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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침이 되어서야 같은 객실에서 투숙했던 이스라엘 아가씨 두명과 인사를 나눴다.

어젯밤 비행기 시간때문에 늦게 입실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쳤던 터였다.

살인적인 샌프란시스코의 물가때문에 4인이 함께 쓰는 USA호스텔을 예약했었는데,그마저도 다른 지역 호텔비에 버금가는 금액이었다.

들고나는 시간이 달라 조금 불편하긴했어도 관광세가 포함된 고가의 호텔비를 감안한다면 4인실이면 어떠랴~~

그래도 화장실만큼은 안에 있는 객실을 선택한지라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었다.

 

호스텔에서 준비한 빵과 과일로 아침을 대신하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나갔다.

건물들은 하나같이 다 개성이 넘쳤고,그 속에 있는 사람들 또한 개성이 넘쳐났다.


유니온 스퀘어에서는 의장대 행사가 있었는데,그 날이 무슨날이었는지 가는곳마다 에어쇼가 화려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길거리 공연도 다양하게 펼쳐졌었는데,오래 구경하면 팁을 줘야 할거 같아 그냥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만 기분좋게 즐겼다. 

미국에서 팁문화가 있다는건 알고는 있었지만 그토록 엄격한지는 그곳에 가서야 실감했다.

서비스의 만족도에 따라 주는 고마움의 표시인 개념이 아니라 의무적이었다.

음식을 먹어도 택시를 타도 15~20%의 팁을 무조건 지불했어야 했는데,조금 비싼 음식을 시키다보면 팁과 함께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았다.


광장 주변으로는 럭셔리한 상점들에서부터 저렴한 옷가게들이 많았다.

매번 신발사이즈가 없어 주문제작해야하는 몽몽님을 위해 ecco에서 290mm구두하나 샀는데,할인까지 받아 130달러에 살 수 있었다.

나이키 운동화가 무척 맘에 들었지만,결국 내꺼는 못샀다는거..



걷다보니 종이 딸랑딸랑 울리며 아날로그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케이블카가 들어왔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피셔맨즈 워프까지도 가기는 했으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언제 탈지도 모를 케이블카보다는 두다리로 걷는걸 택했다.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든든히 먹고 시내를 벗어나 페리빌딩이 있는 피셔맨즈 워프까지 걸었다.


빌딩 앞에선 파머스마켓이 열리고 있었는데,직접 가꾼 유기농 제품들을 들고나와 팔고 있었다.


페리빌딩 안에는 샌프란시스코의 로컬커피인 블루바틀 커피숍이 있었다.

명성답게 길게 줄지어 있었는데,그 자리에서 내려주는 신선한 드립커피치고는 커피가격도 착한 편이었다.


아이스커피 한잔씩 들고 해변가로 나갔는데,오클랜드로 이어지는 베이 브릿지와 악명높은 감옥이었던 알카트래즈 섬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날씨가 더없이 화창했던 날이었는데,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햇살이 무척이나 따가웠다.




페리빌딩에서 pier 39까지 줄기차게 걸었다.

사람들 구경도 재밌고,에어쇼 구경도 재밌고,바다공기 마시며 걷는재미도 참 좋았다.



우리가 pier39를 찾았던 또다른 이유가 있었는데,바로 클램차우더를 먹기 위함이었다.

무려 150년이 넘었다는 빵집 `Boudin`은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꼭 들러야 한다던데,명성만큼 차우더 맛은 환상이었다.


 금문교를 가기위해 47번버스를 타고 van ness까지 가서 거기서 다시 28번 버스로 갈아탔다.

금문교가 28번 버스종점이라서 긴장할 필요가 없었는데,버스안 승객들 대부분이 금문교를 찾는 사람들이었다.

파란 바다위 주황색의 거대한 다리,금문교는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다.

그냥 보기엔 평범한 현수교로 보였던 금문교가 세계적으로 왜 유명해진 것인지 의문이었는데,

그 궁금증은 집에 와서야 알게 되었으니..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맞았다.

좀 더 유심히 살펴보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지만,안개도시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선명하게 금문교를 만나고 온것만해도 큰 행운이었다.


`차를 위한 다리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대표적인 이유는 약 27년간(1937~1964) 가장 긴 현수교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로는 바다위에 긴 다리를 건설하는것이 쉽지않았을 뿐더러 설치 후에는 몇번의 지진과 태풍에도 전혀 지장을 받지 않았을 정도로 대단한 기술능력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리색이 금색이 아니라 주황색인 이유는,

안개가 끼는 날 잘 보이라고 눈에 잘 띄는 주황색으로 매년 칠을 한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까지 걷다가 다시 되돌아나와 러시안힐을 가기위해 28번버스를 탔는데,

롬바드 스트리트란 안내방송을 듣고는 성급하게 내렸는데,러시안힐까지는 한참 떨어진 곳이었다.

그래서 또 걷고 걸었다.

 

러시안힐은 언덕을 따라 가파른 도로가 있고,그 양옆으로 예쁜 주택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세계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길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예쁜 길이라 우리가 갔을때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어둠이 내려앉았던 시간이라 사진에서 봤던 예쁜 그림은 얻을 수 없었다.



롬바드 스트리트에서 숙소까지는 멀기도 참 멀었다.

언덕의 도시답게 언덕을 여러개 넘고 넘어야 했었는데,경사도 장난 아니었다.

해가 다 넘어가서야 호스텔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노숙자들 넘치는 어두컴컴한 다운타운가를 돌아다니기엔 무리라 펍에 들어가 맥주한잔 마시는 대신 컵라면하나 먹고 샌프란시스코 로컬맥주인 시에라네바다 맥주 한캔씩 들고 호스텔에 들어갔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요세미티`한곳만을 남겨두었던 그 날 밤은 무척 피곤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다깨다 자다깨다를 반복했던 불면의 밤이었다.

밤 12시가 넘어 한사람이 입실했고,또 다른 투숙객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연신 `sorry`를 반복하며 입실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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