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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비오는 날 수락산

 

내일 비온다는데 어떻게 할까? 그대 의견에 따르겠소..

비소식에 고민하던 참인데,언니가 나한테 칼자루를 넘기신다.

이럴땐 쎈척하며 밀고나가야 뭔가 있어보인다.

무조건 갑시다..

 

도정봉 갈림길에 이르니 하늘이 어두컴컴해진다.

급기야 기차바위를 앞에 두고 비는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하고,아랫도리는 순식간에 젖는다.

우의를 뒤집어 쓰고 터벅터벅 걷자니,한편으론 슬그머니 후회가 밀려온다.

완전 생쥐꼴이 되어 코끼리바위에서 언니를 만나,안다는 사람만 안다는 수락산의 특급전망대를 찾아간다.

여기가 과연 내가 그동안 수없이 다녔던 수락산이 맞나 싶을정도로 멋진 곳이 눈앞에 나타나고,

마치 기다렸다는듯 찰나의 구름쇼가 펼쳐진다.

타프아래서 비를 피하며 막걸리 몇잔 마시고 나니,조금씩 날이 개고..

산아래서 피어오르기 시작한 구름은 도솔봉을 섬으로 만들기도 하고,배낭바위와 숨바꼭질도 하고 ,아예 수락산을 하얀세상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바지가 거의 다 마를때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장암역-기차바위-정상-코끼리바위-향로봉-사기막능선-청학리)

 

(2015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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