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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알래스카 크루즈 (3)



크루즈에서의 아침은 언제나 비가 내리거나 안개로 시작되었다.

인사이드 객실이라 바깥세상이 궁금해 일어나자마자 갑판위로 올라가보면 비내리는 날이 대부분이었고,

어떤날은 수영장물이 파도처럼 출렁거려 그물망을 쳐놓기도 했다.

스카그웨이에 정박했던 날도 안개로 가득했었는데,다행히도 차츰 날이 개이기 시작했다.

7시부터 sawtooth Mt 하이킹이 잡혀있었는데,레벨3에 해당하는 꽤 난이도 있는 하이킹 코스였다.




스카그웨이는 화이트 패스와 유콘루트로 유명한데,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건설된 협궤 철도는 영국이 자금을 대고 미국이 설계했고 캐나다가 계약을 진행한 천만달러에 달하는 큰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과거 황금을 찾아 금광으로 향한 수많은 개척자와 광부들은 이 화이트패스로 이동했고,

일부는 부자가 되었지만 상당수는 부를 얻지 못하고 스카그웨이에 정착하게 되었다..




조용한 마을을 지나 화이트패스 기차역으로 갔다.

하이킹의 시작점이 되는 덴버까지 가려면 캐나다 국경을 넘게 되는 거라 여권을 필수로 챙겨야 했다.





가을색 짙은 산색에 매혹되어 시선은 창밖으로 내내 고정되어 있었고,

하이킹을 포기하고 그대로 화이트 패스 정상까지 가고만 싶었다.



기차는 하이킹팀을 덴버에 내려놓고 절벽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고,

우리는 등산화끈을 조여매고 숲으로 들어갔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열대우림지역 안에 있으니,숲의 기운도 남다르게 느껴졌다.

어디선가 곰한마리가 툭 튀어나올거 같기도 했고,

숲에서 나는 꼬리꼬리한 연어 썩은 냄새 또한 향기로웠다.

퉁가스 국립공원의 일부인 숲은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원시림 그 자체였고,이끼는 살아 숨쉬는듯 무성했다.




sawtooth MT 정상까지는 장비없이는 불가능한 곳이라,

빙하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지점에서 아쉽게도 걸음을 돌려야했다. 






딱 한사람 정도만 걸을 수 있게 등로를 만들어 놓았는데,

어느 누구도 등로를 벗어나 자연을 훼손하는 사람은 없었다.



7년째 여행중이라는 남자가이드를 보고 사는방법도 참 다양하다 생각했다. 

직업을 그 때 그 때 얻어 여행경비를 마련하고,다시 또 어디론가 떠난다고 했다.







우리를 태울 기차가 덴버역으로 들어왔고,

멋진 그림같은 풍경속에서 들어온 기차위에 올라타니 너무 낭만적이었다. 

스카그웨이에서 올때와 마찬가지로 시선은 창밖에 머물렀고,

아예 기차 칸과 칸 사이에 서서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가며 운치있는 가을분위기의 풍경을 즐겼다.






하이킹을 마치고,스카그웨이 거리를 쏘다녔다.

주변풍광은 말할것도 없고,독특한 색감의 건물들과 곳곳에 남아있는 19세기의 잔재들을  살펴보는것도 재밌었다.








골드러쉬 당시의 살롱을 재현해놓은 곳도 있었는데,

실물과 너무 똑같아서 깜빡 속을뻔했다.


펍에 들어가 스카그웨이의 로컬맥주도 맛봤다.

소나무 끝에 매달린 팁에서 추출한 맥주인데,달콤한 끝맛이 일품이었다.


스카그웨이에서 머물렀던 날은 정박시간을 꽉 채워 크루즈안으로 입실했는데,

하루종일 걸어다닌데다 맥주까지 알딸딸하게 마신터라 극장에서 열리는 쇼도 제대로 못보고 금새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기항지였던 icy strait point는 그야말로 작은 항구였다.

아침부터 비는 추적추적 내렸고,우의를 입고 항구 주변을 둘러봐야했다.

비내리는 울창한 숲길은 어두침침해서 음침했고,몸까지 떨려올 정도로 날이 추웠다. 

정박시간이 아침 9시부터 4시까지였는데,오전시간만 항구주변에서 보내고는 오후시간 내내 자쿠지 안에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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