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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설악산(한계령~천불동계곡)

 

산행일 : 2014년 7월 13~14일

산행지 : 설악산

산행코스 : 한계령-한계삼거리-끝청-중청(1박)-대청-희운각-신선대-천불동계곡-설악동

산행이야기:설악의 바람꽃을 만나러 가는날..중청에서 하룻밤 묵으며 오랫동안 만나고 올 계획으로 미리 산장예약을 해뒀다.

 

두촌부근에서 아침 먹으려고 우연히 들른 집이 완전 대박이다.

깨금버섯에 마른호박나물에 고추절임등 투박한 아침밥상이 설악으로의 발걸음을 한층 더 기분좋게 만든다.

9시 반쯤되어 한계령에서 시작하는 산행길..

오늘의 산행컨셉은 놀멘놀멘이다.가다 힘들면 쉬고..배고프면 먹고..졸리면 한숨 자고..

  

오늘도 샷님의 입담에 절로 유쾌해진다.

바위덩어리가 나타날때마다 모락산에 옮겨다놓으면 엄청 대접받겠다 그러고..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를 배낭에 주입시켜 배낭을 가볍게 하고 다녀야 한다는 공대오빠다운 발상을 내놓기도 하고..

산장에 비치되어 있는 물을 몽땅 사서 언니를 위한 목욕물을 만들어주겠다 그러시고...

암튼..

발걸음이 버거울때마다 한번씩 터져나오는 입담에 배꼽단속하느라 혼이 난다. 

 

한계삼거리를 지나 서북능선에 진입했다.

뿌연날씨속에서도 설악의 봉우리들은 힘있게 드러나고..

거친 돌길을 걸으면서도 군데군데 나타나는 조망처를 빼놓지않고 들른다.

 

 

점심먹고 가는길엔 이질풀부터 산꿩의다리,참조팝나무가 한창이다.

발걸음은 더딜 수 밖에 없다.

 

산꿩의다리

 

세잎종덩굴

 

솔맨님 배낭에서 나온 죽여주는 홍시를 하나씩 먹고나서 끝청으로의 마지막 오름길을 시작한다.

 

끝청

 

바위채송화

 

이질풀

 

일단 방배정먼저 받고..

오매불망 그리던 바람꽃을 만나러간다.

 

 

네귀쓴풀

 

 

바람꽃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설악의 바람꽃..

크게 발품팔지 않고 볼 수 있는 다른 꽃과는 달리 큰맘먹고 서너시간이상을 땀빼며 올라서야 볼 수 있는 꽃이라 더 애정이 가는거같다.

 

바람꽃과 잔대

 

 

 

 

대청봉

 

마침 하늘이 파래졌다.

나이를 잊고 돌덩이 앞에서 별의별 포즈를 다하며 순진무구하게 노는 우리들..

 산이 주는 여유와 자유로움을 맘껏 만끽한다.

 

 

등대시호

 

 

날은 조금씩 저물고,배꼽시계가 울려대지만 내려가기 싫어진다.

미련이 남아 꽃밭에 주저앉고 몇걸음 못가 또 주저앉고..

 

잔대

 

 

다들 평상에 앉아 저녁먹기를 원했지만,습기와 바람 때문에 안될거같아 먼저 내려와 취사장에 짐을 옮겨놓는다.

월요일이라 그런가,오늘따라 유난히 한적하고 조용한 취사장..

슬슬 배낭을 풀어헤치기 시작하는데..언니배낭에선 귀하고 귀하다는 능이버섯에 손수담근 오이지에 김치에 끊임없이 음식들이 나온다.여기에 500m 맥주가 세캔씩이나 나오고..

통도 크시지..동생들 먹여살리겠다고 얼마나 바리바리 싸오셨는지..쫌 사신다더니 소문이 맞는갑다..ㅎ

언니의 수고로움으로 풍성한 밥상이 차려지고..싸장님댁 스테이크가 후라이팬위에 척 올려진다.

맛있는 수다시간은 후다닥 흐르고 소등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올즈음,아쉬운 마음으로 정리에 들어가는데..

느닷없이 뉴욕에서 왔다는 산객한분이 술한잔을 구한다.

얼굴 반반한 여인이 다가와 합석을 원하니 두 남성분 짐정리하다말고 어서옵쇼~하며 대환영하고..

이 여인,언제또 산장지기까지 구슬렀는지 지기님이 직접 내려와 취사장 소등시간 늦출테니 천천히 노시라고...

한술떠 산장문 두드리면 무진장 맛있커피까지 타주신다고... 

하튼가 여자는 무조건 얼굴이 이쁘고 봐야혀~~ 

 

샷님이 대피소 현관부터 신발을 벗고 들어가시는 바람에 또한번 배꼽을 잡고..

9시를 훌쩍 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

 

대피소안이 너무 더워 밤새 뒤척이다 어수선한 소리에 잠이 깬다.

쏟아지는 잠을 억지로 물리고 아침밥을 꾸역꾸역 먹고나서 산장을 나선다.

 

 

 

용아장성릉에 아침빛이 스며들었고..

 

 

 

희운각을 지나 신선대로 걸음을 이어간다.

 

 

 

신선대

 

1275봉에서부터 범봉과 천화대 그리고 저멀리 울산바위까지 한눈에 쫙 들어오는 신선대..

오늘은 눈으로만 공룡을 즐기기로 한다.

 

 

등대시호

 

신선대아래 꽃밭을 찾았다.

솔나리는 아직 이르고..바람꽃이 단아하게 피어있다.

아예 1시간넘게 놀고 갈 작정으로 배낭 내려놓고 이리저리 어슬렁거린다. 

 

 

꽃과 노는 사이,솔맨형과 언니는 바위와 씨름하고...

 

 

 

어제 먹다남은 맥주한잔 마셔가며 바위위에서 똥폼좀 잡고... 

 

구름체

 

 

산솜다리

 

구름체

 

 

쑥부쟁이

 

물가에 가니 땀이 쏙 들어간다.

물만난 솔맨형은 물속에 입수하시고..뒤이어 샷님도 입수하시고..

나두 풍덩하고 싶지만,볼썽사나울까 싶어 꾹 참고...

 

 

햇살은 강하게 내리쬐는 한낮이지만,계곡속에 들어있으니 시원하긴하다.

 

밥때가 되어 계곡가에 자리를 잡고..

별 특별한 반찬은 없어도 오이지에 물말아먹는 밥은 완전 최고다.

샷님은 이틀간 먹은 음식중에 최고라고... 

 

 

천불동계곡은 늘 시간에 쫓겨 내려왔지만,

오늘만은 한껏 여유를 부리며 내려오니,그동안 못봤던 쪽빛소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에 콕콕 박힌 소나무들도 보이고,초록물이 뚝뚝 떨어질것만 같은 숲도 찬찬히 바라본다.

그러다보니..어느새 비선대에 닿고..

완벽하게 둘러싸인 탕(?)에서 땀을 씻어내고는 소공원으로 내려온다.

 

퇴근시간즈음 서울에 도착해 아구찜으로 뒷풀이..

뒷풀이값은 잘 나가시는 싸장님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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