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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캐나다 밴쿠버 (2)


밴쿠버에서의 둘째날은 밴쿠버 여행의 필수코스라고 하는 카필라노와 스탠리 가든에서 오후 늦게까지 보냈다.

셔틀버스 정류소 표시가 안보여 샷토 그랜빌 호텔앞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호텔 관리인이 나와 친절하게 정류소 위치를 알려주었다.

 스탠리파크를 지나 20여분 정도를 달려 카필라노 협곡에 도착했는데,도심 근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원화로 3만 5천원 정도의 입장료를 끊으면 카필라노 파크의 모든 체험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세계에서 가장 긴 흔들다리,건물 25층 높이에 길이 140m의 카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를 통과했는데,생각했던것만큼의 스릴감은 없었다.



트리탑 어드벤처는 다람쥐의 눈높이에서 설계했다는 숲이었는데,나무와 나무를 연결해놓은 어드벤처의 구조물은 나무에 상처를 내지않았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공중에서 나무 사이사이를 걷는 재미가 너무 흥미로웠다. 

울창한 숲에선 좋은 공기가 마구 뿜어져 나왔고,의도적으로 숨을 깊숙이 들이마시며 숲을 마음껏 누볐다.




기본 150년은 되었다는 카필라노의 나무들은 하늘을 다 가릴만큼 울창했고,두께 또한 어마어마했다.


클리프 워크는 말그대로 깎아지른 절벽에 난 길이었는데,조금 후덜덜했다.

50cm정도밖에 안되는 좁은 길에서 천길낭떠러지를 내려다보면 짜릿짜릿했고,

일부는 투명유리로 되어있어 스릴감을 최고조로 느낄 수 있었다.  






입장할때 손등에 찍어준 도장을 보여주고 스탠리파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탈 수 있었다.

공원산책에 들어가기전,50%할인해 준다는 파스타집에 들러 먹었던 스파게티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밴쿠버의 대표음식이 되었다.  



공원을 산책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전형적인 가을날이었는데,햇살이 아주 딱 적당했다.

한바퀴 다 돌기엔 너무 멀어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하는데,자전거 타본지가 하도 오랜지라 우리는 두발로 뚜벅뚜벅 걷다가 토템몰공원에서 되돌아 나왔다.





원시림과 이웃하고 있는 바다를 끼고 걸었던 해안가 산책로는 명성답게 너무 아름다웠다. 

잔잔한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밴쿠버 시내는 그림같았고,바다와 숲이 함께 인접해있어 다람쥐와갈매기를 함께 볼 수도 있었다.


그 날도 스탠리파크에서 호텔까지 몇블럭을 걸었다.

다운타운을 관통하며 번화한 랍슨거리를 지났는데 얼마나 걸었는지 발바닥이 막 아팠다.

그 날 저녁..몸살기운이 있어 사발면 하나를 국물까지 싹 먹어치우고 나서 집에서 챙겨간 종합감기약을 먹었다.

그래도 심상치 않아 레몬차를 수시로 마시고 담요까지 얻어와 덮고 잤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목이 탁 잠길정도로 감기는 더 심해져 있었다.


아침으로 호텔 바로옆 `white spot`에서 베네딕트를 주문했지만,거의 입에도 대지 못했다.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고,몸에서는 열이 났고,목은 완전히 잠겨버렸다.

누가 여행파트너 아니랄까봐 소피아 선생님도 나와 똑같은 증세로 감기가 걸리셨다.

아무래도 난방시설에 문제가 있는것 같았다.

온풍기인줄 알고 밤새 틀어 놓았던 팬이 에어컨이었다.

호텔직원을 불러 에어컨을 막고 난방온도를 높였지만,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여러번 항의를 했다.  


어쨌든..감기는 감기였고..

아까운 시간을 호텔에서만 보낼 수 없어 오후가 되어 돌돌 싸매고 반듀센 파크로 향했다.

호텔앞에서 10번 버스를 타고 2.75불을 내면 반듀센 파크가 있는 그랜빌 37번가까지 갈 수 있었다.


빅토리아의 부차드가든과는 대조적으로 아주 조용하고 한적한 공원이었다.

연못이 있는 일본식정원부터 미로공원까지 다양하게 조성해 놓았는데,몸상태가 안좋으니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호텔로 돌아가 눕고만 싶었다. 




반듀센공원에서 30분 정도만 더 가면 퀸엘리자베스 공원이었는데,거의 입구까지 다 가서 포기했다.

목이 따꼼거리며 아파 호흡하기가 힘들어 걷는것도 곤혹이었다.


호텔로 들어가기 전,병원을 갈 참이었다.

근데,항생제 처방하는데만 무려 150불이 든다는 말에 기겁해 식료품점에서 `타이레놀 콜드`만 집어들어야했다.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 낫지않을까 싶어 손에 잡히는대로 온갖 과일을 사서 호텔로 돌아와 억지로 먹어댔다.

식욕은 완전 제로였고,반신욕을 해도 담요를 뒤집어 쓰고 누워있어도 열은 더 펄펄 끓어올랐다.

처음으로 집생각이 났던 날이었다.

전기황토매트 3단으로 올려놓고 뜨끈하게 몸을 지지고만 싶었고,따끈한 쌀밥에 총각김치 올려 한술 먹으면 금방 나을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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