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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사명산(강원 양구)

 

산행일 : 2014년 1월 26일

산행지 : 사명산 1198m

산행코스 : 웅진리-월북현-사명산정상-헬기장-선정사

산행이야기:그동안 기회가 닿지않아 가보지 못한 사명산을 이제야 찾아간다.오랜만에 카니발 한대를 꽉 채운 인원이 움직인다.  

 

겨울이지만 눈구경하기 힘든 요즘..어제 내린비가 산에는 눈이되어 내리진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잔뜩 하고 나섰지만,

경춘가도를 달리는내내 눈없는 황량한 주변의 산군들을 보고는 다들 실망한다.

아이젠이 필요없겠네,스패치는 왜 가져왔는지 모르겠네,하며..

춘천을 지나 배후령터널을 통과하고 추곡약수가 가까울즈음,갑자기 터져나오는 함성..

사명산정상이 하얀고깔을 뒤집어쓰고 있다.

두근두근 마음은 급해지고,차가 웅진리 들머리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쏜살같이 튀어 오르기 시작한다.

명지산에 버금갈만큼 힘들다는 오름길은,계곡을 벗어나 임도에 닿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한무리의 산악회 사람들과 뒤섞여가며 월북현에 도착하고..본격적으로 도솔지맥상에 접어든다.

 

햇살에 반짝이는 얼음꽃은 오를수록 점점더 눈부시다.

하늘은 어쩜 이리도 파란지...

겨울산행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설경이 펼쳐진다.

 

 

  

 

 

 

미끄럽지 않은 눈이라 아이젠없이도 걸을 수 있는 길..

만만치 않은 길이라길래 좀 겁먹었는데,눈꽃에 정신팔다보니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같은 날은 이 환상적인 눈꽃길이 더 길게 이어졌음 하는 바램이다. 

 

구멍언니의 전매특허인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는 쟁반이 깨질듯 커졌다.

`연신 기대도 안했는데~`라는 새로운 유행어를 되뇌어가며...

요전에 국망봉에서의 한(?)을 오늘에야 제대로 푸는거 같다.

 

오늘따라 더 축처진 배를 받쳐들고 산행하시던 강선수님은,

오늘도 변함없이 뻔한 레파토리로 기와 흐름에 대해 일장연설을 하신다.

그러다 기가 빠지셨는지 앞으로 꼬꾸라지시고...특유의 곡소리는 여전하시고...

 

 

 

 

 

정상을 100m남겨둔 지점에선 아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파란도화지속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최고의 그림이 그려져있다.

 

 

사명산 1198m

 

동서남북 사방이 탁 트인 정상에 도착한다.

북으로는 해산이,동으로는 대암산과 아스라히 설악산까지 보이고,

서로는 대룡산과 몽가북계의 환상적인 라인이,

남으로는 소양호너머로 가리산과 봉화산이 조망된다.

 

 

 

드디어 개!봉!박!두!!

펭귄님이 반백년가까이 갈고닦은 메뉴를 선보일 차례..

라면과 떡이 주재료라 하길래,떡라면 아니면 라볶이겠구나 하고 어림짐작했는데...

뚜껑을 여는 순간,환상적인 비주얼에 눈이 휘둥그레~~

부재료로 소고기등심이랑 새우넣고 숙주나물과 청양고추를 넣을줄 누가 알았겠는가..

맛? 두말하면 잔소리,이건 음식이 아닌 예술이다,예술!! 

 

펭귄님을 향한 폭발적인 반응에,옆에서 조금 거드셨던 샷님은 재료넣은 타이밍을 잘 맞춘 보조의 역할이 컸다며 얼마나 강조를 하시는지..

하여간에 은근슬쩍 묻어가는데는 조선천지에 샷님만한 분은 없을거같다.    

 

 

 

밥먹는동안 파로호는 더 선명해지고,저멀리 해산도 더 선명하게 윤곽을 드러낸다.  

 

 

 

 

정상에서의 풍경을 뒤로하고,웅진리로 향한다.

포근한 날씨에 조금씩 녹아내려도 여전히 눈꽃은 어여삐 빛난다.

 

 

 

몇걸음 못가 멈춰서고 또 멈춰서기를 반복하면서 걷는 길..

다양한 모양의 눈꽃이 반기고,등로를 조금 벗어나면 그림같은 파로호가 내려다보인다.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헬기장에 왔다.

멀리 봉화산이 또 유혹한다.다음번 산행지로 점찍어두고...

길을 더 이어 출렁다리와 7층석탑을 보고나서 추곡리로 하산해 몸에 좋다는 추곡약수 한사발 마시고 싶지만,

차량회수문제로 아쉬워하며 선정사로 하산한다.

가파르게 내리꽂던 하산길은 첫번째임도가 나타날때까지 계속되다가

다시 계곡길로 들어서면서는 어느정도 완만해진다.

얼음장 밑으로 계곡물이 흐르고..오늘 날씨가 얼마나 푹했는지 땀도 식힐겸 맘같아선 계곡물에 입수도 할 수 있을거같이 온몸이 후끈거린다.

용수암지나 선정사에 도착하며 산행은 끝이나고..

황홀했던 사명산행은 또다른 겨울산의 잊지못할 추억이 된다..   

  

사명산의 추억보따리와 강선수님이 얼떨결에 사주신 먹골배 한보따리들고 퇴계원역에 내려 전철을 타고 오는내내

파로호와 어우러진 사명산의 풍경이 자꾸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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