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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자드락길 6코스 비박

 

산행일 : 2015년 5월 9일~10일

산행지 : 자드락길 6코스

산행코스 : 옥순대교-전망대(비박)-주막-옥순대교

산행이야기:봄꽃시즌이 끝나고,날은 점점 따스해지는 요즘..벌써부터 한뎃잠이 그리웠는데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이번주는 작정하고 몽몽님을 끌고 나간다.  

 

집에서 가깝고 될 수 있으면 높은 산으로 비박지를 잡으라 주문했더니만,

집에서 멀고 산도 아닌 무슨 둘레길을 비박지로 떡하니 잡은 몽몽님..

무슨 청개구리도 아니고...ㅎ 

함께 나서준것만해도 감지덕지한지라 군말없이 따라나선다. 

 

`나지막한 산기슭에 비스듬히 나 있는 좁은 길`이 바로 자드락길이다.

오늘 우리가 걸을 코스는 자드락길의 가장 백미라는 6코스 괴곡성벽길이다.

늦은 시간이라 산길위엔 아무도 없어 고요하고 적막하다.

보드라운 햇살은 숲속 깊이 파고들었고 땅은 폭신폭신하다.  

 

얼마안가 옥순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터가 나오고..

 

 

둘레길이라고는 하나 산행을 염두해 두어야 하는 길이다.

크게 힘들지는 않은데 고도를 조금씩 올리며 걷는 오르막에 땀이 줄줄 흐른다.

  

 

 

 

산행시작한지 1시간쯤 되어 12m높이의 청풍호 전망대에 도착한다.

아름다운 청풍호수가 발아래 보이고,그 뒤로 금수산에서부터 가은산 둥지봉 말목산 그리고 구담봉과 옥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당초 계획은 전망타워 위에서 하룻밤을 보낼 작정이었는데,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대서 포기한다. 

아랫쪽 전망대도 그런대로 훌륭하다.

  

 

 

OBS방송국에서 촬영중이다.

얼떨결에 인터뷰까지 했는데,잘릴확률 100%..

말도 어리벙하게 버벅거렸고 시선처리도 부자연스러웠다. 

 

옥순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소나무아래 솟대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에 집을 지었다.

말소리조차 저절로 낮추게 될 정도로 너무나도 조용한 산이다.

고요를 깨뜨리는건 오직 소쩍새와 쑥꾹새 울음소리뿐이다.

 

아무것도 안한다.

맥주한캔 들고 그냥 산을 바라만 본다.

 

 

크게 한것도 없이 때가 되니 배는 출출해지고..

 

둘이 마주보고 앉아 오랫동안 이야기 나눈적이 얼마만이던가.. 

이런저런 이야기는 주거니받거니 술술 이어진다.옛날옛적 묵은 이야기 끄집어 내어 성토도 하고,요즘 변화가 많았던 몽몽님 회사이야기도 듣고,앞으로 어떻게 꾸려나갈것인가 우리들의 노후 걱정도 하고..분위기에 취하다보니 몽몽님 몰래 들어놓았던 적금의 실체도 그만 실토해 버린다.

 

 

이슬이 반병을 남겨두고 잠자리에 든다.

 

밤새 소쩍새가 쉬지않고 울어대더니 새벽녘엔 온갖새들이 아예 창을 한다.

휴대폰에서 나오는 기계음 대신 자연의 소리가 알람을 대신하는 아침..

이게 바로 비박의 멋이네 뭐네 하며 아침부터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몽몽님은 무슨 놈의 새들이 잠도 안자냐고,너무 시끄러워서 여러번 깼다고 툴툴거린다.ㅎ  

 

말목산 뒤로 희미하게 소백산 자락이 보인다.

해는 뜨다 말았고,뿌옇게 가스가 차서 아침풍경이 별루다.

새벽같이 올라온 진사님이 삼각대펴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텐트위로 송화가루가 노랗게 내려앉았다.

다른때보다 더 세심하게 짐정리를 하는 몽몽님..

산객들 올라오기전에 철수하자며 일찌감치 배낭을 꾸린다.

 

 

운치있는 소나무숲을 지나고 으름꽃 피어있는 덩굴지대를 지나 쉼터를 거쳐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도 안되었다.

소백산을 갈까 악어봉을 갈까 금수산을 갈까 하다가 나도모르게 그만 곯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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