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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원적산 비박

 

산행일 : 2015년 29일~30일

산행지 : 이천 원적산

산행코스 : 영원사-원적봉-천덕봉(비박)-영원사

산행이야기:설악에 계셔야 할 피터팬님의 다급한 호출...야심차게 계획하셨던 3박4일간의 휴가가 첫단추도 꿰기전에 어긋나신 모양이다.마침 어제의 산행피로를 풀며 뒹굴대던 참이다.이리저리 전화 돌려 인원모집에 들어가 보지만,역시나 주말에 한가한 사람은 우리 부부뿐일세...

 

이젠 비박짐 패킹하는것도 도사가 되어 1시간만에 뚝딱! 배낭 두개를 완성한다.

집앞까지 친히 모시러 와주시니..황송하여라~

포천 명성산을 갈까,도마치봉을 갈까 하다가 만만한 원적산으로 go~

이번에도 영원사를 들머리로 잡았다.

도립리 산수유마을이 거리가 좀 짧긴 하지만,길이 가팔랐던 기억이 있다. 

 

500m를 다리 후달거리며 걸어 능선에 올라선다.

바람이 거의 없는 날이라 얼굴에선 땀이 뚝뚝 떨어진다.

절기는 속일 수 없다는 옛말은 글렀다.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났건만 나무의자에 앉자마자 모기가 얼마나 극성을 부리는지..

더이상 가지말고 그냥 이곳에 자리잡자는 피터팬님 말을 들은척도 안하고 서둘러 배낭을 멘다.

(이 후,평평한 곳만 나타나면 그냥 자리잡자고 하셨다는거..ㅎㅎ)

 

 

두어번의 오르내림끝에 산수유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원적산에 도착한다.

빤히 보이는 천덕봉 정상을 올려다보며 시원하게 펼쳐진 초록 능선길을 걸으니 걸음은 한결 가볍다.

 

 

 

해 저물녘의 능선이 예쁘다.

길 양옆으로 억새풀 반짝이고,잠자리떼는 가을 분위기를 한껏 더한다.

지금부턴 두 분 앞장세워 먼저 보내고 뒤처져 거북이걸음을 한다.

 

 

 

 

 

왠일인지 더이상 진행을 안하고 기다리고 계신 두 분..

알고보니..피터팬님은 또 이곳에서 자리잡자 그러시고,

몽몽님은 산여인 스타일이 아니니 일단 기다려보자 그러고 있는중이란다.

17년을 한이불덮고 산 사람이라 역시 내 마음을 잘 읽으셨네..ㅎ 

 

 

 

막판 오름길이 은근 힘들다.

오래 쉬지 않았는데도 어느새 영원사를 출발한지 2시간이 가까워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왔다.

어슬렁거리며 여유를 즐기는 시간..해지기 직전 산이그스레 물드는 시간...

얼마안있어 해는 서산너머로 기운다.

한자리서 일몰과 야경,그리고 일출까지 볼 수 있으니 비박지로는 최적지다. 

 

 

 

몽몽님이 이젠 코펠밥 짓는데는 도사가 다 되었다.

얼마나 찰지게 잘 지었는지..

우리동네 배봉축산 삼겹살에 피터팬님이 준비해오신 고와인을 곁들여 럭셔리한 저녁상을 차린다.

해질녘에 마구 달겨들던 날파리들은 바람이 살살 불고 기온이 차가워지니 어느절에 사라졌고,

와인한병 앞에두고 셋이 앉아 조근조근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한다. 

무슨 여자셋이 모인것도 아닌데,폭풍수다는 계속 이어졌다.

 

옅은 안개 내려앉은 아침..

광주시 방향으로 내려다보이는 산그림이 분위기있게 그려져있고,

서쪽하늘엔 아직도 달님이 걸려있다. 

아침잠 없으신 피터팬님은 벌써부터 일어나 부스럭거리신다.

 

 

 

 

살짝 붉은 기운이 올라오는가 싶더니 이내 사그라들고,

짙은 구름속에서 슬그머니 햇님이 올라온다.해만 딸랑 있는 참 재미없는 일출..

 

아침을 먹고나니,나른해지면서 잠이 솔솔 쏟아진다.

두 분이 타프아래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자장가가 되어 달콤한 아침잠을 즐긴다.  

 

 

 

이선수님이 오셨다.

우리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단축된 시간이다.

동원대에서 3시간도 안돼 도착하시다니...

자칭 `전문산악인`다운 산행실력에 다들 감탄하며 뜨거운 박수세례!

언젠가 퀴즈로 내셨던 산이름을 내가 알아맞혀 상품으로 내걸었던 커피를 잊지않고 챙겨오시는 센스라니..

여기에 단물 뚝뚝 떨어지는 복숭아까지..

 

 

 

해는 중천으로 떠오르며 강한 햇살을 쏟아낸다.

잘 마른 장비들을 챙겨넣고 산을 내려간다. 

천천히 가기로 해놓고는 어느샌가 땀이 송송 떨어질정도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그늘없는 민둥민둥한 능선이 해질녘 선선할때는 걷기 좋더니만,

지금은 고스란히 머리위로 쏟아지는 햇살을 어여빨리 피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영원사

 

배고픈 참에 천서리 막국수 한그릇을 게눈감추듯 해치우고는 동원대에서 이선수님과 헤어진다.

리무진이 따로없다.피기사님이 바로 집앞에 착 내려주시니..흐미 편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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