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북한산 14성문 종주

 

산행일 : 2015년 11월 30일

산행지 : 북한산 14성문

산행코스 : 효자파출소-원효봉-백운대-용암문-대동문-청수동암문-가사당암문-중성문-산성입구

산행이야기:집에서 북한산을 가려면 버스와 지하철을 여러번 환승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답십리역까지 버스로 4정거장,5호선타고 종로3가역에서 환승해 3호선으로 갈아타고 구파발역으로,거기서 다시 버스를 타야만 들머리에 닿는다.이러다보니,북한산에 가려면 크게 마음을 먹어야만 한다.지난주부터 북한산 성문종주를 하려고 벼르다가 오늘에서야 실천에 옮긴다.

 

일찍 나선다는것이 배낭을 꾸려놓고도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다 늦게야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때마침 출근시간과 맞물려 버스와 지하철안은 완전 콩나물시루를 방불케한다.

배낭을 가랑이 사이에 집어넣고 손잡이 하나 겨우 잡고는 지옥철을 경험한다.

구파발역에서 34번버스타고 효자파출소에 내린 시간이 10시 반..

아침에 꾸물거린 탓에 성문을 다 돌려면 조금 바쁜걸음이 되게 생겼다. 

 

요 며칠 그리도 춥더니만,오늘은 날이 꽤 많이 풀렸다.

새벽에 비까지 내려 땅은 촉촉하고,나뭇가지들은 보석같은 이슬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다.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봄볕처럼 너무 따사롭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하더니 얼마안가 사정없이 뚝뚝 떨어진다.

 

서암문

 

가볍게 성문 하나를 접수한다.

예전의 `시구문`이라는 현판은 없어지고, `서암문`이라는 현판이 새로 세워져있다.

이제부턴 원효봉까지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원효봉

 

염초봉,백운대,만경대,그리고 노적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원효봉에 도착..

숨을 몰아쉬며 둘러보는 조망은 과연 아름답다.

험악해 보이는 바위산임에서 한눈에 담아지는 바위군들은 부드러운 선을 그리며 물결친다. 

 

북문

 

염초봉으로 오르는 길목에 있는 북문..

태극종주하면서 딱 한번 가봤는데,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경험이었다.

 

북문에서 위문으로 가는 길은 무척 가파르게 내리꽂힌다.

중간지점에서 상원사로 가로지르는 길이 있다고는 하나,괜히 잘못 들어섰다가 낭패볼까 싶어 곧이곧대로 정규등로를 따른다.

우렁차게 흘러내리는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대동사를 통과한다.

간간이 울긋불긋한 가을의 흔적들이 남아있어 눈도 즐겁다. 

 

 

 

백운봉암문

 

땀이 범벅이 된 채 위문에 도착한다.

일제가 지었다는 `위문`이란 이름 대신 `백운봉암문`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괜히 시작했나 싶을정도로 얼마나 힘들게 올라왔는지..얼굴이 완전 땀범벅이 되었다.

막상 또 이렇게 도착하고나니,방금전의 힘든 기억은 싹 사라지고 백운대를 올라가볼까 하는 마음이 슬그머니 자리잡는건 또 뭐야??

그리고,걸음은 어느새 백운대로 향하고 있다.

 

 

군데군데 살얼음판을 걸으며 도착한 백운대..

전에 없던 `북한산 백운대 836m`라는 글씨가 바위에 새겨져있고,`3,1운동 암각문`이라는 안내표석도 새로이 생겼다.

가까이서 보는 인수봉과 만경대는 더욱 압도적이다.

도봉산과 수락산을 비롯해 오늘 가야할 의상능선까지,사방팔방으로 보이는 전망이 황홀하다.

 

 

예정에 없던 백운대를 다녀오느라 시간이 늦춰졌다.

걸음을 재촉해 보지만 도저히 빨리 나아갈 수 없는 상태의 길이다.

아이젠을 하기도 뭣하고 안하기도 뭣한 애매한 길이 반복된다.

바윗길은 미끄럽고,흙길은 질퍽하고..

노적봉 갈림길까지 신경을 빠짝 곤두세우며 걸어서야 조금은 편한 산성길로 진입한다.

