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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내변산(전북 부안)

 

산행일 : 2014년 12월 14일

산행지 : 내변산

산행코스 : 내소사-관음봉삼거리-직소폭포-월명암-남여치

산행이야기: 눈쌓인 산사를 볼 수만 있다면 어디든 좋았다.겨울바람 차갑게 불때마다 풍경소리 들려오는 고요한 산사를 맑은 시선으로 오롯이 걷고 싶었다.  

 

부안에 가까울수록 설경은 점점 눈부시다.

그동안 내가 보고 싶었던 내소사의 겨울풍경을 볼 수 있을꺼란 기대로 가슴이 마구 뛸 정도다.

차가 멈추기도 전부터 부스럭거리며 수선을 피고,주차하자마자 설레는 마음으로 일주문으로 뛴다.  

 

시간당 주차비와 일인당 3000원의 입장료를 두고 궁시렁거리며 일주문을 통과해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로 들어간다.

올때마다 산행 마지막에 북적거리는 사람들틈으로 걸었었던 이 길을 이렇게 한가로이 걷게 되다니...

그것도 눈으로 치장한 울창한 숲과 새하얀 눈위를 뽀득거리며 걸을줄이야.. 

아침의 차가운 공기와 전나무 특유의 맑은 향이 뿜어져 나온다. 

 

 

 

전나무숲길이 끝나고 사천왕문으로 드는 길은 울긋불긋한 연등과 벚나무가 맞이한다.

마치 다른 세계에 드는 기분이 들며 발소리마저 숨죽이게 만든다.

 

 

 

더없이 고즈넉한 산사...

천년된 느티나무와 대웅보전의 연꽃문살 그리고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단청..

내소사의 겨울풍경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근사하고,그 안에 담겨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새하얀 눈과 함께 더욱 감성을 자극시킨다. 

 

 

다행이다.바람한점 없는 날씨다.

만약 풍경소리가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냈다면 차마 내소사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내변산 산행을 위해 아쉬운 마음으로 되돌아 나와 등산로로 접어든다.

기온은 점점 올라가 이따금씩 눈폭탄을 맞고,눈은 빠른속도로 녹고 있다.

 

 

 

세봉 아래 청련암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고..

 

여기 올라와 내소사를 한눈에 내려다보니,잘은 모르지만 가람배치가 참 조화롭다 싶다..

 

시원하게 툭 트인 조망처에 다다른다.

곰소 앞바다와 바다너머로 고창 선운산이 희미하다.

갑자기 눈쌓인 겨울바다를 보고싶다며 하산하면 바다로 달리자는 몽몽님..

이 사람이 나이가 들었나? 요즘들어 너무 감성적으로 변하는거 같다.

 

 

 

 

 

파란물감 쏟아질듯한 하늘과 하얀 눈옷 입은 바위들이 판타스틱하다.

아침일찍 서두르지 않았으면 못 볼 풍경들이다.

시간이 갈수록 눈녹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나무들은 흰옷들을 벗기 시작한다.

영하의 날씨라 그러더니 완전 봄날같이 햇살이 따갑다.

몽몽님은 모자선택을 잘못했다고 그러고,싸장님은 여름 티셔츠를 입고 왔어야 했다며 땀을 사정없이 쏟아내시고,나는 두꺼운 바지가 너무 거추장스럽다.

 

 

 

 

 

산수화같은 풍경앞에 한참을 머물다가,

다시 곰소 앞바다와 내소사가 보이면 또다시 걸음을 멈추고..

이러다 오늘내로 집에 갈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미련없이 관음봉을 통과하고,관음봉삼거리에서 내려와 직소폭포로 향한다.

눈이 녹으면서 자꾸만 아이젠에 달라붙는다.

 

뒤돌아본 관음봉..

 

 

 

 

계곡과 만났다.

오가는 사람들이 그런다.한여름보다 수량이 더 풍부하다고..

계곡물안에 그려진 한폭의 그림이 시선을 끈다.

 

 

재백이 다리를 건너서도 한동안 계곡은 이어진다.

이제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직소폭포

 

 

옥녀탕

 

금방이라도 선녀들이 튀어나올거 같은 옥녀탕을 옆에 두고,점심자리를 편다.

시원한 물소리 들으며 시원한 굴떡국 한그릇씩..가끔씩 나무에서 눈덩이가 햇살에 흩날리며 떨어진다.

 

직소보쯤 오니 아이젠이 필요없게 됐다.

오후가 되면서 산색은 급격하게 바뀌었고,바닥의 눈은 질퍽한 흙으로 바뀌었다.

조금만 일찍 도착해 하얀 산봉우리 담긴 호수를 봤음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직소보는..

과거 부안댐이 건설되기전에 부안군민의 비상식수원을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공보다. 

 

 

 

어째 날씨가 봄날씨같다 했더니만,제비꽃이 계절을 착각하고 꽃을 피웠다.

 

 

 

월명암

 

쌍선봉 아래 자리잡은 월명암..

산객들 빠져나간 경내는 더없이 조용하고 고즈넉하다.

나직나직한 걸음으로 경내를 둘러본다.

내변산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곳이 이 곳에서 바라보는 낙조라던데..

 

 

 

월명암의 명물,삽쌀개가 대웅전앞을 떡하니 지키고 있다.

육포라도 하나 보시하고 싶지만,배낭이 비었으니.. 

 

다시 아이젠을 착용하고 남여치로 내려간다.

 

기껏 다정하게 산행 잘해놓고는 마무리하는 대목에서 몽몽님이랑 티격태격..

성격 급한 나는,남여치에 도착하기 전부터 빨리 택시 부르라 잔소리 해대고,

성격 느긋한 몽몽님은,남여치에 도착해서도 세월아 네월아 들은척만척하고..

내성격 드러운거 뻔히 아는 몽몽님,목소리 톤이 조금 높아지자 그제야 택시를 부르니 최소한 20분정도 걸릴줄 알았는데 딱 2분안에 도착한단다.헐~

결국..미처 겉옷을 꺼내입지도 못하고 스패츠랑 아이젠만 겨우 벗어 챙기고 부리나케 뛴다.

몽몽님 말 들을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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