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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미국 모뉴먼트밸리,엔텔롭캐년


그랜드서클 둘째날은 세군데나 들렀다.

모뉴먼트밸리와 엔텔롭캐년,그리고 홀슈밴드였는데,그 중에 엔텔롭캐년이 가장 인상깊었다.

자연이 빚어낸 마술같았던 그 곳을 관통했던 2시간은 황홀 그 자체였다.



주가 바뀌면서 시차가 한시간 늦춰졌는데,정말이지 미국이라는 나라는 커다란 땅덩어리를 가졌음을 여행내내 실감했다.

LA에서 뉴욕까지만해도 비행기로 여섯시간에 3시간의 시차가 있다하니,정말 상상초월의 대륙이었다.


원주민들의 성전,모뉴먼트밸리는 나바호족이 운전하는 지프차를 이용했다.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사막을 달렸는데,양옆이 뚫려있어 버프로 얼굴을 완전 깜싸야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것은 모뉴먼트밸리의 상징인 `미튼뷰트`였다.

영화나 포스터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던 벙어리장갑 모양의 바위였는데,바위들은 많은 영화들의 배경이 되었다.

미션임파셔블,백투더퓨처,포레스트검프등등..




유명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었다.

누가 봐도 눈을 사로잡았던 곳이었는데,바로 `존 포드`라 불리는 포인트였다.

머리를 뒤로 잘 땋아내린 나바호 원주민이 한바퀴 둘러보라는 신호를 했고,

지프가 멈추자마자 삐죽이 나온 바위위에 올라보고 싶어 걸음을 서둘렀었다.





나바호족이 말을 대기시켜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도 했었는데,존웨인이 말을 타고 서있던 그 영화속 장면을 재현해 보는 옵션이었다.



다시 지프차는 사막을 달렸고,또 다른 포인트에 멈춰섰다.

단단한 사암으로 이루어진 바위들은 특이한 모양들을 하며 우뚝 우뚝 서있었는데,하나하나가 다 세월이 빚어낸 거대한 평원위에 세워진 어마어마한 자연의 작품들이었다.





너무 비현실적이라 영화세트장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었고,

또한 수억년을 거슬러 그 세월안에 내가 들어 있는거 같기도 했다. 



대단하신 우리 소피아 선생님..

빈틈없는 여행 기획력에 가이드까지 놀랄 정도였으니... 

여행지 한곳을 마칠때마다 우리는 `so far so good`을 주문처럼 외쳤는데,소피아 선생님이 그려가신 밑그림은 조금씩 완성되어 갔고,어느새 여행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그림을 완성시킬 날도 머지 않았다.

목감기가 괜찮아지고 기침이 찾아왔는데,견딜만한 정도여서 매일같이 트래킹화를 신고 가열차게 돌아다녔다.


모뉴먼트밸리 다음은 이름마저 생소했던 엔텔롭캐년이었다.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어느만큼 걸어가다보니,지면 아래로 들어가는 계단이 나왔고,

그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가자 정말이지 믿기지 않는 신비한 세계가 펼쳐졌다.




물과 바람의 침식작용으로 이루어진 엔텔롭캐년은 그 어느 곳보다도 비현실적이었다.

모래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을뿐더러 모래가 가진 그 오묘한 색과 무늬는 뭐라 표현할 길 없는 신비로움이었다.

협곡 사이를 천천히 관통하는 내내 그저 감탄만 할 뿐이었다.






협곡 사이로 빛이 들어오면 그 빛은 사암을 더 오묘한 색으로 변화시켰는데,

그 빛의 예술을 사진에 담아내려는 사람들로 협곡 어느 한구간은 번잡하기도 했다.





광량에 따라 색이 달라졌는데,

빛이 없는 곳은 보랏빛이고 빛이 든 곳은 주황빛을 내었다.

물결치듯 흐르는 무늬와 인간이 그려낼 수 없는 곡선미는 바라볼수록 신기했다.  




비가 내리면 협곡사이로 쏟아지는 물줄기는 더 강해지고 거세졌을테고,

그 물줄기로 인해 사암은 깎이고 깎여 지금의 모양을 내었으리라..

그러니까 물과 바람이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날것의 작품을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엔텔롭캐년이었던 것이었다.








사암의 모양도 다양했다.

인디안 청년 가이드가 하나하나 조목조목 짚어가며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얼굴모양 바위에 이글모양,그리고 머리 휘날리는 여성의 두상도 있었는데,하나하나 다 그럴듯했다.





2시간 동안 신기한 경험을 마치고 다시 계단을 올라와 뒤돌아보니,땅속에서 사람이 불쑥불쑥 올라오고 있었고,마치 땅속세상이 감쪽같이 사라진듯 사방은 온통 사막이었다.

사막아래 그런 세상이 있었다는게 지금도 실감나지 않는다.


그 날의 마지막 일정은 콜로라도 강이 협곡을 돌며 말발굽 모양의 강줄기를 이루는 `홀슈밴드`였다.

주차장에서 20여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숨을 헐떡이며 또 걷고 걸었다.

모랫길 위로 오후의 늦은 햇살이 조금씩 내려앉기 시작했던 시간이라 모래알은 금빛으로 빛났다.


발아래 흐르는 강줄기는 그림같았다.

보트를 타는 사람들은 점같이 아주 작게 내려다 보였고,

깎아지른 절벽은 아찔했다.

가이드가 절벽 가까이 가지말라고 경고했기에 차마 가까이 갈 수 없었는데,시선은 계속 강줄기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홀슈밴드에서 호텔까지는 이동거리가 꽤 되었다.

하지만,둘이 편안하게 두다리 쭉 펴고 앉아 갈 수 있는 승합차는 로키산맥 버스투어에 비하면 호화로운 투어였다.

그 날 저녁은 화교가 운영하는 중식당에서의 뷔페였는데,

칼칼한 겉절이가 있어 마파두부와 함께 숨쉬기가 힘들정도로 거하게 포식했다.

몸살로 시달릴때는 온통 집생각뿐이더니,

 좀 살만해지니까 집생각은 코딱지만큼도 안났고 몽몽님이 돈만 착착 부쳐준다면 언제까지고 여행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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