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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한북정맥(국망봉~도성고개)

산행일 : 2014년 1월 22일

산행지 : 한북정맥(국망봉~도성고개)

산행코스 : 국망봉휴양림-3코스-국망봉-견치봉-민둥산-도성고개-불당계곡

산행이야기:지난번에 이어 한북정맥을 이어간다.마침 엊그제 눈까지 내려 멋진 설경이 기대된다.

 

동서울에서 6시 50분에 출발한 버스는 채 8시가 안돼 이동터미널에 도착한다.

휴양림으로 들어가는 입장료가 있네없네하는 소리를 들은 택시기사님이 친절하게도 생수공장 뒤로 난 공터에 내려준다.

 

러셀이 안되어있음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앞선이들의 발자국이 길을 안내한다.

한참을 발자국따라 오르는데,2코스와 합류된다는 택시기사님의 말과는 달리 우리가 가려고 했던 2코스와는 점점 멀어지고..

뒤늦게 이정표를 확인하고는 우리가 가고있는 이 길이 3코스라는걸 알게된다.

덕분에 국망봉에 이르는 세갈래 코스를  죄다 익히게 됐으니 이래저래 잘된거 같긴하다. 

 

초반의 순탄한 길과는 달리 점점 경사가 심해지기 시작하고..

고도를 높일수록 눈꽃도 어여쁘게 빛나지만..

시선은 자꾸만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명성산 방향으로 쏠린다.

시야확보를 위해 걸음을 부지런히 옮겨보지만 좀처럼 시야는 트이지 않고,주구장창 오르막만 나온다.  

 

 

 

올겨울 처음으로 내의까지 꺼내입고 왔지만 바람한점 없는 포근한 날씨다.

화려했을 눈꽃은 점점 녹아내린다. 

 

국망봉 오르는길은 어느길이든 쉽지 않은거같다.

국망봉과 곧장 연결되는 2코스보다는 완만하진 않을까 했지만,

 연이어 제법 경사있는 오르막이 눈앞에 나타난다. 

다음번 국망봉 하산길은 이 길로 잡아야지~했던 마음이 쏙 사라진다.     

 

 

 

 

드디어 한북정맥 주능선에 닿았다.

가야할 방향은 개이빨산이지만,맥을 이어간다는 의미도 있어 900m떨어진 국망봉으로 방향을 튼다. 

 

국망봉

 

일망무제로 펼쳐진 정상에서의 풍광은 역시나 화끈하다.언제봐도 감탄스럽다.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사방으로 수많은 산들이 우뚝 서 있지만,내가 이름 불러 줄 수 있는 산은 군시설물이 있는 화악산과 기상관측소가 광덕산 뿐..  

 

 

 

다시 이동면 갈림길로 내려와 견치봉으로 향한다.

앞선이들이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했는데,없다.

기어이 우리가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러셀하며 길을 이어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걱정하며 몇걸음 옮겨보니 그런대로 걸을만하다.

그래..견치봉까지만 가보자..

  

견치봉(개이빨산)

 

이만큼 오고나니,온 걸음이 아까워진다.

하여간에 사람만이란..산길에선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걸 머리로는 알지만 언제나 몸은 안따라간다.

든든히 점심을 챙겨먹고는 눈쌓인 길속으로 빠져든다.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고꾸라지고의 연속이다.

녹아내려 습기가 많은 눈은 고스란히 아이젠에 달라붙어 저절로 키높이 등산화가 되어 뒤뚱거리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뭐가 좋은지 돌아가며 넘어질때마다 터져나오는 웃음.. 

 

 

 

 

등로에 쌓인눈은 점점 더해져 허벅지까지 들어가고,길이 거칠수록 점점 재미있어진다.

힘겨울수록 짜릿해지는 이 기분..안걸어본 사람은 말을 마시라~~~

간간이 달려있는 리본을 확인 또 확인하고,행여나 등로를 벗어나진 않았나 잘 살핀다.

 

 

 

민둥산

 

정상석과 만나니 그저 반가울뿐이고.. 

언니는 그저 눈밭을 뒹굴고 싶을뿐이고...

나는 이 와중에도 산성눈인데 하는 생각에 정상인증만 할 뿐이고...  

 

 

선명하게 찍힌 멧돼지 발자국이 민둥산부터 줄곧 우리를 안내한다.

방금 지나간듯한 이 살벌한 발자국..

두려운 마음에 제발 발자국이 사라졌음 하고 기도해보지만,우리와 목적지가 같은지 계속 이어진다. 

 

 헐~~

이번엔 아예 떼거지로 지나간 흔적이다.

이 정도면 멧돼지밥이 되는건 순식간일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하는데,그만 똑 부러지는 내 스틱..아 아까비...

두해전에도 여기왔다가면서 스틱하나 해먹었는데 이번에도 또..

 

 

 

 

도성고개

 

어랏? 불당계곡으로의 하산길이 안보인다.

이러면 안되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도성고개`라는 푯말을 못본거같아 강씨봉방향으로 조금 더 걸어

우측으로 난 길을 찾아보지만 아무리 눈씻고봐도 없다.

순간 당황하기 시작하는 우리..시간은 벌써 4시가 가까워온다.

그래도 죽으란법은 없나보다.

다시 움푹패인 고갯마루로 내려와 우측길을 찬찬히 살펴보니,교통호 너머로 시그날이 매달려있다.휴우~~

무조건 우측으로 뚝 떨어지라는 몽몽님의 말을 떠올리며 가다보니,절개지가 나오고..계곡길이 나오고..

요양원을 지나며 오늘산행을 무사히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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