 

용암문

 

14성문은 서울성곽처럼 4대문이 있고,그 외는 모두 암문(暗門)형태인데,유일하게 용암문만 용암봉아래 있다하여 용암문(龍岩門)으로 표기한다.

도선사에서 오른적이 많아 익숙한 성문이다.

 

산성따라 룰루랄라 걸을일만 남았구나~했더니만,큰 오산이었다..

또 아이젠을 벗었다 신었다 해야하는 정신 사나운 길이 이어진다.

산성길을 벗어난 우회길도 마찬가지다.

 

대동문

 

따뜻하게 햇살이 내리쬐는곳에 삼삼오오 앉아 식사중이다.

나도 한자리 잡고는 허겁지겁 밥한사발을 후딱 해치운다.봉지커피도 한잔 마셔주시고...

 

보국문

 

대성문

 

금방금방 나타나는 성문을 하나둘씩 세어가는 재미에 신이 난다.

성문을 자세히 살펴보는 여유도 갖게 되고...

대성문은 북한산성 성문가운데 가장 큰 문이다.

이 대목에서 짚고 넘어가는 깨알상식!!

이 성문의 홍예문이 4대문보다 큰 이유는 뭘까?

전란이 발생하면 창덕궁에서 형제봉능선을 통해 산성내의 행궁으로 임금이 피신했는데,

이 때 임금의 어가가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 대성문과 더불어 중성문이 4대문보다 훨씬 크다고한다.

 

대남문

 

보현봉과 문수봉을 잇는 능선 한가운데에 있는 대남문..

공사중이라 파란그물망을 쳐놓았다.

청수동암문

 

산성주능선,의상능선,그리고 비봉능선을 가는 길목에 위치한 청수동암문..

공사중이라 우회길을 만들어놓았는데,우회길을 지나 능선에 올라 몇걸음 가다가 화들짝 놀란다.

그 언젠가처럼 나도모르게 남장대지능선으로 가고 있었던것..참내..

 

의상능선이 멋드러지게 펼쳐진다.

눈요기하며 걷기엔 참 좋은 능선길이지만,살얼음판 바윗길과 밧줄구간은 벌벌 기어야한다.

겨울 의상능선은 두번 다시 안오리라 거듭 마음먹는다. 

 

부왕동암문

 

7개 암문 중,가장 규모가 크다.

여기서 부왕사지 가는길의 단풍이 정말 환상인데...

그 어느 한 해 황홀한 단풍을 만끽하고,

어느 한 해는 이곳을 찾아온다는것이 부왕사지에서 길을 잘못들어 애먼길로 가서 알바를 했었다.

특별했던 기억이 오래 남는걸 보면 산에서의 알바는 재밌는 추억으로 남는게 확실하다.ㅎ

 

북한산의 삼각봉이 제대로 한눈에 들어온다.

 

 

용출봉..

등산로가 미끄러워 자꾸 애먹으니,바위에 콕콕 박힌 명품 소나무들도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긴호흡을 하면서 조심조심 밧줄구간을 내려서고 올라서기를 반복하니,어깻죽지가 뻐근해져온다.

어서빨리 가사당암문이 나타나 의상능선에서 벗어나고픈 심정뿐이다.

 

 

 

용출봉

 

국녕사가 발아래 보인다는건,가사당암문이 가까웠다는 증거..

 

가사당암문

 

의상봉을 500m정도 앞에두고 드디어 의상능선이 끝이 나며 한시름 놓는다.

중성문을 가기위해 우측으로 꺾어 국녕사로 내려선다.

 

중성문

 

중성문옆에 붙어있는 이 문이 원래의 `시구문`이라고도 하던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오늘까지 대서문으로 가는 임도길이 공사중이다.

할 수 없이 우측으로 난 산길로 우회한다.

계곡물은 경쾌하게 흐르고,저녁햇살은 잔잔히 내려앉고,산길을 다 마친 기분은 날아갈듯 가볍다...

'산행이야기 > 산행(2009~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의 겨울 (3)  (0) 2015.12.31
예봉산~운길산  (0) 2015.12.12
도봉산의 겨울 (2)  (0) 2015.11.29
도봉산의 겨울 (1)  (0) 2015.11.26
청광종주  (0) 201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