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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설악산(오색~백담사)

 

산행일 : 2015년 9월 29일

산행지 : 설악산

산행코스 : 오색-대청-중청-소청-수렴동-백담사

산행이야기:이번 추석 산행지는 고민할것 없이 설악산이다.올들어 첫단풍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하고,시골집에서 가깝기도 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서석에서 딱 한시간만에 오색에 도착한다.

새벽 3시 반..제법 쌀쌀한 새벽기운에 온몸이 움츠러든다.

산행 채비를 한 뒤 오색탐방소를 통과해 산길로 진입한다.

연휴기간이라 줄서 올라갈 줄 알았는데,어쩐일인지 산객이 별로없어 둘이 오붓하게 새벽길을 오른다.  

 

랜턴빛에 비춰지는 단풍길을 연신 감탄하며 오르다보니 어느새 대청봉이 가까웠다.

동녘하늘이 붉게 물들더니 미처 정상에 오르지도 못했는데 햇님은 떠오르고,

아침빛으로 물든 산등성은 눈뜨기가 힘들만큼 눈부시다.

 

 

중청의 단풍은 어느새 절정의 시기를 지나 벌써 늦가을의 정취가 감도는듯하다.

차가운 바람에 온몸이 달달 떨려 도저히 정상에 머물 수가 없어 쫓기듯 정상을 내려선다.

다운쟈켓을 챙겼어야 했는데...

 

예측불가한 산날씨다.

순식간에 안개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기 시작하더니,올려다 본 대청봉에선 안개가 깜짝쇼를 보여준다. 

 

 

 

 

점점 두껍게 안개가 내려앉기 시작하고..

조금씩 안개비까지 소리없이 내린다.

 

 

 

얼마 후,중청부근은 하얀세상이 되어버렸다.

아침을 먹고 났는데도 걷힐 기미가 안보인다.

시간끌며 모닝커피까지 여유있는 마시고 났는데도 여전하다.

화장실까지 가서 몸을 가볍게하고 나왔는데도 똑같다.

현관에 앉아 30여분 가까이 죽치고 앉아 기다렸는데도 안개비는 멈출 줄 모르고,야속한 날씨는 변함이 없다..

 

마냥 앉아 있을 수 없어 쓰린마음으로 중청을 떠난다.

소청으로 내려서는길..안개낀 단풍숲이 분위기 있다.

내려설수록 점점 화려해지는 단풍을 보니 그나마 마음의 위로가 된다. 

 

 

 

알록달록 물든 단풍을 보느라 봉정암으로의 걸음이 더디다.

다행히 안개가 걷히기 시작한다.

어쩌면 사리탑에서 내가 보고싶었던 풍광을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곱게 물든 단풍속에 들어있는 봉정암 풍경...

 

 

드디어 사리탑에 올랐다.새벽길을 열불나게 오른 이유는 바로 이 풍광을 보기 위함이다.

미처 안개는 다 걷히지 않았어도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사 연발이다.

몇해전 이선수님이 담아오신 사진보고 띠용~했었다.

그에 비하면 조금 부족하지만 가슴으로 느껴오는 감동은 묵직하다. 

 

 

이런 곳에서 간절히 기도하면 뭔들 안이루어질까...

이곳까지 오르는 발품만 하더라도 보통 불심은 아닐터...

몽몽님과 나,간절히 기도한다.

그저 건강한 몸과 다리로 이 아름다운 산하를 오래오래 걸을 수 있기를~~

 

 

 

안개가 걷히면서 용아장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침봉 사이사이 울긋불긋 단풍물 든 모습이 멋있다.

게구멍바위를 앞에두고 국공파에 딱 걸려 강제하산한 후 끝내 가보지 못한 곳..

 

 

 

 

단풍길은 봉정암을 내려와서도 한동안 이어진다.

빛이 들락날락하며 단풍색을 변화시킨다. 

이토록 설악의 가을이 깊어진줄 몰랐었다.

하루에 25km의 속도로 남하한다 하니,아마도 다음주 정도면 설악의 계곡들은 형형색색으로 물들지 않을까싶다..

 

 

 

 

단풍이 절정에 달하면 너무도 아름다울 구곡담계곡..

연이어 나타나는 폭포에 협곡의 양 옆으로 늘어선 기암들,그리고 그 위에 오색단풍 수놓아진 풍경을 그려본다.

 

 

 

여유있게 걸으니 못봤던 풍경이 속속 들어오고..

봉정암에서 백담사까지 10킬로에 달하는 거리가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무엇보다 수많은 단풍인파속에 시달리지 않고 한갓지게 걸으니 너무 좋다.

 

 

 

 

수렴동대피소에서 서석에서 챙겨온 과일들로 요기를 하고 백담사를 향해 세월아 네월아 걸어내려간다. 

마주오는 스님마다 합장하며 기분 좋은 인사말을 건넨다. `성불하세요~~`

 

오색에 주차되어 있는 차를 회수하기 위해 택시대신 버스를 이용하기로했다.

용대리에서 46번국도변에 있는 정류소에서 30여분을 기다려 원통으로 나가,다시 오색으로 가기위해 버스시간을 물었더니 7시 10분에 있다는 황당한 답이 돌아온다.지금 시간은 3시 10분...

아니 뭐 이런 경우가....

그러니까 `미시령`이란 빠르고 편한 도로가 생긴 이 후,오색방향 버스노선을 대폭 줄였다는 말씀..

원통택시를 타고 오색으로 가는동안 택시메타기는 정신없이 쭉쭉 올라가고,결국 눈물을 머금고 4만원이란 거금을 지불해야했다는 억울한 이야기...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4만5천원 내고 용대리부터 편하고 타고 올걸!

 

속도 쓰린데,물치항 정미네집가서 회나 한사라 먹고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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