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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캐나다 로키산맥 (1)



드디어 3박 4일 로키산맥 투어가 시작되었다.

총 이동거리 3,000km에 달하는 대장정인데다 감기까지 너무 심해 불보듯 뻔한 고생길이기도 했다.

하지만,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봤던 그 로키를 내가 가다니~~

투어버스에 앉아 창밖으로 펼쳐지는 로키의 웅장한 광경을 직접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첫날과 마지막날은 이동만 했고,진짜 로키를 봤던 날은 단 이틀뿐이었는데,그 이틀이 줬던 감동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첫째날은 가이드가 `화장실 투어`라 이를 정도로 중간중간 화장실만 들러가며 하루종일 이동만 했다.

골드워시의 거점이었던 호프를 지나 사막지역인 메릿,그리고 호반의 도시 새먼암과 시카무스를 경유했는데,버스안에 쪼그려 앉아 있는 시간은 정말 곤혹이었다.

특히,저녁무렵이 되면 몸살 증상이 더 심해져 몇겹으로 옷을 껴입어야 했고 목이 잠겨 수시로 따뜻한 차를 들이마셔야 했다. 


이동하며 보여지는 창밖풍경은 완전 그림이었다.글레시어 내셔날파크 지대를 지날땐 때마침 운무까지 끼어 산등성에 펼쳐진 빙하산은 절경이었고,감기약에 취해 해롱거리면서도 연신 감탄했다.

 마지막 빙하기의 빙하가 움직이면서 깎아만든 산으로 이루어진 내셔날파크는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하루종일 달려서야 숙소가 있는 레벨스톡에 닿을 수 있었다.

호수를 끼고 있고,정원도 예쁘게 꾸며놓았던 호텔이었는데,그저 빨리 눕고 싶은 마음에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했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목감기는 좀처럼 낫지 않았다.

목이 쉽게 말라 비타민제를 내리 물고 있어야 했고,위장 보호제 없이 타이레놀은 내리 복용했더니 속까지 막 쓰려왔다.

뜨끈한 콩나물 해장국 한그릇 먹고 땀을 쑥~뺄 수 있음 좋으련만,매끼마다 빵쪼가리 고깃덩어리만 먹어대니 입맛이 있을리가 없었다.


 세계 10대 절경 중 하나인 루이스 호수를 갔던 둘째날은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했다.

우산을 들고 호수 주변을 거닐었는데,날씨 때문에 사진에서 봤던 그 숨막힐듯  아름다운 호수의 풍경은 볼 수 없었다. 

설산과 어우러진 에머랄드 빛 호수를 바라보며 유키구라모토의 레이크루이스의 선율을  떠올리고 싶었는데..

 하지만,나의 욕심은 어느 외국인 여인이 수영복만 입은채 물에 들어가 감격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부질없는 것임을 금새 깨달았다.  

 



루이스 호수를 빠져나오니 조금씩 날이 개였다.

중간중간 버스를 세워주며 로키의 풍광들을 멈춰서서 볼 수 있게끔 배려했는데,언제나 머무는 시간은 아쉬울만큼 짧았다.




둘째날 오후 일정은 설상차를 타고 콜롬비아 빙원에서 흘러내린 아싸바스카 빙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일정이었다.

한여름에도 녹지 않는 빙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인데,그 엄청난 규모의 빙원은 서울의 절반이 넘는 면적에 해당한다. 

 




20여분간 설상차를 타고 도착한 아싸바스카 빙원은 눈도 못뜰 정도로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고 있었다.

 하지만 수천년동안 얼어붙은 빙원에 서있다는건 엄청난 감동이었다.

얼음의 두께는 가늠할 수 없었고,군데군데 빙하물이 흐르고 있었는데,그 물을 마시면 10년은 젊어진다 그랬다.



크레바스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정해진 장소를 벗어나면 안되었다.

빙하를 직접 밟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0여분밖에 안되었지만,20여분이 준 감동은 오랜시간 강한 여운으로 남았다.


그 날 묵었던 숙소는 세계 G8정상들이 묵었던 카나나스키에 위치한 델타 롯지였다.

수영장과 스파 시설이 아주 훌륭한 호텔이었는데,여전히 낫지않았던 감기 때문에 숙소에 들자마자 뻗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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