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5년 7월 31일
산행지 : 가야산
산행코스 : 백운동계곡-서성재-칠불봉-상왕봉-백운동계곡
산행이야기:여름휴가로 야심차게 계획했던 일본 북알프스 산행이 몽몽님 회사일 때문에 수포로 돌아가고,상실감에 며칠간 침묵시위를 하다보니 결국 아쉬운건 나다.가야산 백리향을 보러가고싶은 마음에 급화해모드로 들어선다.
서성재가 가까울때까지 시원한 물소리가 계속 따라온다.
여기에 새벽바람이 더해지니 서성재 오름길이 한결 수월하다.
한낮더위 피해 일찌감치 산에 오르길 참 잘했다.
서성재를 지나니 조금씩 시야가 확보되고,사방으로 펼쳐진 능선위로 옅은 운해가 넘실거린다.
마누라 비위 맞춰준다고 밤잠 반납하며 쎄빠지게 운전하고 온 몽몽님한테 얌통머리없게도 나도모르게 한마디 툭 내뱉는다.
아까 휴게소에서 안쉬고 곧장 달렸으면 멋진 아침풍경 봤을텐데...
뜨거운 태양이 떠오르자 7시 조금 넘었는데도 그늘없는 산능선은 벌써부터 후끈거리기 시작한다.
간간이 부는 바람에선 뜨거운 온기가 훅훅 느껴진다.
일년을 기다려 만나는 백리향인데 이정도 더위쯤이야 감수해야할터..
칠불봉에 도착하자마자 백리향을 찾으니,어쩐일인지 작년에 비해 상태가 너무 안좋다.
일주일 앞당겨 왔어야 했다며 괜히 또 애먼 몽몽님한테 궁시렁궁시렁..ㅎ
내 입을 막는 몽몽님의 대처법은 언제나 한결같다.
`내 죄로소이다..`
가야산이 내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다.
상왕봉에 올라 두리번거리다 우연찮게 꽃밭 한곳을 발견했다.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두근거리며 다가가니,우와~~~~
입이 떡 벌어지는 굉장한 규모의 백리향 군락지가 눈앞에 떡 펼쳐져있다.
어디 이 뿐인가..
솔나리에서부터 한라송이풀,둥근산꼬리풀,네귀쓴풀등등..
이 시기에 가야산에서 볼 수 있는 꽃들은 죄다 이곳에 한데 모여있다.
(솔나리)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에 꽃들이 제 색을 내지못한다.
그래도 꽃향기만큼은 황홀하리만치 진하게 번진다.
오죽하면 꽃향이 발끝에 묻어 백리를 간다고 했을까...
(솔나리)
백리향과 더불어 솔나리가 한창이다.
오늘 완전 꽃복이 터졌다.
수포로 돌아간 여름휴가에 대한 아쉬움을 이렇게 꽃들이 위로하는것같다.
(둥근산꼬리풀)
(한라송이풀)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한라송이풀..
작년엔 시기가 일러 못봤던 꽃이다.
한라송이풀은 가야산을 대표하는 희귀식물이다.
(가야잔대)
만물상 방향으로 안개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가야산을 찾을땐 늘 이렇게 구름덮인 산과 마주한다.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다.
시선을 돌려 잠시 구름덮인 산을 바라본다.
(가야잔대)
가을하늘처럼 하늘이 파래졌다.하얀 구름도 둥둥 떠다닌다.
꽃밭을 나오다말고 다시 뒤돌아선다.
그늘없는 땡볕에서 두시간 가까이 있어 얼굴이 따꼼거리지만,
차마 두고 가기 아까워 또다시 꽃밭에 주저앉는다.
(솔나리)
(한라송이풀)
(네귀쓴풀)
강렬하게 쏟아지는 햇살에 눈뜨기가 힘들어졌다.
이제나저제나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몽몽님이 이제야 생각난다.배도 고프고 환타생각도 나고...
(바위떡풀)
점심을 먹고 다시 칠불봉으로 돌아온다.
몇걸음 아끼려고 해인사로 내려가 차량회수를 위해 굳이 택시를 탈 이유는 없다.
칠불봉의 파란하늘이 이뻐 바위에 앉았는데,곧 구름이 마구 몰려온다.
따끈하게 달구어진 바위에 앉아 구름의 움직임을 한참이나 바라본다.
마무리는 백운동계곡물에 퐁당~~~
발끝에 백리향 향기를 듬뿍 묻혀 집으로 돌아오는길..
먼길 운전하는 몽몽님 옆에서 절대로 졸지말고 말벗하며 와야지~하고 다짐했지만,
참으려고 참으려고 아무리 애써도 내려앉는 눈꺼풀은 너무나 무거웠다.
서석에서 서울구경하러 꼬마손님들이 왔다.
하루는 롯데월드,또 하루는 홍대거리,그리고 심야영화까지 보겠다는 야무진 계획표를 짜왔다.
이번 주말은 꼼짝없이 조카들 뒤치다꺼리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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