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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연인산 비박

 

산행일 : 2015년 8월 8일~9일

산행지 : 연인산 잣나무숲

산행코스 : 마일리주차장-우정고개-잣나무숲(비박)-우정고개-마일리주차장

산행이야기:아침부터 푹푹 찌는날,오전내내 집에서 뒹굴고 있자니 짜증지수만 올라간다.계곡으로 피서를 가네 영화관으로 가네 하다가,연인산 잣나무숲 당첨.. 

 

멀쩡했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컴컴해지며 천둥번개와 함께 어마어마한 비를 쏟아낸다. 

길바닥에 꼼짝없이 갇혀 거북이걸음으로 가평으로 향하는데,거의 앞이 안보인다.

비바람에 도로옆 나무들이 휘청거리고,도로는 순식간에 물이 콸콸 넘쳐흐른다.

이거 계속 갈길을 가야하나 싶을정도로 마음은 심란하기 이를데 없다.

설상가상으로 평소 지리에 밝은 몽몽님이 `가평군 하면 마일리`를 `설악면 가일리`로 착각하는 바람에 폭우속 도로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길어지기만 한다.

 

다행히 5시쯤 되니 조금씩 비는 그치고,하늘은 고요해진다.

마일리 주차장에 도착하니,가게 어르신이 뛰어 나와 이틀동안의 주차비 8천원을 얄짤없이 수금해간다.

마을길을 조금 오르다 철망을 만나는 지점에서 우측 산길로 들어선다.

 

 

비온 후의 싱그러운 숲이 참 좋다,계곡물 참 좋다~하는것도 잠시,습한 기운이 온몸을 강타하며 땀은 쉴새없이 쏟아진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지고,둘은 점점 말수가 적어진다.

 

 

1시간이면 족히 올라설 줄 알았던 우정고개는,

탁트인 조망없이 어두운 숲길을 헐떡이며 1시간도 넘게 걸어서야 도착한다.

좌우로는 연인산과 매봉 칼봉으로 갈라지고,회목고개와 전패고개와 갈라지는 지점이다.

느닷없이 오느라 비박지가 어딘지 확신이 없는 가운데 감만 잡고 전패고개 방향으로 잡는다.

마주오는 산객한테 물어 다시한번 위치확인을 하고는 1킬로정도 임도길을 따르다보니,

우측으로 친절하게도 현수막이 걸려있다.

`비박,야영 금지..` 

 

 

우리말고도 두팀이 먼저와 자리잡고있다.

서둘러 잠자리를 마련해놓고 타프까지 치고나니 날은 금새 어둑어둑해졌다.

하룻밤 보내기 이만한 곳이 없을정도로 더없이 안락한 곳..

떨어진 잣나무잎은 그대로가 푹신한 자연쿠션침대가 되었다.쭉쭉 뻗은 아름드리 나무들은 바람으로부터 우리집을 아늑하게 보호해주고,덤으로 좋은 향기까지 마구 내뿜어준다.

 

그리고 또하나..

계곡을 바로 옆에 끼고 있다는거...

이런 호사가 어디 있으랴싶다.샤워까지 하는 호사를 누리다니...

마셔도 되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계곡물은 더없이 청정하다.

 

 

 

몸이 개운하니 마음까지 개운해지고..

늦은 저녁에 먹는 삼겹살은 뱃살로 가든말든 맛만 좋다.

잣나무 아래라 그런가,이상하게 오늘은 모기도 없다.

 

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이름모를 새들이 아침잠을 깨운다.

지난주 선자령에서의 밤과는 달리 이곳에서의 밤은 너무나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어찌나 편안하게 숙면을 취했는지...

 

이곳에서 왕복 10킬로정도 되는 연인산 정상은 차마 엄두가 안나고,

운동삼아 혼자 우정봉까지만이라도 다녀와야지~했던 마음은 멧돼지울음소리에 기겁해 이또한 포기한다.

오늘은 철저하게 몸을 이완시키며 힐링하라는 하늘의 뜻이려니..

 

 

 

우정봉대신 선택한 계곡트래킹..

마침 어제 오후에 쏟아진 비로인해 수량이 풍부하니 시원하기 이를데 없다.

얼굴을 씻고나니 정신이 번쩍든다.

 

 

빼곡한 숲으로 조금씩 햇살이 스며든다.

몽몽님은 여전히 숙면중이다.

덜그럭거리며 모닝커피를 끓여 다 마셨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늘어지게 자고 느지막이 일어난 몽몽님..

타프를 정말 완벽하게 치지 않았냐..바닥에 비닐 깔고 그 위에 텐트 치기를 진짜 잘하지 않았냐..

일어나자마자 얼마나 공치사를 해대는지...ㅎ 

어제 오는길에 철물점에 들러 비닐을 챙기더니,안그랬음 바닥이 제법 눅눅했을뻔 하긴했다. 

 

플라이를 걷어내고 이너텐트안에 들어있으니 훨씬 시원하고 쾌적하다.

아침먹자마자 발라당 누워 뒹굴거린다.

 

 

 

하룻밤의 힐링피서는 이쯤에서 아쉽게 마무리한다.

겨울에 다시오리라~

 

 

 

주차장이 가까워오자 산을 벗어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계곡에 주저앉아 한참을 쉰다.

계곡물이 얼음장처럼 차갑다.

 

산속에 있을때가 신선이었다.

산을 벗어나 콘크리트길을 걸으니 뜨거운 열기가 확확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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