 차로 올라타고..
복정역에 내려 또다시 달리고 달려 간신히 산악회버스를 탄다.
아휴..숨차라..공룡타기도 전에 힘 다뺐네..
오색입구부터 줄줄이 이어지는 단풍행렬..
솔맨형의 빨간 궁둥이만 졸졸 따라가다보니,어느새 대청이 가까워온다.
밤하늘의 별이 무수히 쏟아지길래 일출도 참 멋있겠다 했더니,
구름층이 두꺼워 일출시간을 넘겼는데도 먹구름속에서 좀처럼 솟아오르지 못한다.
누구는 가장 멋때가리없는 일출이 대청일출이라던데..그래도 죽치고 기다려본다.
긴장갑을 끼고 두꺼운 겨울옷을 입었는데도 추워도 너무 추운 날씨..
얼마안가 동해바다위 구름층을 뚫고 해는 솟고..
반대편 중청은 강렬한 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
그야말로 불타는 중청이다..
점봉산쪽 운해와 아침빛받은 중청의 풍경에 취해 한참을 있다보니 손끝이 얼얼하다.
입까지 얼어붙기 일보직전이라 이쯤에서 대청을 내려선다.
어느덧 가을이 지고있는 중청..
벌써 스산한 느낌이 든다.
소청삼거리에서 희운각으로의 내림길은 늘 껄끄러운 구간이었는데,
오늘은 조금도 지루하지않은 예쁜길이다.
생각보다 참 곱게 물들어있는 단풍에 자꾸만 시선이 머문다.
희운각대피소 마당에 앉아 긴휴식을 취한다.
든든하게 아침도 먹어두고..막걸리도 한잔 마시고..
신선대
한달전 왔을때의 기억이 생생한 신선대..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어쩌자고 혼자서 여기까지 와서리..
괴물같았던 설악의 봉우리들이 오늘은 어쩜 이리도 멋있는지..
하늘이 열린다는 개천절이라 그런가,오늘날씨 참 기똥차다.하늘이 활짝 열려있다.
골마다 그려진 산그림자..
작년에도 이 풍경에 유독 마음이 끌렸는데,오늘역시 저절로 눈길이 간다.
1275봉을 오르기전..노인봉으로 오름하는 등로로 갈아탄다.
금줄을 넘어 옛공룡길을 희미한 등로를 따르며 밧줄구간을 통과한다.
바위사면을 위태롭게 더듬어가며 올라서니,1275봉이 눈앞에 우뚝 솟아있다.
옛길로 들어서는 입구가 왠지 눈에 익다 했는데,얼마안가 의자모양의 바위를보니,
올초 솜다리군락지를 보기위해 올랐던 바로 그 장소다.
발길 타지않은 바위라 신발에 착착 달라붙어 그리 어렵지않게 노인봉으로 올라선다.
노인봉정상에서 바라본 1275봉..
바람맞으며 바위에 앉아 막걸리 한잔..
뭐..신선이 따로 없네..
다시 공룡주능으로 빠져나와 1275봉으로 가는 긴 오르막을 시작한다.
반짝이는 가을빛에 오색단풍은 별처럼 머리위를 수놓았다.
농익지않은 은은한 단풍빛이 너무 예뻐 걷다말고 하늘한번 쳐다보고,또 걷다말고 쳐다보고..
1275봉
그동안 수없이 공룡길을 걸어봤지만,오늘같이 이렇게 맑고 청명한 날씨는 다들 처음이라고..
하늘은 파랗고..땀 흐를새 없이 불어주는 바람이 그 증거다.
동해바다에 떠있는 배까지 빤히 보일정도니..
올들어 첫 단풍산행인데 이게 왠 복인가 싶다.
주어진 시간이 14시간이나되니..세월아네월아 걸어온 공룡능선..
마등령에 도착해 점심겸해서 간식을 먹고나서 설악동으로 내려선다.
천천히 걸어서 그런가,막판까지 발걸음이 가볍다.
비선대를 앞에두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에 무릎을 식히고는,여유있게 설악동으로 내려온다.
이번처럼 공룡능선을 여유있게 걸은적은 없었다..
명불허전..아름다운 산하 그 이름 설악산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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